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는 지난 해 12월 대전시내 모처에서 이사회를 열고 김 총장 연임을 결정했고, 이에 대해 교수들은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러자 이사회는 올해 1월 이사회를 열고 해당 교수들에 대해 직위해제 및 고소 조치를 취하기로 결의했다. "학교와 관련한 허위사실을 다양한 방법으로 유포하여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훼손하고, 사립학교법 및 학교 교직원 복무규정 등을 위반하여 학교 업무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없도록 지속적으로 방해했다"는 게 이유다.
이 같은 결정에 따라 4명의 정교수가 직위해제됐고, 부교수 2명과 조교수 2명은 이사회로부터 고소를 감수해야 할 처지가 됐다.
대전신학대는 신학과 학부과정과 석박사 과정만 운영하는, 2017학년도 기준 학생수 320명 규모의 소규모 신학 전문교육기관이다. 이 점을 감안해 보면, 교수들에 대한 무더기 징계는 사실상 교수진 전원에 대한 조치나 다름없는 셈이다.
교수협의회는 학내 갈등이 김 총장 부임 직후부터 불거졌으며, 이사회와 총장이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우선 김 총장이 비정년계열 교수와 승진을 앞둔 교수들에게 협조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또 학생지도위에서 징계 결의된 학생들이 동문회 임원과 연결돼 있고, 학생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징계에 대한 최종 결제를 1년 넘게 거부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총장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보직 교수들이 자신에게 고분고분하지 않으면 즉각 교체했다는 것이다. 지난 12일 기자와 만난 A 교수는 "보직 임기가 2년인데, 임기를 다 채운 적이 없었다. 총장 입맛에 맞지 않으면 즉각 해임했기 때문"이라고 증언했다. 이사회 결의에 따라 직위해제 조치를 당한 B 교수는 "김 총장 임기 내내 교수들이 문제를 제기해 왔으나 번번이 묵살 당했다. 이번 사태는 그간 내재해 있던 갈등이 표면화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사회·총장, 학교 사유화 시도하나
교수협의회는 이사회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이사회가 지난 해 9월 신임 교수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3순위 후보를 교수로 임용하고, 임용하는 즉시 기획처장·학생지원처장 등 주요 보직 2개를 맡겼다는 게 교수협의회의 주장이다.
이런 와중에 이사회는 12일 3명의 교수를 특별 채용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대해 교수협의회는 "신규교원 임용은 공개채용이 원칙"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A 교수는 14일 기자에게 이 같은 입장을 전해왔다.
"지난 9일 교원인사위원회는 '신규교원의 채용은 공개채용을 원칙으로 한다'는 본교 규정에 따라 교수회의 논의 및 공개채용을 요청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이사회는 특별 채용으로 3명의 교수를 임용했다. 이는 명백한 교원인사위 심의절차 위반이다. 국내 학교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교수협의회는 이사회가 취한 일련의 조치들이 학교 사유화를 위한 목적에서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이사회는 '교수들이 총장에 비협조적이었다'며 선을 그었다. 김아무개 이사는 14일 오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총장이 전횡을 일삼았다고 주장하나, 그렇게 볼 수 없다는 판단이다. 김 총장 임기동안 교수들이 비협조적이었다. 자신들의 비협조적인 태도는 감추고 모든 책임을 김 총장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사회는 후임 총장 인선 문제를 두고 1년 전부터 고민했다. 그러나 학내 갈등으로 외부 인사 영입은 어렵다고 보았다. 또 외부 인사를 선임한들 교수들과 계속 갈등하리라는 판단이 들었다. 이에 학내 사정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김 총장 연임으로 뜻이 모아진 것이다."
김 총장도 "만약 잘못을 했다면 관계 당국에 고발하라"고 맞섰다. 김 총장은 "총장 임기 내내 교수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라면서 "의혹 제기를 하려면 당당히 기자회견을 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B교수는 "교수들이 비협조적이었다는 주장은 명백한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B교수는 "김 총장이 오면서 다수의 교수들이 학교를 위해 보직을 맡기로 자청했다. 그러나 총장의 전횡을 목격하고 제어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러 물러났다"고 반박했다.
학내 갈등과 관련, C 교수는 아래와 같은 심경을 기자에게 전했다.
"김 총장 부임 이후 학내 상황이 알려지면서 입학생 수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대전에서 목회하시는 한 목사님께서는 우리 학교에 기부하던 기부금도 줄여야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현재 학교는 위기상황이다. 지금까지 교수들은 많은 불이익을 당했어도 분노를 억누르고 있었다. 학교 정상화를 위해선 그 어떤 희생도 감수할 수 있다. 그러나 현 총장 체제에서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