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11월 17일(금) "생명과 안전을 위해 핵발전소 중단하라"는 제하의 성명을 발표하고 포항 지진 사태를 고려하여 핵발전소의 가동 및 신고리 5,6호기의 건설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생명과 안전을 우선하지 않을 때 그 재앙은 의인도 피해가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아래는 성명서의 전문이다.
생명과 안전을 위해 핵발전소 중단하라
"기초가 바닥부터 흔들리는 이 마당에 의인인들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시11:3)
2017년 11월 15일 5.4규모의 큰 지진이 포항 북구 지역에서 일어났다. 2016년 9월 12일 경주에서 일어났던 5.8규모의 지진 이후 수차례 여진으로 인해 많은 고통을 당했던 바로 그 지역이 다시 이러한 큰 규모의 지진을 맞은 것이다. 지진의 여파를 서울지역에서도 느낄 만큼 큰 지진이었다. 이로 인한 피해가 적지 않으며, 지역주민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무엇보다 2차, 3차 피해를 막고, 더 이상 공포에 떠는 일이 없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
핵발전소 가동을 멈춰라. 확실한 안전점검이 우선이다.
지진의 공포는 단지 건물이 무너지고, 사람이 다치는 것에만 있지 않다. 많은 시민들은 포항과 경주의 지진을 보며 핵발전소를 떠올렸다. 2016년 경주 지진의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일어난 이 지진에도 과연 핵발전소는 안전할 것인가 하는 질문을 가진 것이다. 한수원은 30분도 되지 않아 핵발전소에 이상이 없다고 발표했다. 가동정지와 안전점검 등의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안전을 장담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경주의 중저준위방폐장 콘크리트의 균열이 발견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핵발전소에 대한 불안감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핵발전소를 계속 가동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행위이다.
노후 핵발전소와 신규 핵발전소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
현재 노후 핵발전소와 신규 핵발전소는 한반도 동남부 양산단층과 수많은 단층들 위에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한반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지진의 규모를 7.5로 예측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지어지는 신고리 5,6호기마저도 7.0규모의 내진설계를 반영한 채 건설 중이다. 심지어 현재 가동 중인 대부분의 핵발전소의 내진설계는 6.5이다. 특히나 노후 핵발전소의 경우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2016년 경주 지진 이후 수백 차례의 여진이 일어났으며, 2017년에도 멀지 않은 포항에서 이러한 지진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노후 핵발전소와 신규 핵발전소를 다시 고려해야 한다. 언제든 7.5 규모의 지진이 일어날 수 있는 땅에 살아가고 있다는 전제하에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만 한다. 이미 제 수명을 넘어간 월성 1호기 및 시한이 임박한 노후 원전의 조기 폐쇄 등을 검토해야 하며, 시민들의 참여로 인해 공사재개 결정이 난 신고리 5,6호기에 대해서도 이러한 상황에 대한 고려를 바탕으로 매몰비용에 관계없이 중단하고 백지화하는 것이 옳다.
기초가 바닥부터 흔들리는 자리에선 의인이라고 다를 것이 없다. 우리가 여기서 다시 세워야 할 기초, 결코 흔들리면 안 되는 기초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다. 무너진 집은 고쳐 세울 수 있지만 우리의 생명과 안전은 그렇지 않다. 피해복구만큼 중요한 것이 생명과 안전에 대한 고려이다. 이를 바로 세우지 않으면 의인이라도 피해갈 곳은 없다. 금번 재난을 통해 우리 사회가 다시 생명과 안전에 대한 생각을 올바로 세워나가기를 소망한다. 아울러 재난으로 인해 고통당하고 있는 지역주민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하시길 빈다.
2017년 11월 17일
기독교환경운동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