학술

김균진 교수, 성만찬의 정신으로 교회가 연합해야

혜암신학연구소 500주년 기념강좌 "종교개혁자들의 성례전 신학"에서 주장

김균진 혜암강좌
(Photo : ⓒ 이인기 기자)
▲혜암신학연구소 종교개혁500주년기념강좌 <종교개혁의 역사와 신학, 인문학적 연구>의 여섯 번째 강좌, “종교개혁자들의 성례전 신학”을 진행하는 김균진 연세대 명예교수(가운데). 좌로부터 강근환 박사, 서광선 박사(사회), 김균진 박사, 김영한 박사, 이장식 박사.

혜암신학연구소(소장 이장식 박사)는 24일(월) 오후3시 연구소에서 종교개혁500주년기념강좌 <종교개혁의 역사와 신학, 인문학적 연구>의 여섯 번째 강좌를 진행했다. 주제는 "종교개혁자들의 성례전 신학"이며 김균진 연세대 명예교수가 강의했다.

김 교수는 하나님의 정의와 인간의 자유에 대한 의지가 종교개혁의 직접적 기폭제였다고 강조했다. 루터의 종교개혁은 단지 칭의론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정의를 회복하고자 했던 그의 의분 때문에 촉발된 것이다.

김 교수는 "종교개혁은 단지 자신의 구원의 문제에 대한 수도승 루터의 '두려움'과 '실존적 절망' 속에서 '갑자기' 발견한 칭의론(이른바, Turmerlebnis, 탑 속의 체험)으로 말미암아, 아니면 교황청으로 흘러들어가는 독일민족의 돈을 지키기 위한 경제적, 국수주의적 관심 때문에 일어났다고 생각한다면, 이것은 루터의 종교개혁의 의의를 축소 내지 왜곡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종교개혁자들의 성례론 역시 성례에 관한 신학적 성찰의 산물이 아니라 당시 가톨릭교회의 불의를 극복하고, 인간과 교회의 자유와 하나님의 정의를 회복하고자 했던 개혁자들의 관심과 연결되어 있다. 김 교수는 성례론의 세부 문제들 중 '자동주의적 성례관'과 '그리스도의 임재'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자동주의적 성례'란 성례 자체에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일으킬 수 있는 객관적 힘이 있기 때문에 성례에 참례하게 되면 자동적으로 구원의 은혜를 받게 된다는 교의로서, 성례를 집전하는 성직자 계급의 독재와 전횡을 강화시키는 기능을 해왔다. 성례가 구원의 은혜를 베푸는 자동기계처럼 이용되면서 사제직을 강화하고 평신도의 재산을 갈취하는 수단으로 전락되어버린 것이다.

'그리스도의 임재'는 성만찬에 그리스도가 어떻게 임재하느냐와 관련되어 있는데, 가톨릭교회는 화체설을 주장한다. 화체설은 "성직자가 성만찬 제정사를 말하는 순간 그 실체가 변화되어 그리스도의 몸과 피의 실체로 변화"된다고 믿는 교의인데, 빵과 포도주를 신격화시켜 경배하는 '우상숭배의 위험'이 있으며, 이 또한 성만찬을 집행하는 사제의 권위와 이 사제가 속한 교회의 권위를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화체설에 대해 루터는 공재설을, 츠빙글리는 상징설을, 칼뱅은 성령론적 임재설을 주장하며 비판했다.

강의 말미에 김 교수는 이처럼 하나님의 정의와 인간의 자유에 대한 의지가 동인이 되어 종교개혁이 일어났기 때문에 오늘날 부패한 한국교회의 상황에도 이러한 개혁의지가 발동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 개혁의 동력은 종교개혁자들의 성례전 신학이 제공할 수 있다. 주님과 연합하고 만찬을 함께 나눈 형제자매들이 하나가 되는 성례전 신학을 중심으로 할 때,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목숨을 내어준 것처럼 자신의 목숨을 내어줄 것을 고민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어 "그리스도 안에 있는 교회들도 서로 교리가 다르다 하더라도 성만찬을 중심으로 연합해야 한다. 한국교회가 분열됨으로써 사회의 신뢰를 상실했지만, 성만찬의 연합정신을 믿는다면 성만찬 신학을 근거로 연합해야 한다. 그래야 한국교회가 살아난다"고 역설했다.

이인기 ihnklee@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가 쇠퇴하고 신학생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하다"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의 신학 여정을 다룬 '한신인터뷰'가 15일 공개됐습니다. 한신인터뷰 플러스(Hanshin-In-Terview +)는 한신과 기장 각 분야에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진과 선에 쏠려 있는 개신교 전통에서 미(美)는 간과돼"

「기독교사상」 최신호의 '이달의 추천글'에 신사빈 박사(이화여대)의 글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와 리쾨르를 거쳐 찾아가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