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상임대표 김영한 박사)은 1월1일 신년사를 발표하고, "촛불 시위는 선동이나 혁명이 아니라 법치에 따른 합리적 개혁과 안정으로 결실되어야 한다, 국가가 위태로울 때 개인이나 당파의 이익을 버리고 국가 통합과 안정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년사는 위기의 상황에 처한 우리 사회가 보다 안정된 변화와 개혁을 이루어내기 위하여 "최고 통치권은 정의로운 다스림에서 나온다. 대통령은 철저히 자신을 비우고 국민에게 참회하고 공공성을 회복하고 스스로 명예로운 품위의 길을 가라," "촛불 시위는 분노의 시위가 아니라 사회의 정의를 밝히는 성숙한 시위가 되어야 한다," "탄핵정국은 촛불이나 태극기 주장의 관철이 시위목표가 아니라 법치의 복종으로 유종의 미를 맺어야 한다," "이번 기회로 권력이 일인에게 집중되는 제왕적 대통령 헌법구조를 개정해야 한다," "대통령에게 문제가 있을 시에 국회와 정부의 각 기관은 자기의 이익을 내려놓고 국가의 안위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사회적 공공성의 확립에 기여하지 못한 잘못을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라고 권고했다.
아래는 신년사의 전문이다.
촛불 시위는 선동이나 혁명이 아니라 법치에 따른 합리적 개혁과 안정으로 결실되어야 한다
국가가 위태로울 때 개인이나 당파의 이익을 버리고 국가 통합과 안정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
2017년 정유년 (丁酉年) 닭의 해가 다가왔다. 새해에 우리 남북 민족에게 역사를 운행하시는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 촛불시위와 탄핵 정국으로 갈등 속에 있는 우리 사회가 하루속히 정치사회적 안정을 되찾기를 염원한다. 지난해 우리 사회는 국정 최고 책임자의 실수에 의하여 온 나라가 분노의 도가니에 빠졌다. 한 부녀자의 국정 농단과 사리를 채우는 비리를 방치한 대통령의 무능과 정실 통치는 비난받아 마땅하며 법적인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그런데 성숙한 민주주의는 일인에 의한 통치가 아니고 법치요, 청와대와 여당만이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야당도 있고, 언론들도 있다. 그런데 여태까지 야당 정치인들은 무슨 일을 했는가? 여태까지 국정의 잘못에 대해 전혀 감지도 못하고 선도적인 비판도 없다가 언론이 비판을 하기 시작하니까 이에 가세하여 촛불 집회에 참가하여 현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통령 퇴진촉구 촛불 집회가 10차에 걸쳐 열려왔으며 이에 맞불 탄핵반대 집회도 점차 큰 규모로 열리고 있다. 한 야당 지도자는 "탄핵 인용 안 되면 혁명"이라는 급진적 선동을 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위기의 상황 속에서 우리 사회가 보다 안정된 변화와 개혁을 위하여 나아가는 선진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샬롬나비는 2017년을 맞은 우리 사회와 교회의 방향에 관하여 다음 같이 천명한다.
1. 최고 통치권은 정의로운 다스림에서 나온다. 대통령은 철저히 자신을 비우고 국민에게 참회하고 공공성을 회복하고 스스로 명예로운 품위의 길을 가라
모든 독선적이고 자기 절대화하는 정치권력은 겸허하게 자신을 비우고 자신의 무력함과 허상을 각성해야 한다. 국민이 위임한 신성한 권력의 사유화를 야기한 대통령은 철저하게 자신을 겸허하게 성찰하고 약속한 명예로운 퇴진을 실천해야 한다. 대통령은 잘못된 실정과 권력의 사유화에 대한 변명 뒤에 숨지 말고 공명정대하게 국민 앞에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알려야 한다. 대통령이 친박세력을 등에 업고 오만방자함에 젖어 새누리당의 비박계들의 비판에 등을 돌리고 최순실 등 비선세력의 국정농단을 방치하다 오늘날 나라가 이 지경이 된 것이다. 박 대통령은 나라를 위해 마지막 품위를 지키는 게 옳다. 이제 자신의 지지 세력에게 자제를 당부하고 자신의 실정에 대하여 응분의 책임을 홀로 안고 가야 한다. 법치의 모범을 보여주어야 한다.
