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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민주화 학생모임 “4자 협의회 통해 총장권력 심판 가능해져”

22일 한신대 발전협약 체결 입장 밝혀…협약 뒤 연규홍 총장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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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한신대 제공 )
연규홍 총장 선임으로 촉발된 한신대 학내갈등이 21일 ‘한신대 발전을 위한 협약서’ 체결로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왼쪽부터 연규홍 총장, 윤세관 총회장, 이아론 한신대 총학생회장)

연규홍 총장 선임으로 촉발된 한신대 학내갈등이 21일 ‘한신대 발전을 위한 협약서' 체결로 수습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한신민주화를 위한 학생모임'(학생모임)은 22일 성명을 내고 협약 체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학생모임은 성명에서 "4자 협의회를 통해 총장 권력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넘어 심판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학생모임은 " 그동안 학내구성원은 단 한 명의 총장이 소수 부역자들과 학교 행정을 좌지우지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손을 쓸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 총장에 대한 신임평가 권한을 손에 쥐게 된 학내구성원은 총장의 업무수행이 잘못 나아갈 때 이를 지적하고, 지적이 반영되지 않을 때에는 민주적 절차를 통한 신임평가를 통해 총장권력을 심판할 수 있게 되었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또 차기 총장 선임과 관련, 4자 협의회가 2017년 6월 교수(60%), 학생(20%), 직원(20%) 반영비율로 합산해 1, 2위를 추천하고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이도록 합의한 점을 제시하며 "학내구성원 의견이 반영된 민주적 절차를 통해 뽑을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뒀다.

협약체결에 따라 연규홍 총장은 21일 제19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연 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총학생회와 함께 ‘민족한신'과 ‘진보한신'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합의문을 작성했다"라면서, 이는 "학생, 교수, 직원, 동문 등, 한신 전 구성원이 모두 한마음 되어 한신, 나아가 기장 정신을 온전히 살리기 위한 노력이며 앞으로 한신과 기장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취임식엔 문재인 대통령이 축전을 보내왔다. 문 대통령은 한신대가 "김약연, 김재준, 문익환, 문동환을 품에 안은 한신대는 일제강점기로부터 군사독재시절까지 민족의 고난과 함께 해왔고 시대의 요청에 당당하게 응해 왔다"며 "연 총장 취임이 소통과 배움, 실천의 공동체로서 한신대의 기틀을 더욱 굳건히 다지고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의 명문으로 비상하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고 적었다.

아래는 학생모임이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11월21일 한신대학교 발전을 위한 협약서 체결에 대한 학생모임의 입장]

2017년 11월 21일 오전 11시, 한신대학교 총장실에서 연규홍 교수와 이아론 총학생회장이 ‘한신대학교 발전을 위한 협약서'를 체결했다. 협약서는 서른 세 명의 집단 자퇴와 13일 간의 학생 집단단식을 초래하게 된 이유가 비민주적 총장선임과정에 참여하고 학내구성원과 바르게 소통하지 못한 총장 본인의 책임이었음을 지적하는 것으로 시작되어 네 가지 사항을 약속하고 있다.

이 협약서 체결을 통해 학내구성원은 무엇을 얻었는가? 협약서 내용 그대로다.

1. 이제 학내구성원은 4자 협의회를 통해 총장권력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넘어 심판할 수 있는 권한까지 갖게 되었다. 권력은 감시하고 통제하지 않으면 소수에게 과한 힘이 쏠리게 된다. 그동안 학내구성원은 단 한 명의 총장이 소수 부역자들과 학교 행정을 좌지우지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손을 쓸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 총장에 대한 신임평가 권한을 손에 쥐게 된 학내구성원은 총장의 업무수행이 잘못 나아갈 때 이를 지적하고, 지적이 반영되지 않을 때에는 민주적 절차를 통한 신임평가를 통해 총장권력을 심판할 수 있게 되었다. 민주주의의 핵심인 대표자 소환의 정신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되었다.

2. 적어도 차기 총장은 학내구성원 의견이 반영된 민주적 절차를 통해 뽑을 수 있게 되었다. 2017년 6월 16일, 4자 협의회가 1년여 논의 끝에 합의 도출한 "한신대학교 총장후보자선거규정"에 의하면 학내구성원이 총장공모에 응모한 후보들에 대하여 직접 선거를 진행해 교수(60%), 학생(20%), 직원(20%) 반영비율로 합산해 1-2위를 추천하고 이사회는 이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되어 있다. 앞으로 더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이제 학내구성원은 그동안 밀실에서만 이루어졌던 총장선임에 대해 떳떳하게 자신의 의견을 내며 직접 관여하고 활동할 수 있는 근거를 갖게 되었다.

3. 또한 학교당국은 수십 수백억이 입에 오르내리는 채수일 전임 총장 시절 재정 의혹 해결을 위해 앞장서서 나서기로 했으며, 더욱 눈에 띄는 것은 학교당국이 앞으로의 학생복지 제반 사항에 관한 정책을 총학생회가 직접 제출한 요구를 기반으로 수립하고 시행하겠다고 약속한 점이다. 그동안 학생들의 요구는 학생지원팀이나 학생처를 통해 간접적으로 해결될 수 있었지만 이번 협약을 통해 학내구성원들과 학교의 대표인 총장이 학내 복지 사안을 직접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연규홍 교수를 즉각 퇴진 시키지는 못했다. 그러나 학내구성원은 연규홍 교수의 권력기반을 학교의 재단인 한국기독교장로회나 이사회가 아닌 학내구성원의 대표기구인 4자협의회로 바꿔 놓았다. 총장은 앞으로 일부 목사들에게 잘 보이는 것보다 학내구성원을 따라야 하는 것이다. 대학의 주인이 학생, 교수, 직원 인만큼 이는 당연한 일이다.

한신학우들은 작년 강성영 총장서리 인준 부결의 성과와 같은 또 하나의 커다란 성과를 거두면서 우리 스스로의 투쟁만이 학교를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힘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다. 특히 신학대학 학우들은 헌신적인 선도 투쟁으로 전체학우들의 단결된 마음과 참여를 끌어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약속 그 자체는 미래에 이뤄질 일이기 때문에 여전히 불안하다. 그러나 우리 학우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오늘의 협약서를 만들어낸 이 토대 위에서 내일의 투쟁과 새로운 학생정치를 향한 상상력을 키워낼 것이다. 내일도 투쟁할 우리이기에 오늘의 약속은 오직 우리의 것이다. 우리는 우리를 믿는다.

2017년 11월 22일
한신민주화를 위한 학생모임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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