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15일 당대표 경선에 출마할 것을 선언했다. 이정미 의원은 앞서 '기독교 간판 기업'으로 알려진 이랜드 시간제 노동자 임금 체불 문제를 수면 위로 부각시켜 기업으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시정 조치를 하게 한 성과를 낸 바 있다. 아래는 이정미 의원의 당대표 출마의 변 전문.
배제된 다수를 세상의 중심으로"
정의당의 이름으로 집권에 도전합시다
얼굴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원룸 옆방에서 누가 똑똑 거려도 무서워서 돌아보지 않게 돼요"라는 청년. "작은 가게에서 소리쳐 봐야 나밖에 없다는 사실에 무너져 버립니다."라는 제빵기사. 뒤돌아서던 저에게 "우리들 얘기 해줘서 고맙습니다"라고 했던 비좁은 아이스크림 가게의 알바.
왜 이렇게 삶이 엉켜버렸는지, 누구에게 하소연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보이지 않는 유령이나 그림자처럼 얼굴 없이 살아가는, 제가 만났던 청년들의 이야기입니다.
2017년 대선 한복판에서 정의당은 그들과 마주했습니다. 그저 위로만으로도 그들은 세상에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습니다. 위로해주어 고맙다고,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우리에게 응답했습니다.
정의당의 길은 정해졌습니다. 세상 대부분을 차지하면서도 세상 밖으로 밀려나 얼굴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 우리가 그 곁을 지켜 그들을 세상의 주류로 만드는 것이 정의당의 집권비전이자 촛불이 갈망한 삶의 교체입니다.
정의당이 '얼굴 없는 민주주의'를 끝낼 것입니다. 30년 양당질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한국정치에서 지워버렸습니다. 엄연히 존재함에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 대표되지 않았던 그들은 아직도 직장으로 돌아오지 못한 '82년생 김지영'이며, 심상정 유세장의 한쪽에서 조용히 눈물 흘리던 성소수자이고, 취객의 갑질에 지친 편의점 노동자이며, 아무런 대책도 없이 빚만 쌓여가는 주름살 깊은 농민입니다. 30년 양당 질서가 만든 이 '얼굴 없는 민주주의'는 대한민국을 불평등, 불공정, 불안이 가득한 나라로 만들었습니다.
정의당이 <얼굴 있는 민주주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용기 내어 우리를 찾아온 시민들이 다시는 얼굴을 빼앗기지 않도록, 더 강해지고 더 유능해 질 것입니다. 존재의 이유를 입증한 정의당을 이제 <집권을 꿈꾸는 유력정당>으로 발전시킬 것입니다.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삶을 바꾸는 정당이 될 것입니다.
정의당은 <소외된 다수를 한국 민주주의 주류로> 만들겠습니다.
불가능한 목표가 아닙니다. 집권 여당을 제외하고 모든 정당의 지지율이 동률을 이룬 지금, 한국정치는 근본적 재편기에 돌입했습니다. 필요한 것은 세상을 바꿀 비전이며 상황을 주도하겠다는 용기입니다. 잊지 말아 주십시오. 우리의 존재 이유를 입증하는 데 1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방향만 옳다면 1분 안에도 모든 세계를 담을 수 있습니다.
정의당은 한국정치의 주류를 교체할 것입니다.
일하는 사람들이 한국 민주주의의 주류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대변하는 노동의 다른 이름은 여성이며 청년이고 비정규직입니다. 격차와 차별에 시달리는 여성의 노동, 역사상 처음으로 부모세대보다 가난해진 청년세대의 노동, 나쁜 일자리의 늪에 빠진 비정규직의 노동을 대변하겠습니다.
노동이 주류가 된 대한민국에서 노동조합은 더욱 강력해 질 것입니다. 작업장 내의 교섭에만 매달리는 노조는 종이호랑이일 뿐입니다. 일하는 사람 모두를 위해 싸우는 진정한 강성노조가 되어야 합니다. 일터 바깥으로 밀려난 노동자, 가난으로 의료혜택에서 배제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더 버는 사람이 더 많은 세금을 내자고 주장할 수 있는 노조야말로 강성노조입니다.
