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명성교회 세습 논란, 파장 교계 안팎 확산

명성아카데미, 숭실대 등에서 잇달아 세습 반대 입장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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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 지유석 기자)
▲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위임청빙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교계 안팎으로 연일 확산되는 모양새다.

명성교회 세습 논란이 명성교회 안팎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먼저 지난 달 30일 명성다윗아카데미 졸업생 62명은 입장문을 통해 " 세상과 교계의 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시어, 잘못된 부분을 솔직히 인정하여 용서를 구하시고, 총회와 노회의 법과 질서에 순응하여 한국교회 전체를 유익하게 하시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비록 '세습'이라고 직접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명성교회 안팎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비판 여론에 귀기울여줄 것을 호소한 것이다.

이들은 또 "명성교회는 한국교회의 가슴을 멍들게 했다. 그동안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의지하여 하나님의 뜻을 구하기보다는, 목사님께만 신앙의 최종 결정권을 맡기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명성다윗아카데미는 명성교회가 크리스천 글로벌 리더 양성을 명분으로 2005년 설립한 기관이다.

한편 김삼환 원로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숭실대학교에서는 '숭실이사장퇴진행동'(아래 퇴진행동)이 꾸려져 이사장 퇴진을 위한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퇴진행동은 김 원로목사의 세습 강행뿐만 아니라 세월호 망언, 박근혜 전 정권과의 유착, 800억 비자금 조성 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아래 퇴진행동과 명성아카데미 졸업생들의 입장문을 차례로 싣는다.

김삼환 목사 숭실대학교 이사장 사퇴를 요구합니다

1. 명성교회 세습 강행

10월 24일, 명성교회가 청원한 김하나 새노래명성교회 목사 청빙안을 서울동남노회가 통과하면서 신자가 10만 명이 넘는 초대형 교회인 명성교회의 '김삼환-김하나 목사 부자 세습'은 결국 강행됐습니다. 엄연히 총회에 '세습금지법'이 있음에도 하나님의 이름을 빌려 '하나'님의 아버지인 김삼환 목사가 탐욕과 부패를 의로운 사명인 것처럼 떠들고 있습니다.

2. 세월호 망언 : "세월호 침몰은 하나님이 하셨다!"

"하나님이 공연히 이렇게 (세월호를) 침몰시킨 게 아니다. (악한 세력이) 나라를 침몰하려고 하니 하나님께서 대한민국 그래도 안 되니, 이 어린 학생들 이 꽃다운 애들을 침몰시키면서 국민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

3. 박근혜 용비어천가 : 부패 정권과의 권력 유착

작년 겨울, 최순실 국정 개입으로 온 나라가 좌절로 덮여 있을 때 김삼환 목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종교계 인사 면담에서 비판은커녕 그저 박근혜 전 대통령 입맛에 맞는 말만 떠들었습니다.

4. 비자금 800억 조성

올해 1월에는 비자금 800억 원 조성 의혹이 불거졌고 이에 대해 서울 동부지법은 800억의 돈이 비자금이라고 인정했습니다. 그의 탐욕이 온 천하에 드러난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참여와 행동이 필요합니다. 서명을 비롯해 함께 김삼환 목사 이사장직 퇴진을 위해 관심 가져 주시고 함께 동참해 주시길 바랍니다.

주여! 이 작은 자들의 외침을 들으소서!
(명성교회 및 명성교회 출신 일부 성도들의 고백문)

