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의 회원 단체인 기독교한국루터회 청년연합회는 1월13일(금) 독일 비텐베르크 시교회에서 "한국교회 개혁을 위한 청년이 외치는 10개 과제 '노(know)답'"을 발표했다. 비텐베르크 시교회는 루터의 종교개혁이 시작되었던 곳이다.
루터교회 청년연합회 노답위원회는 청년의 눈으로 바라본 한국교회의 현실을 다음과 같이 진단했다.
한국교회는 목회자의 성범죄, 분리주의, 개교회주의, 물량주의, 대형주의, 교단 시스템의 붕괴, 평신도 신학의 부재, 율법주의, 비인가 신학교 난립, 윤리의식 부재, 과도한 은사주의, 담임목회자의 제왕적 권위, 기복신앙, 정교유착, 교회세습, 비민주적 교회운영, 불투명한 교회재정, 교리교육의 부재 등 이루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문제점과 온갖 부작용을 양산하는 퇴폐적인 집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렇게 무수히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자정능력을 상실한지 오래며, 오히려 더욱 헤어 나올 수 없는 부패의 늪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청년들은 한국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선한 섭리를 믿음으로 고백하며, 교회를 향한 그들의 바람을 '한국 교회 개혁을 위해 청년들이 외치는 10개 과제'로 제시했다. 청년들은 과제 발표를 시작으로 한국교회를 바꾸기 위한 작업을 지속해나갈 것을 다짐하고 있다.
아래는 "한국교회 개혁을 위한 청년이 외치는 10개 과제 '노(know)답'"의 전문이다.
"노(know)답": 한국 교회 개혁을 위해 청년들이 외치는 10개 과제
너 사람아, 무엇이 착한 일인지를 주님께서 이미 말씀하셨다. 주님께서 너에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도 이미 말씀하셨다. 오로지 공의를 실천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미가 6:8)
1. 예수님의 십자가 부활을 경험하라.
▶ 예수님이 없는 신앙
한국교회는 예수님이 없는 사람들의 친목 모임으로 전락하였습니다. 말로는 예수님을 찾지만 실제 교회 안에는 예수님이 계시지 않습니다. 우리의 모든 생각과 행동은 예수님이 중심이 되어야 하며, 예수님의 뜻을 헤아리고 따르는 데에 힘써야 합니다.
▶ 과도한 은사주의
진정한 영적 생활을 하기 위해서 성령님을 경험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본질을 잃고 성령체험만 강조되는 것은 경계되어야합니다. 성령은 하나님의 사건이지 사람의 사건이 아닙니다. 성령체험의 경험 유무로 하나님을 만났는지 만나지 못했는지 사람이 판단하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성령체험이 있었다면 말씀으로 재조명하며 그 안에서의 하나님의 계획과 뜻을 살펴야합니다.
▶ 일방적 회개
'하나님은 용서해 주실 거야'라며 변화를 위한 노력 없이 입으로만 하는 회개는 진정한 회개가 아닙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회개는 가슴을 치고 무릎 꿇고 발걸음을 예수님을 향해 돌이키는 것입니다.
2.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삶을 살라.
▶ 삶과 신앙의 분리
마틴 루터의 '믿음만으로'라는 말이 행함이 없이 믿기만 하면 구원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왜곡되었습니다. 이는 믿음을 강조하기 위함이지 행함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닙니다. 삶과 신앙은 분리되어서는 안 되며, 우리의 신앙은 매일의 삶 속에서 행동과 실천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 소명의식 부재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부름을 받았습니다. 그 부르심은 어떠한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것임에도 그 부르심에 응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늘 그 부르심에 귀 기울이고 순종할 때에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모습에 기뻐하실 것입니다.
▶ 신앙을 위한 개인적 노력 부재
가나안 교인들이 화제가 되기 전 주일 예배만 참석하는 선데이 그리스도인들이 화제였습니다. 주일 설교 말씀만 의지하는 신앙은 잘 자랄 수 없습니다. 신앙성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개인 성경묵상과 기도로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경건을 위한 훈련을 해야 합니다.
3.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른 신앙생활을 하자.