우리 사회의 다수이지만 소외된 이들을 정치의 중심으로 이끄는 것. 그것이야말로 노동의 이름으로 승리하는 집권전략이 될 것입니다.
정의당은 <미래를 앞당기는 정당>입니다.
개혁을 거부하는 과거 세력과 싸우고, 현실의 개혁에 협력하는 것만이 우리의 몫이 될 수 없습니다. 아직 오지 않았지만 반드시 가야할 미래의 대안을 구상하여 개혁 그 이상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성장만능과 이윤중심의 사회를 넘어 현세대와 미래세대,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녹색사회>가 우리의 미래가 되어야 합니다. 생명권의 개념을 인간에서 동물로 확대하고, 탈핵을 에너지정책의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만들 것입니다. 에너지와 자원을 저소비하는 산업구조를 도모하며, 사회 모든 분야에서 녹색대안을 적극적으로 실천할 것입니다.
가짜 안보와 진짜 안보의 논쟁을 넘어 적극적 <평화담론>으로 한반도의 통일과 동북아 평화체제의 미래를 제시하겠습니다. 한쪽에 일방적으로 의지하는 동맹 대신 우리의 이익과 우리의 평화를 지키는 평화체제의 구상을 가다듬어 갈 것입니다.
정의당이 추구하는 평화는 휴전선에만 있지 않습니다. 여성과 성소수자, 이주노동자 등 약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 혐오는 우리 모두를 무너뜨리는 사회적 폭력입니다.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안전한 삶을 보장하는 <사회 평화>를 추구할 것입니다.
정의당이 <국민의 비상구>가 되겠습니다.
얼굴 있는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해 정의당부터 바뀔 것입니다. 문제제기에 그치지 않고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하는 정당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대변할 여성,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과 일의 문제를 해결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정의당 비정규노동상담창구(비상구)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사연을 시작으로 결국 이랜드로부터 체불임금 310억원을 받아냈습니다. 이로 인해 아르바이트 노동을 많이 사용하는 업종에서는 스스로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이랜드 효과'까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제 정의당 전체가 국민의 비상구가 되어야 합니다. 노동법 밖의 노동자들이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원내-중앙당-시도당을 아우르는 체계를 갖추고 예산과 인원을 배정하겠습니다. 상담과 문제해결에 그치지 않고 정책수립과 조직화로까지 나아갈 것입니다. 비로소 정의당은 진정한 '국민의 노동조합'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입니다.
정당 안의 정당 <청년정의당>을 건설하겠습니다.
한국 정치의 주류를 교체하기 위해 정의당의 주류도 교체되어야 합니다. 20대가 보여준 놀라운 지지에 곧바로 응답하고 당의 미래를 즉시 준비하겠습니다. 지체된 차세대 리더십은 이정미의 당선을 통해 그 길이 뻥 뚫릴 것입니다. 이정미 이후 누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젊은 세대가 안정적으로 당의 주역으로 자리 잡게 할 것입니다.
청년정의당을 건설하겠습니다. 청년정치에 더 이상 '나중에'는 없습니다. 당으로부터 준독립된 청년정의당에 과감히 자리와 재정을 내주겠습니다. 부활하는 중앙당 후원회에 청년계좌를 만들고 당 재정에 청년특별회계를 설치해 실질적인 활동을 보장하겠습니다. 정책도, 사업집행도, 교육도 청년들이 독립성을 가지고 직접 책임지게 될 것입니다.
지방선거에서 '보통청년의 정치적 도전'을 응원할 것입니다. 재정적 지원에만 머무르지 않겠습니다. 청년 후보들이 지역사회와 자기 부문에서 한 사람의 정치인으로서 뿌리를 내리고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미래 기획을 함께 논의하겠습니다.
<경쟁력 있는 강한 정의당>을 만들겠습니다.
