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투데이> 반대운동, 전병욱씨 성범죄 고발 등 교회개혁 운동에 앞장서온 이진오 목사(인천 세나무교회)가 건전한 교회 공동체 구축을 위한 제안을 담은 책 <재편>(비아토르 간)을 내놓았다.
이 목사는 9일 오전 서울 광화문 소재 한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재편> 집필의도를 설명했다. 이 목사는 이 책에서 한국교회가 '건강한 작은 교회'로 다시 판을 짜야 한다고 제안했다. "숫자가 가져오는 악마성이 있다. (성도수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공교회성을 상실한다"는 게 이 목사 제안의 핵심이다.
이 목사는 책 본문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대형화를 염려한다. 그런데 크기 자체에 경각심을 갖기 보다는 대형 교회만 지향하는 가치와 방향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소위 '대형 교회 현상'이라 부르며 대형 교회 현상만 벗어나면 문제는 해결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이 오히려 대형 교회에 면죄부를 제공한다. (중략) 대형 교회 현상은 대형 교회 때문에 생긴 것이다. 교회 크기가 필연적으로 부패를 만들고 타락을 부추긴다. 우리는 크기가 핵심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러나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나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 등 유명 대형교회 목사들은 여전히 '큰 교회가 아름답다'는 교의를 공공연히 설파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목사는 단호한 어조로 ‘종교권력자의 사고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맥락에서 이 목사가 제시한 '건강한 작은 교회'는 교회 대형화에 대한 대안인 셈이다.
이 목사는 신도수 50명에서 200명 정도를 적정선으로 본다. 그러나 신도수가 적다는 점이 곧 건강성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이 목사는 무엇보다 교회의 공동체성과 공공성에 방점을 찍는다. 즉 규모는 작지만 "같은 믿음을 고백하고 공유하며 신앙과 삶을 나누고 공유하며", "개별 지역 교회로 존재하지만 우주적 교회의 일원으로서 공적으로 존재하는" 교회가 ‘건강한 작은 교회'라는 의미다.
이 목사는 이런 맥락에서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명성교회 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목사는 명성교회 사태를 "지교회가 공교회를 흡수한 일"로 규정하면서 "이는 교회의 교회됨을 포기한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