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성심병원에 이어 종교 단체가 설립한 대구가톨릭대학교 병원 간호사들도 짧은 치마를 입고 선정적인 춤을 추는 무대를 강요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 25일 페이스북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자신을 '대구가톨릭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직원'이라고 소개한 한 제보자의 글이 올라왔다.
제보자는 해당 글에서 "성심병원에서 장기자랑이 이슈가 됐는데 저희도 마찬가지였다"라며 "간호사들이 짧은 치마를 입고 캉캉춤을 추고 걸그룹 EXID의 '위아래'를 췄다"고 주장했다.
제보자는 이어 "퇴사하고 싶은 간호사에게 '춤을 추면 퇴사하게 해줄 테니 춤을 추라'고까지 해 그분은 억지로 춤을 추고 퇴사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간호사들의 선정적인 춤이 병원 당직자들의 강요에서 진행된 것임을 말해주는 정황이다.
제보자는 해당 글과 함께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무대 위 간호사들의 사진을 게시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서 간호사들은 짧은 치마를 입고 무대 위에서 걸그룹을 모방하는 선정적인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다.
제보자는 그러면서 "저희는 법적으로 보장된 연장수당도, 연차수당도 못 받고 있었고 저희의 근로조건을 정해놓은 임금규정이나 이런 것들을 전혀 볼 수 없게 되어있었다"라며 "제 월급이 어떻게 책정된 건지, 제대로 계산된 건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제보자는 또 간호사들이 간호 일과는 무관한 일에 동원되었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신부님이 사택을 옮기면 이삿짐을 옮기려 직원들이 차출되어야했고, 띠를 두르고 병원 안내를 하고, 병원이 건물을 지어 이사를 하면 근무가 끝나고도 이삿짐을 나르고 병원을 청소하고, 병원 행사가 있는 날엔 높으신 분들 태우러 운전기사 노릇도 해야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제보자는 "조무사님들도 어디가라 저리가라 한마디에 병동이 바뀌고 기준도 없는 승급과 승진에 줄서기가 만연하고,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다며 종교를 강요하기까지 했다"면서 "저희는 신부님이 보고 즐길 볼거리가 아니고, 신부님과 병원이 필요한일이면 다 해야 하는 비서들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한편 대구가톨릭대학교 병원 측은 제보자의 폭로 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병원 관계자는 간호사들의 해당 행사와 관련해 병원 의사들은 참석하지 않았고 심지어 의료원장(신부)도 축사만 하고 자리를 떴다고 반박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오히려 수간호사가 옷이 너무 선정적이라고 지적했는데도 간호사들끼리 서로 1등을 해 상금을 타려고 경쟁이 붙다 보니 자발적으로 그런 옷을 입고 공연을 한 것"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