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형제복지원 재조사...대법원 형제복지원 원장 판결 뒤집힐까?

ap
(Photo : Ⓒ AP통신 화면 갈무리)
▲미AP통신은 형제복지원에서 자행된 인권침해 실태를 부산발로 상세히 보도했다.

형제복지원 재조사에 검찰이 나선다고 KBS가 11일 단독 보도한 가운데 최악의 인권참사로 불리는 형제복지원의 과거가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수용자 수백명이 사망하고 폭행, 불법감금, 성폭력 등이 만연했던 형제복지원 시설을 운영한 박모 원장은 징역 2년 6월 형을 받았다. 당초 검찰은 박 원장에 대해 특수감금, 업무상횡령 등의 혐의를 적용했으나 대법원은 업무상 횡령, 외환관리법 위반 등만 유죄로 인정한 바 있다.

형제복지원은 부산 ㅅ교회 장로 출신 원장이 운영하던 시설로 알려져 있다. 삐뚤어진 종교인과 권력과의 잘못된 결탁이 빚어낸 결과물로서 최악의 인권 참사라는 점에서 한국판 홀로코스트로 불리기도 한다.

형제복지원은 박정희 정권 때인 1975년 내무부(현 행정자치부) 훈령 410호가 공포되면서 설립됐고, 이어 전두환 정권이 거리 '정화'를 명분으로 일반인들을 부랑아 취급하며 마구잡이로 수용했다. 형제복지원은 독재 권력의 그늘 아래 종교성을 강하게 띤 주체로부터 누구의 감시와 통제도 받지 않은 채 시설을 폭압적으로 운영했다.

군 하사관 출신이자 개신교회 장로였던 형제복지원 원장은 조직을 군대식으로 편성하고, 폭행, 강간, 강제노역 등 온갖 인권침해 행위를 자행했다. 형제복지원에서 벌어졌던 가혹행위는 그야말로 충격적인 수준이어서 국내 공중파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 자주 다뤄졌고, 얼마 전엔 미AP 통신이 탐사보도로 실태를 전하기도 했다.

형제복지원에 수용되었던 한모 씨는 수용 시설에서 생활할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120명의 소대원들은 새벽 4시에 기상해서 30분 동안 세면한 뒤 5시에 일조 점호를 받아야 했다. 그동안에 복지원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찬송가가 흘러 나왔다. 박인근 원장은 일조 점호 때 성경에 있는 내용을 물어봤는데 원장은 원생이 제대로 답을 못하면 두들겨 팼다. 소대원들도 단체로 기합을 받았다. 그래서 찬송가와 기도문, 성경 본문을 외워야 했다. 난 성경에 기록된 노아 가족의 족보도 기억한다. 박 원장이 이 내용을 묻기도 해서다."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존재하는 종교가 인간의 최소한의 권리, 존엄성을 무시한 채 인권을 탄압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 폭로된 것이다. 이들 시설들이 종교의 민낯을 드러내게 시작한 시발점은 다름아닌 잘못된 '권력'과의 결탁이었다.

한편 형제복지원 재조사는 비상상고 조치에 따라 이뤄지게 될 전망이다. 비상상고란 형사판결이 확정된 이후 그 사건의 심리가 법령에 위반된 것을 발견했을 때 대법원에 '다시 재판해달라'고 신청하는 비상구제 절차다. 이에 따라 형제복지원 재조사를 통해 1989년 형제복지원 원장 박모씨에 내려졌던 대법원의 판결이 뒤집히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지수 newspaper@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AI의 가장 큰 위험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죄"

옥스퍼드대 수학자이자 기독교 사상가인 존 레녹스(John Lennox) 박사가 최근 기독교 변증가 션 맥도웰(Sean McDowell)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신간「God, AI, and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여성들, 막달라 마리아 제자도 계승해야"

이병학 전 한신대 교수가 「한국여성신학」 2025 여름호(제101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서 서방교회와는 다르게 동방교회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극단적 수구 진영에 대한 엄격한 심판 있어야"

창간 68년을 맞은 「기독교사상」(이하 기상)이 지난달 지령 800호를 맞은 가운데 다양한 특집글이 실렸습니다. 특히 이번 호에는 1945년 해방 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경재 교수는 '사이-너머'의 신학자였다"

장공기념사업회가 최근 고 숨밭 김경재 선생을 기리며 '장공과 숨밭'이란 제목으로 2025 콜로키움을 갖고 유튜브를 통해 녹화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경직된 반공 담론, 이분법적 인식 통해 기득권 유지 기여"

2017년부터 2024년까지의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 기독교 연합단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반공 관련 담론을 여성신학적으로 비판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인간 이성 중심 신학에서 영성신학으로

신학의 형성 과정에서 영성적 차원이 있음을 탐구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인수 교수(감신대, 교부신학/조직신학)는 「신학과 실천」 최신호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안병무 신학, 세계 신학의 미래 여는 잠재력 지녀"

안병무 탄생 100주년을 맞아 미하엘 벨커 박사(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명예교수, 조직신학)의 특집논문 '안병무 신학의 미래와 예수 그리스도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위험이 있는 곳에 구원도 자라난다"

한국신학아카데미(원장 김균진)가 발행하는 「신학포럼」(2025년) 최신호에 생전 고 몰트만 박사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전한 강연문을 정리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 위기는 전통의 사수와 반복에만 매진한 결과"

교회의 위기는 시대성의 변화가 아니라 옛 신조와 전통을 사수하고 반복하는 일에만 매진해 세상과 분리하려는, 이른바 '분리주의' 경향 때문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