▶ 나홀로 신앙
요즘 혼밥, 혼술 등 혼자 생활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신앙생활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를 통해 함께 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공동체 생활을 하도록 만드셨고, 서로 사랑하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건강한 신앙생활은 개인의 경건생활과 공동체의 믿음 생활이 균형을 이룰 때 가능합니다.
▶ 기복신앙
하나님께서는 복음을 통해 육에 속한 우리를 구원하여 새롭게 바꾸고자 하십니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신앙은 하나님의 의를 구하지 않고, 육신의 욕심을 구하는 기복신앙으로 변질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소원을 이루어 주시는 도깨비 방망이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그 뜻에 순종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바른 신앙생활입니다.
4. 이 세상을 본받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라.
▶ 성추문과 도덕적 타락
한국 교회는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는 성추문, 범죄 등으로 인해 도덕성의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였습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말씀을 거울삼아 사회에서 요구하는 이상의 도덕성과 윤리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 교회 세습
교회는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지만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교회 세습이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혈연으로 담임 목사가 정해지는 것은 교회를 사유화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시는 교회의 담임목사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청빙되어야 합니다.
▶ 교회의 이익집단화
교회가 정치적 선전 또는 사적 이익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복음을 무기로 삼은 사회의 파수꾼이지만, 오히려 교회가 이익집단화되어 세상 사람들의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교회는 자신의 이익보다는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더욱 낮은 곳으로 임해야 합니다.
5. 말씀 안에서 바르게 교육하라.
▶ 성공지향적인 교육
한국교회는 말씀을 올바르게 선포하기보다는 복을 받는 방법을 알려주는 설교와 교육이 보편화되었습니다. 세상의 가치관과 교회의 가치관은 달라야 합니다. 교회는 세상적인 성공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에 따라 최선을 다해 살며, 하나님을 섬기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 다음 세대에 대한 관심 부족
한국교회는 사랑을 말하지만 동사로서의 사랑이 없습니다.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교사로 섬기는 것을 꺼려하고, 당장 결과물을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교회 학교를 위해 시간과 물질을 투자하려 하지 않습니다. 교회 학교는 한국교회의 미래입니다. 사랑이 담긴 관심과 투자가 필요합니다.
▶ 잘못된 신학교육
신학교육은 하나님의 종을 길러내는 신성한 일로서 아주 중요합니다. 올바른 신학 교육이 이루어져야 교회가 세상에서 건강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성도들을 건강하게 교육할 수 있습니다. 말씀에 입각한 교육이 이루어져야하며, 무자격 신학교의 난립문제와 교육 내용도 재점검해야합니다.
6. 우리에게 명령하신 '진짜 선한' 삶을 살라.
▶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람에 대한 외면
예수님도 사역하시는 동안 죄인들과 병든 자들을 돌아보시고 치료하셨습니다.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고통 받는 자들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두 번째 명령인 이웃사랑을 몸소 실천하셨습니다. 초대교회도 전도와 더불어 구제에 힘써 그 중 가난한 자가 없었습니다. 현재 우리 한국교회는 얼마나 구제에 힘쓰고 있습니까?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고 그들을 조롱하거나 차별하지 않습니까?
▶ 교회의 배타성
입으로는 우리 모두 하나님의 자녀요 창조물이라고 고백하지만, 교회 안과 밖에서 사람의 겉모습을 보고 부정적인 선입견을 갖고 대합니다. 아무런 조건이 없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받은 우리가 남의 행색을 보고 차별된 대접을 한다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 사회에 대한 선지자적 역할 부재
교회는 사회에 대한 선지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세례요한이 그랬듯, 마틴 루터가 그랬듯, 하나님의 정의, 즉, 말씀과 다르게 가고 있다면 거침없이 목소리를 내야합니다. 특히 현재 한국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생명, 정의, 평화의 파괴에 대하여 비판할 수 있어야 하며 앞으로의 방향과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7. 일방적인 결정은 이제 그만! 함께 소통하라.
