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성공회와 동방정교회 총대주교구가 공동으로 2월 6-7일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현대의 노예제에 관한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의 주제는 "우리 눈앞의 죄들"이며, "인간의 노예화는 어떤 형태이든지 가장 사악한 죄로서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모든 인간의 자유의지와 온전성을 파괴한다"고 규정했다.
포럼은 국제사회의 공조를 촉구하는 한편으로 <인신매매 특히 여성과 아동의 인신매매 예방·억제·처벌을 위한 유엔 의정서>에 서명도 했다. 이번 포럼의 목적은 저명한 학자들과 운동가들 및 정책입안자들을 전 세계로부터 초청하여 현대의 노예제에 관해 논의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의 보호가 전 세계 종교 및 인권 기구와 교회들이 수행해야 할 핵심적인 의제임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포럼 동안 바돌로뮤 총대주교와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는 공동성명에 서명하고는 종교단체 및 교회 공동체, 그리고 모든 신앙인들이 현대의 노예제와 같은 비극에 대해 학습하고 인식을 개발하며 조처를 취하고, 이와 같은 인간에 대한 범죄의 근절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기도하는 일에 헌신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국가 지도자들이 인신매매자들을 기소하고 모든 종류의 현대적 노예제도를 예방하며 공동체에서 그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차별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희망을 진작시킬 적절하고 효과적인 방안들을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
바돌로뮤 총대주교 대성하는 기조연설에서 "교회가 무슨 말을 하든, 교회가 무슨 일을 하든, 하나님의 이름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인간의 영원성을 위해서 해야 한다. 교회가 악에 대해 눈을 감고서 궁핍한자, 억압당하는 자, 착취당하는 자의 부르짖음에 무관심하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참 신앙은 비인간성의 폭력에 대해 끊임없이 저항하는 힘의 원천이다"라고 밝혔다.
웰비 대주교는 인간사에서 오늘날처럼 노예제가 기승을 부린 적은 없었다면서 노예제를 "인간 권위에 대한 혐오"의 양태라고 규정했다. 이어 "인간을 상품화하는 관행을 정당화하거나 종교적으로 승인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모든 종교지도자들은 그러한 관행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를 당당히 내며, 그러한 부정적 행태를 정당화하기 위해 성경을 왜곡하려는 거짓 선지자들을 비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작년만 해도 추방당한 사람이 6천만 명을 넘어섰고 밀입국이 쉬워지면서 인신매매가 번지게 되었다. 오늘날 난민의 규모가 커지면서 노예상들과 인신매매자들의 자연적인 먹이터가 늘어난 셈이다. 이에 대해 웰비 대주교는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이동중인 난민에게 직장이나 결혼을 제안하는 낯선 자들이 접근해올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장기나 신체 일부를 매매하는 제안이 오기도 한다. 다에시(IS, 이슬람국가)가 두려워서 조국을 탈출한 수천 명의 사람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꿈을 유럽의 해변에서 포기한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 그것도 그러한 더러운 거래를 통해 이익을 취하는 사람들의 사악한 의도에 말려서 그 꿈이 좌초된 것이니 더욱 가슴 아프다."
이탈리아에서 실종된 5천 명과 스웨덴에서 실종된 1천 명을 포함하여 난민으로 등록된 1만여 명의 아동들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는 용납할 수 없고 수치스러운 상황에 해당하므로 각국 정부와 관련 유엔단체들이 이를 긴급 사안으로 간주하고 대응해야만 한다."
한편, 포럼에 참석한 세계교회협의회(WCC) <남성과 여성을 위한 공정한 공동체> 프로그램 국장인 풀라타 루숭구 모요 박사는 "노예제는 인간성에 대한 범죄이며 인신매매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을 성적 착취, 값싼 노동력 및 장기척출을 위한 상품으로 전락시킨다"라고 주장하면서 교회들이 연합하여 그런 행위가 실제로 잘못된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이 포럼은 교회들이 연합해서 비인간화에 저항할 토대를 쌓은 것으로 막을 내렸다. 총대주교와 캔터베리 대주교가 현대의 노예제에 대항하기 위한 전담팀을 공동으로 구성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웰비 대주교는 "서명된 공동성명서는 단순히 말뿐인 것이 아니라 노예제를 종식시키기 위한 활동에 헌신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기사출처: http://www.oikoumene.org/en/press-centre/news/church-leaders-unite-their-voices-against-modern-slave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