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NCCK, 성공신화 부추기는 교회 "우상숭배 죄"

2016년 한국교회 인권선언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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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에 대해 기독교계가 잇달아 환영입장을 내놓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일 오후 NCCK 시국기도회 이후 행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 총무 김영주)가 인권주간을 맞이해 2016년 한국교회 인권선언문을 발표해 주목을 받고 있다. NCCK는 13일 발표한 인권선언문에 정부를 향해 "인권을 지키는 정부"가 되어줄 것을 당부했다. 또 교회를 향해서는 하나님 대신에 돈과 우상을 섬기는 것을 질타하며 회개할 것을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아래는 2016년 한국교회 인권선언문 전문.

2016년 한국교회 인권선언문 발표

나 주가 말한다. 너희는 공평과 정의를 실천하고, 억압하는 자들의 손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하여 주고, 외국인과 고아와 과부를 괴롭히거나 학대하지 말며, 이 곳에서 무죄한 사람의 피를 흘리게 하지 말아라. 그러나 내가 스스로 맹세하지만, 너희가 이 명에 순종하지 않으면, 바로 이 왕궁은 폐허가 될 것이다.' (예레 22:3,5)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이 신음하며 죽어가고 있습니다. 국가권력, 자본,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수 많은 거대한 힘에 의해 인간이 짓밟히고 있습니다. 2016년 한국사회를 돌아보면,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반인권적이고 잘못된 관행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자녀인 모든 사람들의 고귀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을 위한 기도가 더욱 절실한 때입니다.

1. 생명을 존중하는 세상이 되도록 기도합시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세월호 진상조사와 인양은 우리사회가 참회해야 할 부끄러운 자화상입니다. 정부는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의 활동을 방해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억지스러운 이유로 진상조사위를 강제해산시켰으며, 올해 안에 인양된다던 세월호는 여전히 바다 밑에 잠겨 있습니다. 최근에는 박근혜 정권이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여러 가지 사실과 의혹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참사의 고통은 제대로 된 진상조사와 책임으로부터 가능합니다. 우리의 생명이 존중되는 세상이 오기 위해서 세월호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인양은 조속히 이뤄져야 할 우리사회의 과제입니다.

2. 인권을 지키는 정부가 되도록 기도합시다.

박근혜 정권 내내 집회시위의 자유는 억압되고 축소되어 왔습니다. 정부는 노동개악과 불합리한 정책에 자신의 권리를 외치기 위해 모인 수 많은 민중들에게 무분별한 공권력을 행사하여 결국 백남기 농민의 죽음이라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에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쉬운 해고와 노동개악에 맞서 민중총궐기를 주도한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였습니다. 이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짓밟는 행위입니다. 정부는 백남기 농민의 죽음 앞에 책임을 다하고, 민중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인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탈북민들의 인권이 짓밟히고 있습니다. 북이탈주민보호센터에서 벌어지는 구금과 협박, 간첩으로 조작하기 위하여 벌이는 행위들은 민주사회에서 용인될 수 없는 일입니다. 탈북민의 자유의지를 존중하지 않고 오로지 정권의 안위를 위해 탈북민들을 이용하는 만행을 멈춰야 합니다.

3. 노동자를 존중하는 사회를 위해 기도합시다.

우리 사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은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더 많은 사람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비정규직노동자에 대한 자본의 반인권적인 사고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구의역 비정규직 청년노동자의 죽음과 삼성 하청노동자들이 인체에 유해한 메탄올 앞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실명한 사건,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삼성 반도체 직업병 문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인간이 아닌 기계로 취급되는 씁쓸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도 인간입니다. 노동하는 인간의 인권이 보장받는 사회가 속히 오길 바랍니다.

4. 소수자들을 존중하는 사회를 위해 기도합시다.

2016년 우리사회는 여전히 차별과 혐오가 심각한 수준입니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끊임없는 비방과 폭력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의 폐지를 위한 광화문 지하역사 농성은 1500일을 맞이하였으며, 강남역 살인사건을 통해 드러난 여성혐오문제와 성소수자 혐오문제는 우리사회가 숙고해야 할 주요한 인권문제로 각인되었습니다. 소수자의 인권은 그 어떤 것보다 우선적으로 보호받아야 합니다. 우리사회가 차별과 배제, 분노와 증오의 마음을 거두고 상호존중과 배려의 사회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5.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존중하는 교회를 위해 기도합시다.

교회는 돈을 우상으로 섬기는 것이 죄의 길임을 선포해야 합니다. 우리 한국교회가 우상을 버리고 생명의 소중함과 사랑을 전하고 행하는 일에 나서야 합니다. 돈과 욕망을 섬기는 삶은 곧 우상숭배의 죄를 짓는 길입니다. 반생명, 반인권적 현실은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인권을 지키는 일만이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일이며 곧 우리의 미래를 풍성하게 할 것입니다. 인간의 존엄을 회복하는 일에 앞장서는 교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의 고귀함이 지켜지는 세상을 향한 기도의 행진을 이어 온 우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는 오늘을 함께 사는 모든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이 땅에 무너진 인권의 가치를 다시 세우기를 호소하며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1. 국가기관에 의한 폭력을 멈추게 하고, 국가폭력에 대한 억울한 희생자들에 대해 국가가 사죄하고 책임지게 해야 합니다.

2. 민주주의의 기본인 다양성을 인정하고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3. 사상과 표현,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국가보안법은 폐지해야 합니다.

4. 노동인권, 특별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인권과 부당하게 해고된 이들의 빼앗긴 권리가 회복되어야 합니다.

5.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은 우선적으로 보호받아야 합니다.

2016년 12월, 우리사회는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평등한 사회, 인간의 존엄을 잊지 않고, 다양성이 인정되는 사회를 위해 주권자들이 매주 광장에 모여 외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인간의 존엄이 실현되기 위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새로운 역사의 물결 앞에 본 센터는 한국 교회와 함께 파수꾼의 역할을 감당해 나갈 것입니다.

김진한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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