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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인 의사, 열심히 공부했지만 "한 문제도 안나와"

#남궁인 의사 #1대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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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남궁인 의사 페이스북 갈무리)
▲남궁인 의사가 31일 방송된 KBS 2TV 퀴즈프로그램 '1대 100'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녹화를 위해 그가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글이 남궁인 의사의 페이스북에 올라 눈길을 끌고 있다. 아래는 남궁인 의사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

남궁인 의사가 31일 방송된 KBS 2TV 퀴즈프로그램 '1대 100'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녹화를 위해 그가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글이 남궁인 의사의 페이스북에 올라 눈길을 끌고 있다. 아래는 남궁인 의사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

예기치 않게 티브이에 출연할 기회가 몇 번 생겼습니다. 저는 그 생리에 어울리는 사람은 전혀 아니었지만, 그것은 확실히 제가 해보지 못한 종류의 경험이었습니다. 그래서 매번 그 일을 치러내면 저는 조금 달라진 자신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평범한 사람에게 출연 부탁을 해준 사람들과, 그 부탁이 이뤄지기까지 받았던 감사함을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고로 저는 프로그램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제가 나가야 하는 방송을 나름대로 분석하며 연습해 준비하고 티브이 방송에 나갔습니다. '말하는대로'의 대본도 한 달 전부터 대여섯 번씩 고쳐 썼고, 나머지 방송들도 나름의 지점을 찾기 위해 공부하고 노력했습니다. 그래도 방송에 나오는 저는 어설프기만 했습니다.

이윽고 제가 앞둔 방송은 KBS의 '1대 100'이었습니다. 1대 100은 퀴즈 프로그램입니다. 1명이 출연해 100명과 퀴즈 대결을 펼치는 구성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홀로 무대 앞에 나선 1명이 100명을 전부 이기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대부분의 출연자들은 적당히 문제를 맞혀 나가다가 난감하고 당혹스러운 고단계 문제를 만나 탈락하곤 했습니다. 저도 그 역할을 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프로그램 녹화를 앞두고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일단 너무 저단계에서 탈락하거나 카메라 앞에서 특정 분야에 무지한 모습을 보이기는 부끄러웠습니다. 방송에서 기대하는 것은 그래도 그런 모습은 아닐 것 같았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제가 잘 몰랐던 분야의 지식을 조금 공부해야 했습니다. 일단 기출문제 경향을 분석하곤, 녹화 전 삼 주일 동안 발간된 주요 신문을 찾아 읽었고, 현대 미술사를 정리했고, 동서고금의 음악에 사용된 악기와 주요 인물과 역사를 정리했고, 주요 고전에 관한 지식을 복습했고, 한국 근대 소설과 셰익스피어 희곡, 주요 뮤지컬의 요약본을 보았고, 경제 용어를 외웠고, 요리 상식과 패션 용어, 특히 여성 옷과 모자 종류를 정리해 외웠고, 헷갈리는 맞춤법 규정을 독해했고, 잘 안 쓰는 속담을 읽어보고, 사자성어를 한문으로 조금 숙지했고, 혹시나 해서 동요 가사를 외웠고, 나머지 기타 상식이랄 만한 것을 찾아 외웠습니다. 나중엔 세상이 문제 출제자의 눈으로 보이기까지 하더군요.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제가 공부한 것들은 한 문제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쓸모없는 지식이라도 머릿속에 들어 있으니 마음은 조금 놓이더군요. 덕분에 낯선 문제들의 정답을 그나마 유추하며 풀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어느 정도 고단계로 진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다음부턴 당연히 떨어질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한 문제 한 문제 긴장되는 시간이 이어지더군요. 거기서, 끝내 찾아온 최후의 순간을 놓고 저는 어떤 생각을 해야 했을까요. 혹시나 그 순간이 기적처럼 제게 미소짓지는 않았을까요? 궁금하신 분들은, 오늘 저녁 9시 방송에서 보실 수 있겠습니다.

이지수 newspaper@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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