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NCCK, ‘장애인 정책건의서’ 새정부에 건네

의료비 지원, 최저임금제 적용제외, 장애인 이동권 등이 골자

문재인 NCCK
(Photo : ⓒ베리타스 DB)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새 정부의 장애인 정책 발전을 위한 정책건의서>를 보내 문재인 정부에 장애인 정책을 제안했다. 사진은 문재인 제19대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를 예방하는 모습.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 산하 장애인소위원회(위원장 황필규 목사)는 15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국정자문위, 위원장 김진표 의원)에 <새 정부의 장애인 정책 발전을 위한 정책건의서>를 보냈다. 장애인소위는 이를 통해 문재인 정부에 장애인 정책을 제안했다. 장애인정책건의서는 크게 1) 의료비 지원 2) 장애인 최저임금제 적용제외 3) 장애인 이동권 등 세 가지다. 국정자문위는 새정부의 인수위원회 기능을 수행하는 기구여서 정책제안을 수용하면 구체적인 정책으로 실행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아래는 정책건의서 전문이다.

새 정부의 장애인정책 발전을 위한 정책건의서

작성자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장애인소위원회
제출처 :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 내에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루어낸 국가라고 평가받고 있으며, 한국의 GDP수준은 세계 11위의 경제규모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발전이 삶의 질과 동반 상승하지 못하고 있으며, OECD가 발표한 ‘2016년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BLI)'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38개국 중 28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장애인의 삶의 질 문제는 더욱 심각한 수준에 머물러 있어, 전체 국민과 큰 격차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동안 장애인과 직접적인 관련을 가진 다양한 법률들이 제정되어 ‘기회적 평등' 구조는 구축되었지만, 대부분 중증장애인이면서 기초생활보호대상자만이 주대상이 되고 있어 심각한 사각지대를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완전한 참여와 평등'을 달성하기에는 요원한 상태임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정부에게 이의 해결을 기대하면서 3가지 정책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1. 장애인 건강권 관련 최우선 과제인 의료비 지원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으로서 존중받아야 할 권리로 ‘건강권'이 42.0%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장애인의 건강·재활을 강화하기 위해서 의료비 지원 요구가 87.0%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장애인복지 패널 구축연구 조사. 2016)
- 2014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의하면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욕구로 의료보장(32.8%)이 소득보장 (38.5%)에 이어 높게 나타났습니다.
장애인들은 전체 국민에 비하여 병원 장기 입원하거나 내원하고 있고, 비장애인에 비해 절반의 수입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진료비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저소득 장애인의 경우 가장 기초적으로 필요한 의료적 조치조차 받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 장애인 1인당 연평균 입내원 일수는 66.9일로 전체인구의 3.5배에 달하고 있고, 입원일은 7.8배 높습니다.
- 또한 장애인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3,914,785원으로 전체인구 연평균 1,033,093원에 비해 3.79배가 높습니다.
- 특히 장애유형 중 호흡기 장애인의 88.4%, 뇌병변장애인의 77.0%가 본인의 건강이 나쁘다고 인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장애인의 불건강 원인은 열악한 의료접근성과 장애인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에 기인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이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정책프로그램은 없었습니다.
현행 장애인복지법에 의한 의료비지원은 최빈곤계층의 중증장애인이더라도 비급여로 인한 경제적 부담으로 의료기관을 기피하는 현상이 비일비재하며, 이로 인해 장애인의 조사망율이 전체 국민보다 5배가 높은 상황입니다. (2016 장애인건강관리사업 결과보고)
장애인건강권법은 장애인의 의료접근성 해결을 위해 이동지원과 의료비 지원을 명시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방안은 모색되지 않고 있습니다.