촛불혁명과 시민참여 시대에 부응하는 정당이 될 것입니다. 당원조사로 우리 당원들의 얼굴부터 확인하겠습니다. 홈페이지 게시판만이 당원민주주의의 공간은 아닙니다. 한날 한시에 모든 당원들이 각자의 지역에 모여 중앙당과 지도부에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당원의 날을 만들고. 그 결과에 답하는 당원 직접민주주의를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지지의사를 표현하기 위해 입당한 당원들은 많지만 간부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간부의 개념을 확대하겠습니다. 정의당을 잘 안내하는 상근활동가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다르게 성장하는 간부들도 있어야 합니다. 자원봉사, 동호회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장하고 협동조합, 마을사업, 노동조합 등 지역에서 일하고 생활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간부활동모델을 구현하겠습니다.
경쟁력 있는 중앙당을 만들겠습니다. 꿈을 갖는 것과 꿈을 흉내 내는 것은 다릅니다. 간결하고 강한 조직으로 싸움에서 이기겠습니다. 적절한 권한 부여 없이 책임만을 강조하는 일이 없도록 상호소통하는 집행체계를 갖추겠습니다.
미래를 바꾸는 정치를 위해 당의 정책역량을 강화하겠습니다. 진보정치는 10년 20년을 앞서 복지국가를 제시하고 실천해 왔습니다. 이제는 감정노동자의 노동권, 동물권, 새로운 가족구성권, 기본소득 등 대한민국의 새로운 아젠다를 제시하고 기존 진보정당의 정책보다 한층 발전된 정책을 개발할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에는 협력하고 반개혁 세력에는 단호히 맞서겠습니다.
대통령 탄핵과 촛불의 힘으로 탄생된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 19번째 정부가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작점입니다. 새정부는 촛불의 염원대로 60년 비상식과 비정상을 바로 잡고 나라를 다시 세워야만 합니다.
정의당은 개혁에 대해서는 무한히 협력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시계를 되돌리려는 보수정치와 기득권세력에 대해서는 비타협적으로 싸울 것입니다. 그저 여당을 이기기 위해 누구와도 손잡을 수 있다는 낡은 정치에 손대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함께 촛불혁명의 승리를 일구고, 대통령을 탄핵시킨 정당입니다. 여당 이상으로 열렬히 개혁을 추진하고, 미흡한 개혁에는 책임 있는 비판자가 될 것입니다.
헌법에 선거제도의 비례원칙을 추가하겠습니다.
한국민주주의 주류 교체는 선거제도 교체 없이 불가능합니다. 30년 양당제가 무너진 자리에 반드시 건전한 정책경쟁이 가능한 다당제를 세워야 합니다. 동성애 차별을 반대하는 국민여론이 81%를 넘었지만 군형법 개정안에는 300명 국회의원 중 단 10명만이 참가했습니다. 지난 경남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은 59%를 득표했지만 도의회 의석의 90%를 차지해 새누리당 홍준표 도지사를 견제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1등만 당선되는 현재의 소선구제도에서는 단 1표를 위해 유권자도, 당론도, 신념도, 상식도 무시하는 배신의 정치만이 자리 잡을 뿐입니다. 선거제도개혁이 대한민국 개혁입니다. 돌아가지 않겠습니다. 지역구 의원들의 이해관계 때문이라면 의원세비를 줄이고, 의원정수를 늘리는 정공법으로 돌파하겠습니다.
선거제도 개혁과 함께 개헌에서는 반드시 두가지를 지킬 것입니다. 첫째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이 실현되고 노동3권이 온전히 보장될 수 있도록 헌법과 노동법을 정비하겠습니다. 둘째, 보통 평등 비밀 직접 투표 외에 비례의 원칙을 추가하겠습니다. 민의를 왜곡하고 독점하는 비민주적인 선거제도가 다시는 들어서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선거제도 개혁과 개헌을 위해, 저는 취임 즉시 <선거제도 개혁 및 개헌 특별위원회>를 당내에 구성하고 여러 단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특히 보통 시민의 참여를 기반으로 바람직한 민주주의 헌정체제를 함께 구상하고 만들어 갈 것입니다.
우리 후보들이 정의당의 이름으로 당당히 선거를 치르게 할 것입니다.
