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샬롬나비 논평, "헌재 판결에 승복하고 사회통합에 앞장 서야"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상임대표 김영한 박사)은 3월13일(월) 대통령 탄핵에 대한 논평을 발표하고 "모든 국민은 대통령 탄핵에 대한 헌재 판결에 승복하고 사회통합으로 나가야 한다"고 권고했다. 논평은 지금이 "우리 모두 헌재의 이러한 판결을 존중하고 준수할 때"라며, "정의로운 국가공동체를 재건, 건강한 헌정발전을 위한 바로 그 전환점, 법치질서를 한 단계 더 공의로운 질서로 업그레이드하는 세 가지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온 국민이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논평의 전문이다.

모든 국민은 대통령 탄핵에 대한 헌재 판결에 승복하고 사회통합으로 나가야 한다

박전대통령은 자신의 불만을 버리고 헌재 결정에 승복 표명하며 국민통합에 앞장서야 한다

2017년 3월 10일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는 국회가 제출한 대통령탄핵안에 대하여 '8인 전원 만장일치,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지금은 우리 모두 헌재의 이러한 판결을 존중하고 준수할 때이다. 정의로운 국가공동체를 재건, 건강한 헌정발전을 위한 바로 그 전환점, 법치질서를 한 단계 더 공의로운 질서로 업그레이드하는 세 가지 과업이 최근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보다 선명하게 구체화되었다. 우리 모두 이를 완수해야 할 위대한 역사적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이는 지난 몇 달 동안 촛불과 태극기 양측에 각각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던 우리 모두가 함께 맞이하고 있는 기회이자 과업이다. 또한 이 세 가지 국민적 과업은 이번 헌재 판결을 우리 모두 존중해야 하고 준수해야 할 가장 핵심적 이유이자 근거이기도 하다. 만일 다른 어떤 이유에서든 이번 헌재 판결을 존중하지 않고 준수하지 않는다면 모처럼 맞이한 우리 모두의 위대한 역사적 기회와 책임을 스스로 포기하고 내던지는 셈이며, 차세대 우리 후손에게 세월호 참사보다, 아니, 한국전 참사보다 더 부끄럽고 참혹한 깊은 상처를 남겨놓는 셈이다. 이에 샬롬나비는 다음같이 천명한다.

1. 박 전대통령은 개인의 불만을 버리고 헌재 결정에 승복 선언하여 국가통합에 앞장서야한다.

박 전대통령은 여태까지 대한민국헌법 최후의 수호자였다. 개인적으로는 헌재 판결에 억울한 심정이 있었을 것이다. 청와대에서 나오면서 그는 "시간은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 "모든 결과를 제가 안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는 양식있는 국민들이 기대했던 것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국가는 개인이 아니라 법이 통치해야 한다. 진정한 지도자는 개인의 생각을 버리고 국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어렵지만 현재 결정을 받아들이고 국민이 통합해 나라를 지켜달라'고 말하는 것이 전직 대통령의 바른 태도라고 본다. 이런 언급이 없는 것은 지극히 유감스럽고 우리 정치인들의 의식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다. 참 지도자는 자기 유익이 아니라 국가 통합의 유익을 먼저 생각하는 자다. 참 지도자는 국가를 위하여 거름이 되는 자다.

2. 태극기 참여자는 판결이 기대와 달랐더라도 애국심을 발휘하여 이에 승복해야 한다.

촛불 참여자나 태극기 참여자는 모두 애국심의 발로로 광장으로 나간 자들이다. 촛불 시위자들은 국가 경영의 공정성을 요구했고, 태극기 시위자들은 국가 안보를 걱정했다. 태극기 시위자들은 국정 농단을 허용한 대통령 개인을 비호하기보다는 나라의 안보가 걱정되어서 일어난 것이다. 대통령이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허용하고 자신의 행위를 은폐하며 재판과정에 불성실함으로써 민주헌정 질서를 현저하게 왜곡시켰다는 헌재의 판결은 법리적 판단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진리의 주사위는 던져 졌고, 탄핵 판결로 우리는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넜다. 이제 단심판결로 규정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는 개인적으로 불만이 있더라도 국가의 미래를 위하여 승복해야 한다. 태극기 참여자들이 참된 애국심을 가지고 있다면 그 판결이 수긍되지 않더라도 헌재의 인용을 승복하는데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3. 촛불과 태극기는 연합하여 평화롭고 정의로운 국가공동체를 재건해야 한다.

지금은 우리 국가공동체를 더욱 평화롭고 훌륭한 민주공화국가로 재건하고 육성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다. 이제 우리 국가를 인치가 아니라 법치에 따라 지키면서 새롭게 재건하고 육성해야 한다. 헌법정신에 근거하여 정치인들이 다스리도록 해야 한다. 70년이 넘도록 우리들의 국가공동체를 심각하게 파괴하였던 낡은 좌우대립과 남북분단을 넘어서야 한다. 이에 전국 광장마다 마주친 촛불과 태극기가 함께 연합하여 새롭게 거듭나서 우리 모두는 평화롭고 훌륭하고 참다운 국가공동체를 그 기초부터 재건하고 육성해야 할 역사적 책임을 다짐해야 한다.