최근 명성교회의 후임 청빙 과정을 겪으며 저희는 깊은 슬픔과 자책에 빠졌습니다. 나아가 저희는 명성교회 안에서 반성 없는 침묵을 깨고자 수 주간 기도하고 치열하게 토론하며 먼저 작은 용기를 내었습니다. 이 글은 결코 명성교회를 혼란시키거나 분열시키고자 하는 목적이 아닙니다. 비록 생각은 서로 다를지라도 자성의 목소리를 통하여 스스로를 돌아보고자 함이며, 이는 교회가 다시 온전한 모습으로 회복되기를 원하는 간절함과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저희는 명성교회로 말미암아 상처 입은 한국교회와 모든 분들께 깊이 사죄합니다.
저희는 명성교회의 잘못된 판단에 대하여 침묵했던 것을 하나님 앞에 회개합니다.
저희는 명성교회의 후임 청빙 과정과 결과에 분명한 잘못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중에는 여전히 명성교회에 출석하는 자들도 있고, 지금은 해외 등 타지역의 교회를 섬기는 자들도 많지만, 그리스도의 한 몸 된 지체로서 공교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교회나 목회자의 권위 아래서가 아니라, 오직 성경과 그리스도 안에서 양심의 자유에 의존하여, 아래와 같이 고백합니다.

1. 우리 명성교회는 깊이 반성해야 합니다.

명성교회는 한국교회의 가슴을 멍들게 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의지하여 하나님의 뜻을 구하기보다는, 목사님께만 신앙의 최종 결정권을 맡기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고, 가슴 아프지만 목사님도 실수할 수 있음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건강한 교회가 되려면 교회가 잘못된 길을 갈 때, 겸손한 마음으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말할 수 있는 성도들의 용기가 필요합니다. 또한 교회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소통과 견제의 기능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자정의 능력을 회복하여 한 마음으로 다시금 "오직 주님"만, "칠년을 하루 같이" 바라보아야 합니다.

2. 사랑하는 김삼환 목사님과 김하나 목사님께 호소합니다.

김삼환 목사님께서는 저희에게 다윗과 같은 지도자가 되라고 늘 말씀하셨습니다. 저희는 하나님께 순종한 다윗의 처음 길과, 반대로 불순종한 다윗의 나중 길도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다윗의 인생의 여정이 계속하여 두 분에게 거울이 되어, 끝까지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길로만 걸어가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세상과 교계의 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시어, 잘못된 부분을 솔직히 인정하여 용서를 구하시고, 총회와 노회의 법과 질서에 순응하여 한국교회 전체를 유익하게 하시면 좋겠습니다.

3. 한국교회 성도님들께 명성교회를 위한 기도와 견책을 부탁드립니다.

명성교회의 주님은 오직 "하나님"이십니다. 지금도 명성교회 안에는 하나님의 뜻을 구하기 위하여 고민하며 자신을 성찰하는 수많은 신실한 그리스도인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십시오. 하나님 나라는 결코 교회 건물이나 재정이나 모인 성도수의 많고 적음에 있지 않음을 저희는 믿습니다. 또한 사람의 실패, 교회의 실패가 결코 하나님 나라의 실패가 될 수 없다고 믿습니다. 명성교회가 이번 일을 계기로 오히려 잘못된 점을 반성하고 영적으로 회복되는 다음 세대가 될 수 있도록 다 함께 기도와 견책을 부탁드립니다.

이러한 저희의 고백은 세상과 교계의 우려를 겸손하게 받아들이며 앞으로 나아가려는 작은 노력이며, 일그러지고 흐릿해진 명성교회의 공교회성과 순수한 신앙을 다시 바로 세워, 다시금 한국교회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온전히 감당하도록 하고 싶은 작은 자들의 외침입니다.

이제부터 저희도 명성교회의 잘못에 함께 아파하며 참회하겠습니다.
이제라도 정말 명성교회가 회개한 다윗의 모습을 따르면 좋겠습니다.
이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가 진짜 주님 되신 우리 교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주여! 이 작은 자들의 외침을 들으소서!

2017년 11월 30일

명성다윗아카데미 졸업생
권보석 권판석 김가림 김나연 김세환 김솔아 김수은 김원주 김정윤 김주현 김지후 김현우 김현태 노유진 노종윤 문흥윤 박예슬 박인성 박지훈 배교선 성진용 양신혜 양정모 엄정용 엄지용 유지솔 이민구 이민성 이성미 이재연 이중곤 이찬민 임수인 임지은 정보연 정현민 정철종 진창민 최건우 최우빈 한지현 황석근 황지수 외 19명(이름 비공개 요청) *이상 총 62명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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