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나는 어리석은 자들에게 대꾸를 하는가?

밥 맥케이브(Bob McCa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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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Pixabay.com )
▲하나님의 말씀을 적용할 때는 하나님의 분별력이 필요하다.

잠언 26장4절은 어리석은 자들에게 대꾸하지 말라고 명령한다. 그런데 바로 그 다음 절에서는 어리석은 자들에게 대꾸하라고 명령한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두 구절은 서로 충돌되는 명령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독자는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내가 어리석은 자들에게 대꾸를 하는가? 하지 않는가? 이것은 잠언의 여러 말씀을 생활에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깊이 있는 고민을 요청한다.

잠언의 말씀들은 크게 규범적 잠언과 서술적 잠언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규범적 잠언은 인생살이가 어떠하다는 식으로 단순히 설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행위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서 태도나 자세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Klein, Blomberg, Hubbard, Introduction to Biblical Interpretation, 313-14). 이 글에서는 잠언의 말씀을 생활에 적용하는 것을 돕기 위해 규범적 잠언의 세 가지 형태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한다.

1. 예외를 허용하는 규범적 잠언을 통칙이라 부른다. 통칙에는 최소한 두 개의 범주가 존재한다. 첫째, 어떤 잠언은 다양한 상황에 모두 다 적용되지 않는다. 우리가 앞에서 본 대로 잠언 26장4-5절이 이것의 적절한 사례이다. 우리가 어리석게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어리석은 자들에게 대꾸하지 않아야 할 상황이 있는 반면에, 어리석은 자에게 대꾸해서 그가 자기 혼자 똑똑한 척하지 않도록 해야 할 상황도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잠언을 따를 것인지 결정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주신 분별력을 사용해야 한다.

또한, 적절한 충고에 따라 현명하게 계획하는 것이 잠언 15장22절에서 권유되고 있지만, 이것은 잠언 19장21절의 충고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많은 것들이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계획일 뿐이다. 결국 성취되는 것은 주님의 목적이기 때문이다"(Parsons, "Guidelines for Understanding and Proclaiming the Book of Proverbs," BSac 150 [1993], 160). 잠언 22장15절에 "아이의 마음에 얽힌" 어리석음은 잠언 22장6절("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의 말씀에 장애가 된다(Zuck, "A Theology of the Wisdom Books and the Song of Songs," in A Biblical Theology of the Old Testament, 234).

둘째, 어떤 잠언들은 율법과 관계된 통칙으로 분류된다. 예를 들어, 잠언 10장22절은 "여호와께서 주시는 복은 사람을 부하게 하고 근심을 겸하여 주지 아니하시느니라"고 말씀하신다. 부의 축복은 신명기 28장8-14절에 따르면 순종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약속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형태의 약속은 신약성경에서는 제시되지 않기 때문에 시간적 한계가 있다. 가끔 통칙은 율법의 한계 안으로 제한되기도 한다. 잠언 10장30절이 그 예이다: "의인은 영영히 이동되지 아니하여도 악인은 땅에 거하지 못하게 되느니라." 의인이 "이동되지 아니 한다"는 말은 의로운 이스라엘 백성이 이스라엘 땅으로부터 이동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예레미야, 에스겔, 다니엘 등은 이 말씀과는 대치된다. 이런 예외들이 있지만,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이 잠언에서 "땅"이 강조되었기 때문에 이 말씀이 율법의 치리 하에서 씌어졌고 이것을 직접 적용하는 것은 비록 예외가 있더라도 율법을 준수하는 사람들(이스라엘 백성들)에게나 해당된다는 사실이다.

2. 예외가 없는 규범적 잠언은 도덕적 절대기준에 해당한다. 이것은 하나님의 속성이나 활동을 다룬 잠언들에 적용된다. 잠언 11장1절은 "속이는 저울은 여호와께서 미워하시나 공평한 추는 그가 기뻐하시느니라"고 말한다. 또 다른 사례는 잠언 14장31절이다: "가난한 사람을 학대하는 자는 그를 지으신 이를 멸시하는 자요 궁핍한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자는 주를 공경하는 자니라." 적절한 혼인관계를 유지함으로써 간음을 예방하고자 하는 교훈적 말씀들도 도덕적 절대기준이 된다: "너희는 간음하지 말찌니라"(출애굽기20:14).

3. 어떤 규범적 잠언은 도덕적 절대기준과 통칙을 둘 다 포함할 수 있다. 잠언 3장1-2절은 아버지를 존경하면 장수와 평안의 복을 누릴 것이라고 권면한다. 부모를 공경하라는 명령은 도덕적 절대기준이다. 그러나 장수의 축복은 통칙일 뿐이다. 왜냐하면,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의 육신의 부모를 공경한 모범적 사례이지만, 30대 초반에 십자가형을 받아 죽었다. "하나님은 예수의 경우에서처럼 주권적으로 예외를 실행하기도 하신다"(Parsons, 161, n. 72).

우리가 잠언의 지혜를 적용할 때 하나님께서 분별력을 주시기를 기원한다.

기사출처: http://www.biblestudytools.com/blogs/theologically-driven/do-i-answer-a-fool-or-do-i-not.html

이인기 ihnklee@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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