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세습 논란과 관련, 당사자인 명성교회가 24일 입장을 내놓았다. 당회원 일동 명의의 입장문에서 명성교회는 김하나 목사 위임청빙이 "청빙위원회 및 당회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2017년 3월 19일 개최된 공동의회에서 총 8,104명이 투표하여 찬성 5,860명, 반대 2,128명, 기권 128명으로 3분의 2 이상의 찬성에 따라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는 '공동의회 투표에 따른 결과'라는 기존 입장에서 아무런 진전이 없는 것이다.
명성교회는 뿐만 아니라 이전보다 더 성숙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상처받는 노회와 총회에 더 가깝게 다가가서 겸손히 섬기겠다고만 했다. 또 위임목사 예식 중 취재진 폭행 사건이 벌어진데 대해서는 "과잉 대응한 당사자들에게는 엄중한 주의로 경고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세습 반대 기도회를 주관하는 각 단체들이 꾸린 '명성교회 세습 반대를 위한 신학생 연대'(아래 신학생연대)는 "이 입장문이 명성교회가 여전히 문제의 본질을 보지 못하고 이다는 점을 우리에게 확인시켜줬다"고 비판했다. 신학생연대는 그러면서 "일차적으로 명성교회 내부에서 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워보인다"며 총회에 신속하고 공정한 판단을 촉구했다.
아래는 명성교회가 낸 입장문 전문이다.
<명성교회 담임목사 청빙 과정에 관한 입장>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서울동남노회에 소속되어 있는 명성교회는 1980년 7월 6일 서울 명일동에 소재한 작은 상가에서 김삼환 목사가 20여명의 성도들과 함께 출발했습니다. 교회명도 '명일동의 소리'라는 소박한 구령의 심정이 담겨졌습니다. 상가 시절의 개척 초기 어려운 재정 환경에서도 미자립 교회 지원을 시작하는 등 지난 38년 동안 국내외 선교 및 섬김 사역에 많은 역량을 결집해 왔습니다.
이러한 여정에서 '오직 주님'을 향한 섬김의 목회자로 본이 되어 주셨던 김삼환 목사가 원로목사로 추대되고 명성교회 부목사 출신으로 새노래명성교회를 담임하던 김하나 목사가 명성교회 제2대 위임목사로 청빙되어 2017년 11월 12일 주일 부임했습니다.
후임 담임목사 위임 예식까지의 과정
명성교회 청빙위원회는 후임 목회자 청빙 과정에 눈물로 기도드렸습니다. 결과는 김하나 목사가 명성교회 신앙 공동체를 건강하게 지속하고 새로운 비전을 확대하는데 가장 적임자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이 결과로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청빙하는 건을 청빙위원회 및 당회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2017년 3월 19일 개최된 공동의회에서 총 8,104명이 투표하여 찬성 5,860명, 반대 2,128명, 기권 128명으로 3분의 2 이상의 찬성에 따라 통과됐습니다.
명성교회는 공동의회에서 통과된 안을 놓고 오랫동안 기도하던 중 제101회기 총회 헌법위원회가 대물림방지법에 대해 "본 교단이 채택하고 있는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과 정치 원리 등에 합당치 않아 기본권 침해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사료되어 수정, 삭제, 추가 즉 보완하는 개정을 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결의했습니다. 헌법위원회는 총회 임원회가 받아들인 헌법 해석을 제102회 교단 총회에 보고했고 받아들여졌습니다.
2017년 10월 24일 열린 서울동남노회는 이를 근거로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위임목사 청빙안을 허락했고, 2017년 11월 12일 명성교회는 서울동남노회 주관 하에 후임 김하나 목사 위임 예식을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당회원 일동은 위임 예식까지의 과정에서 장기적으로 명성교회 신앙 공동체의 안정과 비전을 우선시하는 이면에서 많은 사람들이 명성교회를 걱정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성명을 통해 저희들의 입장을 밝혀 드리고자 합니다.
1. 우리는 명성교회의 담임목사 청빙 과정에서 서울동남노회와 총회에 속한 구성원들이 가지고 계신 염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우리 자신을 돌아보겠습니다. 앞으로 명성교회가 이전보다 더 성숙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상처받은 노회와 총회에 더 가깝게 다가서서 겸손히 섬기겠습니다.
2. 우리는 명성교회의 담임목사 선정 과정을 통해 한국교회와 교회 지도자 및 성도들에게 염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하여는 담임목사께서 취임 인사에서 밝힌 대로 "우리는 세상과 교계의 우려를 공감합니다. 세상의 소리가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는 앞으로 그 우려가 해당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고 강조한 것을 되새기며 겸손하게 한국교회와 세계 교회, 이웃과 민족을 향한 사명을 성실하게 감당해 나가겠습니다.
3. 우리는 원로목사 추대 및 위임목사 예식 중에 교인이 아닌 외부의 몇 사람이 고성을 지르며 예배를 방해하는 것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일부 언론사 취재진에게 불편을 끼쳐 드린 것에 대해 가슴깊이 사과드립니다. 수습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일어난 물리적 상처에 대해서는 책임을 감당하도록 하겠습니다. 과잉 대응한 당사자들에게는 엄중한 주의로 경고 조치하였습니다.
끝으로 많은 분들의 염려와 걱정이 한국교회와 명성교회 교우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하면서 '오직 주님'을 향한 변함없는 모습으로 믿음의 온전함을 더해 가도록 온 교우들과 함께 더 기도드리며 전심전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2017년 11월 24일
대한예수교장로회 명성교회 당회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