▶ 소수에 의해 운영되는 교회
교회는 목사, 또는 누군가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교회의 방향이나 목표, 비전은 공동체에 의해 공유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한국 교회의 운영은 일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정인이나 소수 그룹에 의해 의사 결정이 좌우되지 않고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며 모두가 참여, 소통, 공유할 수 있어야 합니다.
▶ 교회 내 성역할의 구분
한국교회 전체 교인의 약 70%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에서 여성을 차별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교회의 정책 수립이나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지 못하고 단지 주방 봉사, 꽃꽂이, 바자회 운영 등과 같은 봉사에 참여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여성과 남성은 동등하게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공동체 안에서 여성과 남성은 평등해야 합니다.
▶ 목사에 대한 무조건적인 순종강요와 독단적인 사역
한국교회는 수직적 구조가 강하여 목사의 말에 즉각적인 순종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목회자의 결정에 반하는 의견을 낼 수 없습니다. 목회적 지위는 권력이며 목회자가 말했기 때문에 우리는 무조건 따라야한다는 생각은 옳지 않습니다. 목회자도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할 수 있고 잘못된 판단을 할 수도 있습니다. 목회자는 연약함을 인정하고 성도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합니다.
8. 봉사를 제안하기 전에 나부터 시작하라.
▶ 부교역자에 대한 열정페이 강요
교회 안에서 부교역자의 처우는 매우 열악합니다. 적은 보수에 과도한 업무, 즉, 열정페이를 강요받고 있으며 인간적으로 기본적인 삶을 누리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부교역자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처우를 바로 잡아야 합니다.
▶ 청년에게 집중된 봉사와 사역
청년은 교회 안에서 봉사와 사역을 위해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청년들도 예배와 교제를 통해 영적 채움을 받기를 원합니다. 교회 안에서의 봉사와 사역은 청년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두가 기쁨으로 함께 감당해야하는 하나님의 일입니다.
9. 물질은 본래 하나님의 것! 감사와 기쁨으로 드리자.
▶ 헌금 강요
한국 교회는 이런 저런 명목으로 헌금 내기를 강요하며 성경에서 말하는 복의 의미를 물질적인 복으로 전락시켰습니다. 또한 물질이 신앙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더 많이 내면 더 건강한 믿음으로 판단하지만 이는 하나님이 보시는 기준이 아닙니다.
▶ 구제 활동을 위해 사용되지 못하는 헌금
우리가 하나님께 드리는 헌금은 가난한 이웃을 돕기 위함이지 결코 교회를 크게 지어 과시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이 바르게 드러나도록 헌금을 사용해야합니다.
▶ 헌금에 대한 왜곡된 인식
하나님께서는 사람의 눈을 의식하여 내는 헌금보다는 작지만 감사의 마음으로 드린 헌금을 더 귀히 여기십니다. 헌금을 드리는 것의 중심은 하나님에 대한 감사와 순종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헌금이 개인의 성공이나 부를 과시하기 위한 도구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10. 돈을 섬기지 말고 먼저 하나님을 섬겨라.
▶ 교회의 물량주의 (대형화)
어느 순간 대형교회는 좋은 교회라는 인식이 자리잡았습니다. 세계 최대 교회인 여의도순복음 교회를 포함하여 세계 10대 교회 중 5개의 교회가 한국에 있다는 것이 한국 교회의 실상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크고, 더 좋은 시설의 교회가 좋은 교회는 아닙니다. 바로 이웃을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잘 지키고 따르는 교회가 좋은 교회입니다.
▶ 투명하지 못한 교회 재정
한국교회의 재정은 투명하지 못합니다. 내가 하나님께 드리는 헌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정확히 알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는 한국교회의 신뢰를 갉아 먹는 심각한 요소로, 투명한 재정 관리가 교회 운영의 기본이 되어야합니다.
▶ 빚더미에 놓여 있는 교회 재정
교회의 물량주의로 인해 교회 재정은 빚더미에 놓여가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빚에 대한 경고를 하셨고, 교회를 아름답게 꾸미는 것에 대해 저주를 하셨습니다. 교회 재정의 건전성을 바로 잡지 않는다면 한국교회는 파산에 직면할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규모에 맞는 재정 운용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