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대 신학춘추 114호에 게재된 '동성애' '무당' 기사 논란에 신학춘추 주간 교수가 유감을 표명했다. 하경택 신학춘추 주간 교수는 지난 2일 교내 게시판 공지를 통해 "장신대는 동성애와 관련하여 교단신학교로서 교단의 입장을 따른다"면서 "금번 신학춘추 기사 중 신학적 성찰 없이 단순 소개하여 오해의 소지가 있는 내용들이 게재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경택 교수는 "추후에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지도하겠다"고 전했다. 교내 게시판에서는 하 교수의 이 같은 유감 표명을 놓고, 찬반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교단의 입장을 따른다는 것"과 "신학적 성찰"이라는 표현을 두고 명확한 설명이 따르지 않은 데에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5월 장신대가 소속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이하 예장통합)는 당시 총회장 이름의 목회서신을 통해 동성애를 "비성서적이고 반기독교적"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당시 목회서신에는 "동성애는 신앙의 관점에서 양심적으로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돌이켜야만 하는 하나의 죄악"이라고 했다.
또 동성애는 "절대로 거부할 수 없는 생리학적 유전적 요인이 아니라, 개인의 자기의지에 의한 선택적 취향이며, 치유될 수 있는 질병과 같은 병리현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목회서신에는 "교회는 동성애자들을 정죄하고 소외시키며 배척하기 보다는 그들을 회개와 용서를 통해 변화된 삶으로 이끌기 위한 선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었다.
앞서 장신대 신학춘추는 지난달 30일 발행된 114호에서 퀴어신학토크마당 및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 그러나 동성애 문제 자체에 대한 신학적 가치판단은 배제한 채 퀴어신학 참여자들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모습을 보여 동성애 지지 논란을 빚었다.
또 기독교 울타리 밖에서 타종교인이 기독교를 바라보는 시선을 담아내고자 했던 정순덕 무녀 인터뷰는 기사의 부제목이 문제시 됐다. 이 기사의 부제목은 '하늘과 땅을 잇는 사람 '무당' 정순덕을 만나다'였다. 당초 이 같은 제목에 보수적 성향의 독자들은 "하늘과 땅을 잇는 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라며 장신대 신학춘추가 영적간음에 빠졌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장신대 신학춘추는 1일 신학춘추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신학춘추 114호 관련 논란에 대한 편집장의 변'을 내기도 했다. 장신대 신학춘추는 먼저 '동성애' 관련 기사에 대해 "동성애에 대한 기자의 신학적 해석이나 가치판단을 하지 않았음을 밝힌다"면서 "해당 기사의 취지는 어디까지나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소수자들에 대한 마땅한 관심과 사랑을 갖자는 데에 있다"고 밝혔다.
또 114호 7면(학술/교육)에 실린 무녀 인터뷰에 관해서는 "해당 기사가 실린 '화두' 코너는 기독교 울타리 밖의 전문가 혹은 타종교 종교인이 보는 기독교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해왔다"면서 "이번에 저희가 소개한 정순덕 무녀는 인간문화재 김금화 무녀의 제자로, 돈을 받고 점을 치는 무당이나 일반 무속인과는 성격이 좀 다르다. 본지는 종교학에서 무교로 분류하는 우리 고유의 토속종교를 알고 이해하는 것이야 말로 그들에게도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첫 걸음이라 생각한다. 독자 여러분께서 해당 기사를 통해 조금이나마 무교와 무녀에 대해 알게 되는 기회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