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대형화가 만악의 근원, 건강한 작은 교회로 재편되야 한다”

교회개혁 앞장서온 이진오 목사, <재편> 통해 ‘건강한 작은 교회론’ 주장

reshape
(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교회개혁에 앞장서 온 이진오 목사가 자신의 제언을 담은 책 <재편>을 내고 9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스포츠 투데이> 반대운동, 전병욱씨 성범죄 고발 등 교회개혁 운동에 앞장서온 이진오 목사(인천 세나무교회)가 건전한 교회 공동체 구축을 위한 제안을 담은 책 <재편>(비아토르 간)을 내놓았다.

이 목사는 9일 오전 서울 광화문 소재 한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재편> 집필의도를 설명했다. 이 목사는 이 책에서 한국교회가 '건강한 작은 교회'로 다시 판을 짜야 한다고 제안했다. "숫자가 가져오는 악마성이 있다. (성도수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공교회성을 상실한다"는 게 이 목사 제안의 핵심이다.

이 목사는 책 본문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대형화를 염려한다. 그런데 크기 자체에 경각심을 갖기 보다는 대형 교회만 지향하는 가치와 방향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소위 '대형 교회 현상'이라 부르며 대형 교회 현상만 벗어나면 문제는 해결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이 오히려 대형 교회에 면죄부를 제공한다. (중략) 대형 교회 현상은 대형 교회 때문에 생긴 것이다. 교회 크기가 필연적으로 부패를 만들고 타락을 부추긴다. 우리는 크기가 핵심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러나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나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 등 유명 대형교회 목사들은 여전히 '큰 교회가 아름답다'는 교의를 공공연히 설파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목사는 단호한 어조로 ‘종교권력자의 사고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맥락에서 이 목사가 제시한 '건강한 작은 교회'는 교회 대형화에 대한 대안인 셈이다.

reshape
(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교회개혁에 앞장서 온 이진오 목사가 자신의 제언을 담은 책 <재편>을 내고 9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목사는 신도수 50명에서 200명 정도를 적정선으로 본다. 그러나 신도수가 적다는 점이 곧 건강성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이 목사는 무엇보다 교회의 공동체성과 공공성에 방점을 찍는다. 즉 규모는 작지만 "같은 믿음을 고백하고 공유하며 신앙과 삶을 나누고 공유하며", "개별 지역 교회로 존재하지만 우주적 교회의 일원으로서 공적으로 존재하는" 교회가 ‘건강한 작은 교회'라는 의미다.

이 목사는 이런 맥락에서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명성교회 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목사는 명성교회 사태를 "지교회가 공교회를 흡수한 일"로 규정하면서 "이는 교회의 교회됨을 포기한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16세기 칼뱅은 충분히 진화론적 사유를 하고 있었다"

이오갑 강서대 명예교수(조직신학)가 「신학논단」 제117집(2024 가을호)에 '칼뱅의 창조론과 진화론'이란 제목의 연구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정태기 영성치유집단이 가진 독특한 구조와 치유 의미 밝혀

정태기 영성치유집단을 중심으로 집단리더가 구조화된 집단상담 프로그램에서 무엇을 경험하는지를 통해 영성치유집단이 가진 독특한 구조와 치유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학철 교수, "기독교 신앙인들이 진화론 부정하는 이유는..."

연새대 김학철 교수(신학과)가 상당수 기독교 신앙인들이 진화론을 부정하고 소위 '창조과학'을 따르는 이유로 "(진화론이)자기 신앙의 이념 혹은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아우구스티누스 사상의 모호성을 극복하는 원효의 체상용의 삼위일체론

아우구스티누스 사상과 원효의 체상용의 불교철학 사상을 비교 연구한 글이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손호현 교수(연세대 신과대학)는 얼마 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