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그룹이 시간제 노동자 임금 체불로 여론의 질타를 받는 가운데 외식 계열사인 이랜드파크가 5일 ‘5대 혁신안'을 내놓았다. 혁신안은 ▲ 최근 3년 이내 입사한 노동자 가운데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경우 체불임금에 대한 이자와 미지급금을 신속하게 지급하고 ▲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고 전환 대상 인원 외 정규직 희망자가 있으면 최소한의 절차를 거쳐 정규직으로 채용한다는 게 핵심 뼈대다. 또 ▲직원이 스스로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권리장전' 배포 및 관리자 교육 실행 ▲ 부당한 처우 개선을 도모하는 내부고발 시스템 완성 ▲ 전면 인사 개편을 통한 조직과 인적 쇄신 등이 추가로 명시됐다.
그러나 이랜드의 임금체불 문제를 제기한 이정미 의원 측은 반박에 나섰다. 이 의원실은 논평을 통해 해당 혁신안을 "당장의 상황 수습만 하려는 모면책"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혁신안으로 내 놓은 ‘임금 미지급 해당자(최근 3년 이내 근무자)에게 지연이자를 포함한 미지급금 신속한 지급 진행'은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며 "지난번 83억 임금체불이 확인된 이후에도 이랜드는 신속한 지급을 약속했다. 하지만 지금도 이랜드는 근로기준법을 어겨가며, 근로계약서와 근무기록을 달라는 퇴직자들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랜드는 아르바이트 노동자 1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했으나 문제는 숫자가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노동법 무법지대인 이랜드의 일자리 질이 최악"이라며 "일자리 질에 대한 개선 없는 ‘정규직 전환'은 또 한번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속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래는 이정미 의원이 낸 논평 전문이다.
[논평] 1천명이 아니라 1만명이 정규직 되어도 노동지옥을 벗어날 수 없다
- 이랜드의 아르바이트 직원 처우 5대 혁신안 방안에 대한 논평 -
오늘 이랜드가 아르바이트 직원 처우 5대 혁신안 방안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두 차례 발표된 사과문과 다를 바 없는 내용이다. 혁신은 근본적 변화인데, 당장의 상황 수습만 하려는 모면책이다. 이런 수준으로 성난 청년들과 국민의 마음을 달랠 수 없다.
혁신안으로 내 놓은 ‘임금 미지급 해당자(최근 3년 이내 근무자)에게 지연이자를 포함한 미지급금 신속한 지급 진행'은 당연히 해야할 일이다. 훔친 돈을 돌려주는 것이 봉사가 아니듯, 체불임금 청산처럼 민형사상 의무 이행을 혁신이라고 하지 않는다. 지난번 83억 임금체불이 확인된 이후에도 이랜드는 신속한 지급을 약속했다. 하지만 지금도 이랜드는 근로기준법을 어겨가며, 근로계약서와 근무기록을 달라는 퇴직자들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제대로 된 체불임금 청산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진정 체불임금 지급의사가 있다면, 임금재정산을 위한 기록부터 노동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이랜드는 아르바이트 노동자 1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했으나 문제는 숫자가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노동법 무법지대인 이랜드의 일자리 질이 최악이라는 것이다. 오늘 본의원이 공개했듯, 한달 100시간 연장근로에 보상도 없고, 식자재 비용를 말단사원들이 대신 지불하는 그런 정규직 일자리는 1천개가 아니라 1만개가 늘어도 소용없다. 일자리 질에 대한 개선 없는 ‘정규직 전환'은 또 한번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속이는 것이다.
권리장전 배포, 내부고발시스템, 전면적 인사개편 등 혁신안은 구체성이 떨어지며 이미 지난 10월에 본 의원실에 제출한 내용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당시 본 의원은 이 방안에 대한 수용을 거부하고, 고용노동부 근로감독을 통한 사법처리로 사태해결의 방향을 잡은 바 있다.
재차 이랜드에게 경고한다. 지금처럼 경영하면서 기업활동을 해서는 안된다. 아르바이트부터 정규직원까지 지금까지 본 의원이 제기한 문제들에 대한 명확한 해명과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체불임금 청산의지가 있다면 법에 따라 노동자들에게 기록을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검찰수사에 협조해 형사상 책임을 져야 한다.
2016년 1월 5일
정의당 국회의원 이정미(환경노동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