* 제안: 장애인 의료비 산정 특례제도 도입
- 실질적인 의료비 지원책으로 장애인 의료비 산정 특례제도 도입
- 장애인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고비용이 드는 치료에 대한 지원 확대, 의료보험 급여항목 확대, 재활치료 급여항목 세분화와 같은 건강보험제도의 개선과 더불어 의료비 지원 사업 대상자 확대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 비급여 항목을 장애유형이나 정도에 따라 최소화하고 공통된 진료에 따른 전국적인 기본 매뉴얼이 만들어져 특정병원에서 불필요한 의료비를 줄일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2. 생존권 박탈하는 장애인 최저임금제 적용제외 개선

열악한 경제 및 고용상황은 장애인의 생존권 심각하게 위협(‘14년 장애인실태 조사)
- 장애인근로자 월평균 가구소득은 223.5만원으로 도시근로자 평균소득(437.6만원)의 51.0% 수준
- 중증장애인의 경제활동 참가율 20.8%(전체국민 62.6%), 고용률 18.4%(전체국민 60.3%)
그나마 1차 노동시장에 진입한 장애인근로자마저도 최저임금법의 보호를 받지 못해 낮은 임금으로 인해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들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 있습니다.
○ 장애인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제외는 취업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중증의 장애인에게는 근로기회 제공이라는 측면이 있을 수 있겠으나, 생산성을 근거로 최저임금의 적용제외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저임금으로부터 취업 노동자 계층을 보호한다는 최저임금제도의 본래 취지를 벗어나는 것입니다.
- 이는 장애인차별금지법과 UN 장애인권리협약에도 반하는 차별이며, 노동권 침해를 정당화하는 독소조항입니다.

* 제안: 장애인 최저임금 보전제도 실시
-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장애인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을 보전해주기 위해서는 최저임금액에서 임금을 뺀 차액을 국가가 보전합니다.
- 최저임금 보전에 소요되는 예산은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는 의미에서 일반회계나 사회보험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지만, 현실적인 한계를 고려해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기금을 우선 활용한 방안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3. 경계선 없는 장애인 이동권 구축

○ 국가 및 지자체는 매 5년 단위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을 수립하여 저상버스 보급 확대,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 설치, 보행우선구역 시범사업 등을 추진 중이나 여전히 장애인의 이동에 있어 심각한 수준의 제약이 있습니다.
제2차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계획(2011-2016)따르면 시내저상버스 보급률을 41.5%(9,594대)를 도입하여 운행을 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2016년까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9%(3,621대)에 그칩니다.
- 제3차 계획(2017-2022)에서는 제2차 계획의 41.5%의 수준인 42%의 도입률을 제시하여 장애인이동권 개선의 의지가 없음을 나타냄
휠체어장애인이 병원진료나 일상생활을 하기 위해서 다른 지자체 지역 중 철도역이 없는 시군으로 이동을 원할 경우 시외버스나 고속버스를 이용하여야 하나 전혀 이용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 현행법에는 저상버스 도입에 대한 내용이 시내 노선버스로만 한정되어 장애인의 지역 간 이동이나 생활동선 보장이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음
-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할 경우 서울 인근지역 일부를 제외하고는 신청이 거부되고 있어, 이동 가능한 지역까지 장애인콜택시로 이동한 후에 변경 지역에서 장애인콜택시를 새로 신청하여 상당한 시간을 기다린 후에 갈아타야 하는 상황임
이러한 열악한 장애인 이동권으로 인해 생존을 위한 기본적 활동마저 제한당하고 있음으로, 교육, 직업생활 등 장애인의 모든 생활영역에서의 이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급히 개선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 제안: 도시지역 및 광역간 장애인이동권 구축
가. 장애인 콜택시 도입기준 개선
- 현행 200명당 1대 기준에서 100명당 1대로, 장애인 콜택시 증차 계획 수립을 통해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확충
나. 휠체어 장애인 탑승 가능한 고속버스 및 시외버스 운행
- 제3차 계획 상의 연구의 조속한 실시
- 시범사업의 조속한 실시를 통한 현정부 임기 내 제도 정착
다. 광역이동지원센터 설립
- 각 지자체의 특별교통수단의 타 지역 이동이 가능하도록 각 지자체별 교통중심허브를 설정하여 광역이동지원센터 설치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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