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NCCK 정의평화위원회, “교회는 장애인에 대해 포용, 평등, 참여 자세를”

장애인학교
(Photo : ⓒ 공동취재단 )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주민토론회>에서 특수학교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서 장애학생들의 부모가 무릎을 꿇어 동의를 구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 내 장애인소위원회(위원장 황필규)는 최근 강서구에서 장애인학교 건립과 관련하여 사회적 논란이 일어난 것에 대한 입장과 향후 장애인 교육과 관련한 한국교회의 선교 방향에 대한 제안서를 발표했다. 아래는 제안서의 전문이다.

장애아동에 대한 집단적인 교육적 방임은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합니다

하나님의 정의와 그리스도의 평화가 우리 교회와 사회에서 역사(役事)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지난 9월 5일 서울 강서구 지역에서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주민토론회>에서 특수학교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서 장애학생의 부모가 무릎을 꿇어 학교설립에 동의를 구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입장들이 난무하여 교회와 사회에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장애아동을 위한 특수학교 설립은 10년 전 우리나라에서 통과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절차에 맞게 진행하여 결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지역(강서구) 사회 구성원의 일부가 반대 의견을 일으켜, 주민들 간에 대립적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지역사회 안에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에 '교육' 차별금지를 위반하는 행위입니다. 또한 이는 우리 국민들 모두가 무엇보다 중요시하고 있는 교육문제 가운데서, 장애인의 교육을 방임하겠다는 것이며, 이런 차별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로 비쳐지고 당사자들에게는 매우 폭력적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장애아동들에게 교육권, 학습권을 제대로 주지 못한다면, 그들의 삶은 더욱 고립되고 피폐해져 생존 기반이 악화될 수밖에 없게 되어 생명권에 위기를 맞게 될 것입니다. 현재 장애인 학생들은 적정한 특수교육 시설의 절대 부족으로 인해 통학거리 문제가 심각해(평균 50킬로미터 이상) 가족 해체와 고비용의 경제 부담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장애인의 교육은 통합교육이 원칙이지만, 이것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당사자의 선택권이 주어져야 할 것입니다.

최근 교육부 장관이 서울시에 18개의 특수학교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언급하고 이것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협조를 기대한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이 일에 한국교회 또한 지역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선교적 사명으로 깨닫고 올곧게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본 협의회는 <장애인의 인간다운 권리를 회복하기 위한 한국교회 실천 강령, 1993년 총회 채택>을 통해서, "장애인도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존엄한 존재임을 믿고, 장애인의 모든 삶의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차별과 소외는 하나님에 대한 죄악"이라고 고백한 바 있습니다. 특히, 실천 강령(3)에서 "집단 이기주의로 장애인의 주거, 일할 건물, 학교 등을 짓지 못하게 하는 비인간적 행위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함"을 20여 년 전에 이미 언급했습니다(레위기 19:14, 신명기 27:18).

교회는 올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고 있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예수의 인식은 "누구의 죄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었으며(요한복음 9장3절), 사도 바울의 인식 또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유대인과 헬라인, 주인과 종, 남자와 여자의 차별을 폐지하는 것처럼(갈라디아서 3장 28-29절)," 교회 안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차별, 혐오, 배제의 틀을 벗어나 포용, 평등, 참여로 전환되어야 함을 말하고 있음을 항상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한 한국교회에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1. 지역사회에 있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이해를 위한 연구와 대화모임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2. 교육부가 추진하는 서울시 18개 특수학교 설립 과정 지역교회 적극 협력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3. 한국 교회의 모든 교단들이 장애인과 함께 하는 전담 부서와 위원회를 설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한국 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은 장애인을 도울 수 있는 방안과 틀을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함께 모색함으로써, "하늘에는 평화요, 땅에는 영광을 외치지 않으면 돌들이 소리치리라"(누가복음 19장 39-40절)는 말씀이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교회가 지역사회 공동체 안에서 약자 옹호(마태복음 25장 40절)에 적극 나섬으로써, 이 땅에서 하나님의 정의와 그리스도의 평화를 성취해내고, 우리가 바로 세상의 빛임을 드러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17. 9. 18.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영주

정의·평화위원회 장애인소위원회위원장 횡필규

* 문의 : 홍보실 (02-742-8981)

이인기 ihnklee@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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