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화해·통일위원회(위원장 나핵집)는 1988년 2월 29일 발표한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이하 '88선언') 30주년을 맞이하여 3월 5-7일 서울 동대문 라마다 호텔에서 "평화를 심고 희망을 선포하다"라는 주제로 국제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번 국제협의회에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세계개혁교회연맹(WCRC), 아시아기독교협의회 (CCA), 미국교회협의회 (NCCCUSA), 국제 기독교구호기관인 ACT와 불교계의 니와노 평화재단 등 해외 종교계 지도자 40여명과 국내 교계지도자 100명 총 140여명이 참가했다.
마지막 날 채택된 선언서를 통해 협의회 참가자들은 11년 만에 성사되는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며 북미대화를 포함한 남북평화체제를 향한 모든 일정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아래와 같은 실천계획을 채택하고 세계의 모든 교회와 정부, 시민사회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실천 계획 (Action Plan)
사람과 사람의 만남: 우리는 WCC와 CCA 및 세계 에큐메니칼 파트너들에게 북남 기독교인들 간, 그리고 한반도 기독교인들과 세계 기독교인들 간 만남과 교류, 협력의 기회를 확대해줄 것을 요청한다. 특별히 여성과 청년의 참여 기회를 확대해 줄 것을 요청한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이 지역의 상호 이해와 평화의 문화를 구축하는 데 중대한 기여를 한다.
평화조약: 우리는 전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 구성원들과 선한 뜻을 가진 모든 이들이 1953년 정전협정을 평화조약으로 대체하는 캠페인을 지지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주기를, 그리고 각 정부가 평화조약을 위한 캠페인을 지지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줄 것을 요청한다. 우리는 WCC가 2019년 정의평화순례 (PJP)의 주요 틀 안에서 이 문제를 특별하게 고려해 주기를 바란다.
민간평화조약: 우리는 2021년 WCC 제11차 총회가 북과 남의 교회가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가들, 시민 사회 협력자들과 함께 한반도를 위한 '민간평화조약'을 체결하는 상징적인 실천에 동참하는 기회로 활용되기를 바란다.
동북아시아 평화네트워크: 민중평화조약을 체결하는 운동이 동북아시아 교회를 포함한 CCA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동북아시아 평화 네트워크'로 발전하는 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한반도에큐메니칼포럼 확대: 우리는 한반도 평화통일 개발협력을 위한 에큐메니칼 포럼(EFK)의 확대를 요청한다. EFK는 북에 대한 디아코니아적 대응과 평화지지 활동, 두 측면에서 세계 에큐메니칼 정보 공유와 조직을 강화하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교회와 교회 관련 단체를 포괄해야 한다. 우리는 또한 NGO/시민 사회 협력 단체들이 EFK에 참여하고 평양에 EFK 협력 기지를 설립할 가능성을 검토해줄 것을 제안한다.
제재의 인도주의적 영향에 대한 대응: 우리는 EFK가 북한 제재 체제가 대북 인도주의적 접근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교회와 교회 관련 단체로부터 정보와 경험을 취합하여 관계 당국에 이 문제를 제기해줄 것을 제안한다.
위기관리 / 비상 연락 채널: 한반도 위기관리에 관한 에큐메니칼 기여로서, 우리는 WCC의 지원으로 NCCK와 NCCCUSA 간 비상 연락 채널이 개통되기를 바란다. 이 비상연락망은 특히 미국 교회와 한국 교회가 긴급한 우려와 실천 내용을 논의할 때 사용될 것이다.
북쪽 주민들과의 이야기 나눔: 우리의 북쪽 형제자매들을 더 잘 이해하고 북과 북의 민중에 대한 비인간화를 바로잡기 위해, 우리는 세계 에큐메니칼 공동체가 북쪽 주민과 교회의 증언과 이야기를 듣고 공유해주기를 요청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공동으로 사용할 자료를 준비하고자 한다.
한반도 핵확산의 진정한 역사와 근본원인 논의: 우리는 한반도 핵무기의 존재와 개발의 근본 원인과 역사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자료를 준비할 것이다. 우리는 한반도의 군사화와 핵무장의 맥락이 현재 만연한 비난과 금지의 수사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기억과 고백의 기회: 한국민들과 한반도 분단의 역사 속에서 특별한 날이나 고통스러운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몇 개의 날짜와 행사를 정하여 세계 에큐메니칼 공동체가 예배와 신앙 공동체의 삶을 통해 이러한 사건들을 기억하도록 요청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기회를 통해 사색하고 기억 속에서 고백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평화교육: 우리는 세계 에큐메니칼 공동체(NCCK 협력 교회와 단체)가 평화중심교육과 신학적 성찰에 참여하고, 환대와 치유, 화해의 가치에 초점을 맞춘 예배와 옹호 자원을 개발하고, 배제, 억압, 분리에 기반을 두었던 담론을 변화시켜 주기를 요청한다. 나아가, 우리는 세계 에큐메니칼 공동체가 8월 15일 광복절 전 주를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공동기도주간"으로 정하여 한국 교회와 함께해 줄 것을 요청한다. 이를 위한 중요한 자료로서 우리는, NCCK와 KCF(조선그리스도교련맹)가 수 년 간 작성한 모든 공동 기도문을 수집하여 배포하고자 한다.
신학적 교류: 우리는 KCF와의 에큐메니칼적, 신학적인 교류를 위해 WCC가 평양신학원과의 신학자 교류를 주도해 주기를 요청한다. 그리고 에큐메니칼 공동체가 여성 신학자들의 활발한 교류 참여를 지원해줄 것을 요청한다. 나아가, 우리는 NCCK 회원교회와 협력 단체들이 KCF 신학 교육에 사용될 수 있는 신학 서적, 교재 및 기타 자료를 제공해줄 것을 요청한다.
한국인 디아스포라 네트워크 형성: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에큐메니칼 증언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확대하고 강화하기 위해 미국, 캐나다, 중국, 일본, 러시아, 독일, 영국 등에 있는 해외 한국 교회들이 NCCK와 협력해 줄 것을 권고한다. 이를 위해, NCCK 협력 교회와 단체들이 NCCK와 전 세계 한국인 디아스포라 연대의 표명으로서 '한국 위원회' 및/또는 '재외동포 네트워크'를 건설하여 줄 것을 제안한다.
종교간 협력: 한반도 분단을 가로질러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사회의 모든 부문을 동원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며, 종교 간 협력을 요청한다. 최근 조선종교인평화회의(북)와 한국종교인평화회의(남), 그리고 세계종교인평화회의가 참여한 종교 간 협력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종교간/신앙간 활동은 한반도 안팎의 모든 종교인들 간의 폭넓은 협력을 위한 좋은 토대가 된다.
우리는 위에 언급한 우리의 실천 계획이 2023년 정전 협정 70주년, 2024년 NCCK 창립 100주년을 거쳐 2025년에 풍성한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