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승비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며 미투운동에 동참해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승비의 이윤택 폭로와 함께 이승비 남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승비 남편은 오페라 가수로 알려졌으며 슬하에 자녀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비는 육아 경험이 자신의 연극 인생에 있어서 귀중한 경험을 제공했다고 과거 한 매체를 통해 전한 바 있다.
이승비 배우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묵인하고 있는 게 죄스러워 입을 연다"는 말문을 열면서 미투 운동(#MeToo·나도 당했다)에 동참했다.
이승비는 "이슈가 되고 있는 그 연출가이자 그 당시 국립극장 극장장이던 그분(이윤택)이 공연 중인데도 불구하고 낮 연습 도중 저보고 따로 남아 발성 연습을 하라고 했다"며 "그때 당시는 CCTV도 없고 그는 그곳에서도 왕 같은, 교주 같은 존재이기에 남아서 따로 연습에 응했다"고 말했다.
이승비는 이어 "대사를 치게 하면서 온몸을 만졌다. 너무 무섭고 떨려서 제 몸은 굳어져 가고 수치스러움에 몸이 벌벌 떨렸다"며 "결국 제 사타구니로 손을 쑥 집어넣고 만지기 시작해 있는 힘을 다해 그를 밀쳐내고 도망쳐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승비는 그러면서 "정신을 가다듬고 행정실로 찾아가서 모든 얘기를 전했지만 그 일에 관련된 얘기는 듣지도 않고 원래 7대 3이었던 공연 횟수가 5대 5로 바뀌었다는 일방적인 통보만 받았다"며 "충격에 휩싸여 집에 오는 길에 응급실로 실려갔다"고 고백했다.
특히 이승비는 "결국 그날 공연을 못하고 최초로 국립극장 공연을 펑크 낸 배우라고 마녀사냥을 당했다"며 "그 당시 모든 사람들이 저를 몰아세웠고 그 공연의 코러스였던 당시 남자친구 역시 연희단거리패였기에 모든 것을 묵인했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그는 "그날 이후 신경 안정제를 먹고산다"며 "이 무시무시한 일들이 더 이상 후배들에게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남긴다. 그제 아버지를 하늘 나라로 보내드리고 손을 떨며 간절한 마음으로 제 맘과 의지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연극 배우 이승비는 2003년 영화 '장화, 홍련'을 통해 스크린에도 데뷔했다. 극단 '나비꿈' 대표이기도 한 그는 영화 '마법사들', '모던 보이', '작은 연못' 등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쌓았다.
중앙대학교에서 연극학을 전공한 그는 2002년 유씨어터와 2005년 국립극장, 2010년 독일 드레스덴 국립극장에서 단원으로 활동했으며 연극 '떼도적', '연꽃정원',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등에서 열연한 바 있다.
한편 검찰 조직 뿐 아니라 공직 사회, 문단, 연극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성추행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앞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여성위원회(여성의, 위원장 인금란 목사)는 지난 5일 입장문을 내고 서지현 검사의 고발로 드러난 검찰 조직내 성폭력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여성위는 입장문에서 "검찰 내에서 일어났던 모든 성폭력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가해자 처벌을 통해 검찰 내에서부터 잘못된 성평등 문화를 개혁해야 한다"며 이 같이 촉구했다. 여성위는 이어 "한국교회가 뿌리 깊은 여성 차별적 문화와 가부장 위계적 조직구조로부터 탈피하도록 노력하겠다. 성평등한 사회, 성폭력 근절 사회를 이루기 위해 치열한 성찰을 거치고, 피해자와 약자, 그리고 생존자들과 함께 연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