내년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새로운 정당질서를 만드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우리 당의 후보들이 정의당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선거를 치르게 할 것입니다. 우리의 비전과 우리의 가치로 선택받을 것입니다.
정치자금법을 반드시 개정하겠습니다. <정치자금모금위원회>를 설치해 모금 계획을 수립하고 대대적인 정당후원 캠페인을 펼치겠습니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당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전략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여 정의당의 혁신적 지방자치를 보여드릴 것입니다. 정당지지율을 획기적으로 높여 광역의원을 배출하고 다수의 기초의원 선거에서 승리하겠습니다. 여성과 청년 후보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여 지방의회의 얼굴을 바꿔 갈 것입니다.
기초의회 선거제도를 반드시 개혁할 것입니다. 중대선거구제의 취지를 왜곡하는 2인 선거구를 3-5인 선거구로 통폐합하여 지역 유력자와 유력정당들의 짬짜미를 막을 것입니다. 지방의회에 새로운 인물과 새로운 정당이 진출해 제대로 된 경쟁이 가능하도록 할 것입니다.
울산에서 30년 전 저를 만났습니다. 그의 삶을 바꿀 것입니다.
지난 1년간 의정활동을 하면서 수많은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가장 최근에 다녀온 울산 동진오토텍에서 30년 전의 저를 만났습니다. 현대자동차 납품기업에서 일하다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빼앗긴 노동자입니다. 임금이 끊기고 당장 내일 아기의 분유를 걱정해야 하는 20대 젊은 청년조합원은 "인간답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노조를 만들었을 뿐"이라고 울먹였습니다. 기합을 준다면서 골방에 가두고 벽을 보고 하루 종일 세워두기도 했던 이 회사의 사용자는 "최저임금이 너희임금인데 무슨 임금협상"이냐며 단체협상에서 노동자를 나무라기도 했습니다.
30년 전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고 머리를 쥐어 박히고, 구사대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소방호스로 물대포를 맞았던 20대의 제 삶과 그의 삶은 얼마나 달라진 것일까요? 30년간 정권은 6번 바뀌었고, 진보정당도 생겼지만 수백, 수천, 수만의 동진오토텍의 고단한 삶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있어야 할 자리가 어디인지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저는 다시 다짐하게 됩니다. 그 20대 노동자의 삶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대한민국을 새로운 대한민국이라고 부르지 않을 것입니다. 당선되지 않을 줄 뻔히 알면서도 간절한 마음으로 심상정에 투표하였던 200만의 시민들에게 보답하는 정의당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런 정당이 되기 위해 우리 정의당을 더 강하고 더 유능한 정당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저의 이 바람이 저만의 꿈이 아니라 우리 당원 모두의 꿈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진보정치의 새로운 대표 이정미가 반드시 그렇게 하겠습니다.
흔들림 없이 지켜왔습니다. 이제 포기할 수 없는 꿈, 집권 정의당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겠습니다. 당원 여러분 함께 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17년 6월 15일
정의당 당대표 후보 이정미
■ 이정미 정의당 당대표 후보 약력
출생 : 1966년 02월 07일, 부산
학력 : 성공회대학교 NGO대학원 정치정책학(수료), 한국외국어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중퇴)
■ 20대 국회 주요활동 및 직책
정의당 부대표
전.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
전. 19대 대선 정의당 전략기획본부장
전.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위원
전. 국회 가습기살균제진상조사특위 위원
전. 정의당 탄핵추진단 단장
정의당 정책미래내각 노동부 본부장
동물복지국회포럼 공동대표
국회시민정치포럼 공동대표
국회기후변화포럼 책임연구의원
조선산업발전 의원모임
미래산업과 좋은일자리 포럼 회원
■ 주요경력
20대 국회의원
미래정치센터(진보정의연구소) 이사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공동대표
전. 팟캐스트 정치카페테라스 진행자
전. 정의당 대변인
전. 진보정의당 최고위원
전. 민주노동당 대변인
전. 민주노동당 당대회 부의장
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전. 민주노총전북본부 부설 노동상담소장
전. 한국노동운동단체협의회 조직국장
전. 노동자역사교실 교사
전. 영원통신노동조합 결성, 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