4. 우리는 건강한 헌정발전을 위한 바로 그 전환점을 마련해야 할 역사적 책임을 갖고 있다.

지금은 지난 70년 동안 여야 기성 정치세력에 의해 무참히 '훼손된 헌정질서'를 우리 국민이 나서서 '건강한 헌정발전'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기회다. 이에 우리 모두 건강한 헌정발전을 위한 바로 그 전환점을 마련해야 할 역사적 책임을 갖고 있다. 우선 이번 헌재 판결을 존중하고 준수하는 것만으로도 바로 그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 가운데 어느 누구 하나 어느 집단 하나라도 이번 헌재 판결을 존중하지 않고 준수하지 않는다면 지난 70년 동안 기성 정치세력이 함부로 저질러왔던 '헌정훼손'과 '헌정농단'을 넘어서서 우리 스스로 '헌정문란'을 자초하는 꼴이 될 것이다.

5. 법치질서를 한 단계 더 공의로운 질서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해야 한다.

지금은 개헌을 포함하여 각종 법제를 개선할 최적의 기회다. 그러나 너무 급히 서둘러서는 안 된다. 지난 70년 헌정사에서 우리들은 숱한 굴곡의 독재와 민주화를 몸소 겪었다. 최소 향후 3년은 우리 자신이 겪은 체험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는 보다 구체적인 '헌법정신'과 우리 실정에 맞게 헌법과 주요 법제를 개선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다. 대통령 제도만이 아니라 국회를 구성하는 제도 및 삼권분립제도 자체도 개혁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폭넓은 개혁을 통해 촛불 집회와 태극기 집회 속에서 서로 마주해야 했던 바로 그 구체적인 우리 자신의 삶을 지키고 돌볼 '법치질서'를 보다 튼튼히 구축해야 한다. 이에 우리의 법치질서를 한 단계 더 공의로운 질서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교두보를 우리 국민 자신이 확보해야 할 역사적 책임을 갖고 있다. 이는 우리 국민 자신이 이번 헌재 판결을 존중하고 준수해야만 비로소 그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만일 그동안 촛불을 들었건 태극기를 들었건 바로 지금 우리 모두 합심하여 이번 헌재 판결을 존중하지 않고 준수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들었던 그 촛불은 더 이상 우리 자신의 정의감을 표현하는 촛불이 아니며 우리가 들었던 그 태극기 역시 더 이상 우리 자신의 애국심을 표현하는 태극기가 아니다.

6. 한국교회는 대립과 갈등의 우리 사회에 화해와 통합의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

한국교회 신자들은 헌재 판결이 나온 지금 촛불과 태극기를 내려놓고 정의가 충만하시고 참 주권자이신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이 민족과 이 땅을 위해 간절히 기도해야 할 때이다. 하나님의 나라와 정의를 이 민족과 이 땅에 속히 회복시켜주시기를 광장이 아닌 각자의 골방에서 기도해야 할 때이다. 우리나라는 어느 사이에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되어 버렸다. 어느 사이 억눌린 어둠의 골짜기가 늘어나고 그 곳곳마다 사무치는 고통의 눈물이 넘쳐나는 이 땅이 되어 버렸다. 창조주를 두려워할 줄 모르고 피조세계의 근원적 동등성을 망각한 채, 하나님의 일반은총인 국가를 희생시켜서라도 오직 자신들의 정부권력과 체제권력만을 장악하고 유지하려는 정의롭지 못한 권력이 어느 사이엔가 이 나라를 지배하게 되어 버렸다. 이제 창조주 하나님이 친히 다스려주시기를 기도하는 가운데 불의한 제도를 개혁할 수 있어야 한다.

7. 한국교회는 국가를 위하여 기도하고 권력에 대하여는 항상 예언자적 사명을 가져야 한다.

오늘날 길 잃은 이 세상은 "너희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고 교회를 향해 소리친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한국기독인이 행하는 모든 일과 그리고 우리 자신의 눈길과 손길과 발길과 호흡 가운데 오로지 주의 십자가의 사랑과 권능이 증거되어야 한다. 한국교회는 정부권력욕, 체제권력욕, 그리고 낡은 좌우 이념의 끝자락에 더 이상 머물지 않아야 한다. 국가 권력과는 항상 거리를 두고 이들에 대한 예언자적 태도를 가져야 한다. 한국교회는 이제 대선과정에 예언자적 정신으로 이 땅에 하나님의 공의가 큰 강물처럼 도도히 흐르도록 기도하고 힘써야 한다. 5월초 대선에 국민을 섬기고 분열된 국민의 마음을 치유하고 통합할 정의로운 지도자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도록 기도하고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2017년 3월13일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

이인기 ihnklee@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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