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설 21세기 교회연구소(소장 정재영 교수)는 11월25일(금) 오후 2시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평신도의 교회 선택과 교회생활 만족도에 대한 조사연구 세미나 "어떤 교회를 다니시겠습니까?"를 개최했다. 세미나는 ㈜지앤컴리서치(대표 지용근)가 만 20세 이상 개신교인 500명을 대상으로 9월30일부터 10월5일까지 온라인조사를 한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4%)와 관련되어 있다.
정재영 소장은 조사결과를 분석하면서 평신도들의 교회 선호도와 교회 생태계 및 지형에 대한 유의미한 통찰을 제공했다. 교인들이 현재 출석하는 교회에 나오게 된 이유는 "집과의 거리"(20.1%), "모태신앙 또는 어려서부터 다녀서"(17.7%), "담임 목회자의 설교"(17.4%) 등인데, 그 교회에 정착하게 된 요인으로 20대는 집과의 거리, 4-50대는 목회자 설교, 60대 이상에서는 목회자 인격을 중시했다.
특히, 30대는 한 교회를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비율이 65%로 전 연령층에서 가장 낮은 데다 교회에서 봉사하지 않는 비율(60%)도 다른 연령층 대비 가장 낮았다. 이것은 30대라는 나이가 육아 및 직장생활 몰입 등의 시기여서 교회 관여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므로 이들에 대한 집중적인 관심과 돌봄이 필요하다.
출석교회에 대한 만족도는 "예배 분위기"(65.2%), "담임목사"(62.2%), "교회시설"(59.2%) 등에서 긍정적으로 나타났지만, 전반적인 만족도는 2012년 한목협 조사 결과인 77.5%보다 20%p 정도 하락한 58.4%에 그쳤다. ('예배 분위기'는 복합적 요인들이 작용하므로 찬양 등 특정 요소를 지정하기가 어려워서 구체적인 분석은 뒤로 미루었으나,) 목회자에 대해서는 "교인 돌봄"과 "교회 행정" 요소에서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목회자의 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설교 내용"이며, 그 다음이 "인격," "교회 행정" 등이다. 특히, 20대가 교회에 대한 만족도나 목회자에 대한 만족도에서 가장 낮게 반응한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사회봉사와 구제(37.8%), 지역사회와의 관계(31.1%), 전도와 선교(36.1%), 자녀 교육환경(33.3%) 영역에 낙제점을 주었다. 교회 규모 면에서 볼 때, 교인수가 51-100명인 교회의 경우 교회 및 목회자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낮았다. 이 규모가 교회 성장상 과도기에 있는 경우이기 때문에 이런 반응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교회의 적정 교인 수에 대한 설문에서는 101-300명이 32.6%로 가장 높았고 대형교회에 속하는 1001명 이상이라는 응답은 11.3%로 적게 나왔다. 평균은 632명으로서 교인들이 대형교회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특히 100명 이하의 작은 교회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대도시 기준으로 27.2%가 나와 한목협 조사보다 8.9%나 늘었다.
교회를 떠난 이후의 계획에 대한 설문에서 22%가 '가나안 성도'(교회 불출석 교인)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나안 성도가 될 의향은 남성, 20대, 블루칼라, 51-100명 규모의 교회, 장로/권사/안수집사에게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교회의 중직자들에게서 높은 응답이 나온 것은 주목할 만한 결과이다.
작은 교회의 교인 수가 감소하는 이유로는 '헌금, 봉사 및 전도에 대한 부담'이 높은 응답률을 보여 개인생활 노출이나 체계적인 교육의 부족, 시설의 불편 등보다 개인의 심리적 부담감이 작은 교회를 떠나게 만드는 주요 요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리고 작은 교회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대형 교회의 지원보다 작은 교회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중요하다는 반응이 더 높게 나왔다. 작은 교회를 성장에 실패한 교회라거나 형편이 열악한 교회로 여기기보다 "작은 공동체를 추구하는 소중한 교회"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작은 교회들이 서로 건강한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이 전체 교회의 공동체성(공교회성)을 신장시키는 동력이 될 수 있다. 작은 교회들이 지역사회에 밀접하게 연계하여 봉사활동을 전개할 때 교회는 공신력을 회복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