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NCCK 주최로 열린 '2009년 아시아주일 연합예배'에서 박종화 목사는 "하나님의 큰 축복을 받은 한국교회가 아시아를 위로해야 한다"고 메시지 전했다. ⓒ이지수 기자 |
제단 앞에는 꺼질듯한 촛불과 조금의 물, 몇 송이의 꽃이 놓였다. 그것들이 풍기는 아련한 분위기는 예배 내내 계속됐다.
17일 오후 서문교회에서 NCCK 주최로 ‘2009년 아시아주일 연합예배’가 열렸다. 설교에서 박종화 목사(경동교회)는 수많은 아시아인들의 슬픔과 고통을 상기시키며 “하나님의 큰 축복을 받은 한국교회가 아시아를 위로해야 한다”고 전했다.
물은 눈물을, 촛불은 위로를, 꽃은 생명을 뜻한다고 한다. 박종화 목사는 올해 아시아주일 연합예배의 대상국으로 지정된 스리랑카의 눈물을 기억하자며, “이제 그 나라에도 꽃이 피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스리랑카의 ‘촛불’이 되자고 말했다. 박종화 목사는 30여 년 전 독일에서 사역하던 얘기를 꺼내며 “한국인 목사였기 때문에 내가 설교한 예배에서 거둬진 헌금은 모두 한국교회를 위해 쓰였다. 그런데 (특이한 세금제도상) 특별헌금은 거의 하지 않던 독일인들이, 내가 설교하는 예배에서는 지폐를 헌금하는 것이었다. 왜 그랬겠는가? 한국이라는 나라가 비록 자신들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이지만 주님을 위해 눈물로써 일하는 형제자매들이 있는 나라였기 때문이었고, 자신들이 먼저 받은 축복 때문에라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아시아주일 연합예배'에서 스리랑카가 국적인 국내 외국인노동자들이 가스펠 공연을 하고 있다. ⓒ이지수 기자 |
박종화 목사는 한국교회가 독일교회처럼 하나님의 큰 축복을 받게 되었다며, “이제 한국교회가 스리랑카를 위로해야 한다. 우리의 가진 것을 스리랑카의 형제자매들을 위해 내어놓자”고 말했다. 또 “아무리 가진 게 적다 해도 30년 전에 비하면 굉장한 축복을 받은 것 아닌가? 헌금, 사랑 등 우리가 베풀 수 있는 모든 것을 베풀자”고 말했다.
스리랑카를 넘어 아시아를 위하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바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에 정말 수많은 나라와 백성이 있다. 그들에게 한국교회가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종화 목사는 스리랑카에 ‘희망’을 전했다. “우리가 같이 울기만 할 것이 아니다. 기근과 전쟁 속에서도 희망의 꽃은 피어날 수 있으며, 그러므로 우리는 희망을 노래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희망을 주실 것이다”고 전했다.
올해 아시아주일 연합예배는 스리랑카의 눈물을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눈물 방울’(Tear Drop)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예배에서는 안산이주민센터의 스리랑카 외국인노동자들이 가스펠을 공연하며 스리랑카의 아픔과 희망을 전했으며, NCCK 김창현 목사, 미얀마인 뿌이(한신대 교환학생), 한국인 이동성 어린이가 ‘아시아를 위로하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염원하는 기도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예배에서 모아진 헌금 전액은 스리랑카기독교협의회에 전달됐다.
*아시아주일예배-1974년부터 성령강림절 직전 주일에 세계 에큐메니칼 기관들이 아시아주일을 지켜왔다.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의 전신인 동아시아기독교협의회(EACC) 창립을 축하하는 날이기도 하다. 올해 아시아주일은 5월 24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