2. 촛불 시위는 분노의 시위가 아니라 사회의 정의를 밝히는 성숙한 시위가 되어야 한다
촛불의 진정한 의미는 분노의 표출이나 사회 혼란의 야기가 아니라 진실의 밝힘이요, 비정상의 정상화요, 지도자를 끌어 내림이 아니라 그에게 명예로운 퇴진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자신의 잘못과 오류를 인정하는 자들은 용서하고 새로운 삶을 허용하는 용서의 날이다. 촛불 시위는 사회의 불의와 부정을 밝히고 이를 위한 시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연결하는 거룩한 행동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보다 성숙하게 발전하며 다시는 사사로운 개인의 이권을 위한 국정농단이 없도록 경고하는 행동이어야 한다. 그럴 때 촛불 시위는 우리 사회를 선진사회로 업그레이드한 명예혁명으로 역사상에 길이 남을 것이다.
3. 탄핵정국은 촛불이나 태극기 주장의 관철이 시위목표가 아니라 법치의 복종으로 유종의 미를 맺어야 한다
유력 야당 지도자는 탄핵이 헌법재판소에 인용되지 않으면 다음은 혁명이라고 말했다. 이는 헌재에 대한 일종의 협박으로 성난 민심을 부추기는, 법치와 민주를 부정하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우리는 가디언 더 타임스와 워싱턴타임스 한국특파원 마이클 브린 (Michael Breen)이 지적한 "한국민주주의는 법보다는 인민이 우선"이라는 비판적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보수(保守)'란 박 대통령을 무조건 밀어주는 것처럼 되어왔다. '보수 신문'이라면 보수 정권의 대통령을 비판해서는 안 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구체적 사안을 놓고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 '대통령 편이냐 아니냐'를 먼저 묻는 식이다. 우리사회가 촛불과 태극기로 양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서로는 대화와 소통이 필요하다. 촛불 시위는 분노로 끝나지 않고 명예스러운 퇴진의 기회를 주어야 하고, 태극기는 촛불이나 대통령 비판세력을 종북으로 몰지 말고 정의로운 사회를 향한 이들의 열정을 인정해야 한다. 이미 대통령 탄핵이 헌법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탄핵의 법적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물리적으로 서둘러 끌어 내리는 것은 국가를 혼란에 빠뜨리고 헌법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시민들의 감정보다는 법에 의하여 다스려지는 절차가 중요시되는 선진사회가 되어야 한다.
4. 이번 기회로 권력이 일인에게 집중되는 제왕적 대통령 헌법구조를 개정해야 한다
여태까지 29년 동안 제왕적 단임 대통령제는 집권 말에 측근의 비리를 낳아 매번 대통령이 불명예스러운 임기말을 맞게 하였다. 이제 더 이상 인치가 아니라 법치가 제도화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대통령의 권력은 견제를 받아야 한다. 입법, 사법, 행정이 국가의 업무를 상호 견제하여 맡으면서 협력적인 봉사를 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번에 반드시 권력분산과 우리사회의 발전을 반영하는 개헌을 하도록 해야 한다. 지난 29년간의 제왕적 대통령제는 종식되어야 한다. 제도 개혁은 중요하다.
5. 대통령에게 문제가 있을 시에 국회와 정부의 각 기관은 자기의 이익을 내려놓고 국가의 안위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오늘날 새누리당의 친박 의원들은 대통령을 이렇게 만든 장본인들인데 아직도 제대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의 권력유지에 매달려 있다. 야당 지도자들은 대통령이 실정을 하고 촛불 시위에서 퇴진 요구를 당하고 탄핵당했다고 점령군으로 행사하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나라가 위태할 때 자기 당파의 유익을 초개같이 던지고 국민의 참된 행복과 국가 안보라는 대의를 위하여 희생하는 자가 진정한 지도자이다. 우리는 이때에 참 지도자가 누구인가를 찾아야 할 때다.
6. 한국교회는 사회적 공공성의 확립에 기여하지 못한 잘못을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무속인 최태민에게 목사직을 주어 기독교의 공신력을 추락시켰고 오늘날 최순실 게이트 불행의 씨를 뿌린 것을 철저히 뉘우쳐야 한다. 공직자들의 직무수행상 비리, 강남지역의 교회에 적을 올린 최순실의 국정 농단을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해야 하고 1975년 당시 기독교와 신학교에 문을 두드린 구도자 박근혜를 '독재자의 딸'이라고 배척하고 제대로 수용하지 못한 정치적 편협성을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 당시 제대로 그녀를 용납했더라면 오늘의 주술적 영향력에 빠지지 아니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도덕성, 책임, 헌신, 관용이라는 기독교적 지도자의 기본 가치에 배치된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오늘날의 정치권력의 비리에 대하여 자신이 과연 정의로운 삶(투명성과 잘못에 대해 책임짐)의 모범을 보여주었는가를 회개해야 한다.
2017년 1월 1일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