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민중신학회 정기세미나 ⓒ이지수 기자 |
한국에서 태동된 ‘민중신학’은 세계 신학계에서 브랜드화되어 가고 있지만, 민중신학에 기반한 민중교회의 영향력은 갈수록 쇠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한국민중신학회(회장 노정선 연세대 교수)에서 나왔다.
한국민중신학회는는 5일 한백교회 안병무홀에서 <한국교회의 ‘세계화 신학’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정기세미나를 열었다. 김영철 목사(새민족교회)의 발제 후 이어진 토론에서 민중신학을 아끼는 신학자들과 목회자들로부터 이 같은 주장이 나왔다.
우선 김영철 목사가 한국 민중교회의 현실을 지적했다. 김 목사는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예장, 기장, 감리교에 속한 민중교회가 80-100개는 됐다. 그 때에 비하면 현재 민중교회의 규모나 영향력은 매우 축소됐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노동자와 같은 사회의 새로운 소외계층에 민중교회가 관심을 쏟은 것은 사실이나, 전체적인 선교 저변은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대체로 김 목사의 의견에 동감하며, 민중교회의 확대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로 논의의 초점을 옮겼다.
성공회대에 민중신학 수업을 정규 개설하는 데 앞장선 바 있는 권진관 교수(성공회대 조직신학)는 “민중교회가 실천적인 베이스를 어디에 두고 있는가를 종합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민중교회가 “지나치게 이론적, 신학적으로 흐르면 안된다”며 민중교회의 ‘실천적’ 측면을 점검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김은규 교수(성공회대 구약학)가 ‘민중교회 네트워킹’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성공회에도 민중교회가 60여 개 있는데 이 교회들이 사라지지 않고 그 수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은 교단 본부 차원에서 목회자 배치가 효과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네트웤의 이점을 말하며 이같이 제안했다. 이에 권진관 교수도 “우선은 민중교회 목회자들을 만나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의견을 보탰다.
민중교회의 액티브한 면모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영철 목사는 “민중교회 안에도 살아있는 신앙의 고백이 있다. 이를 역사적 신앙의 고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너무 신학적으로만 치우치지 말고 이런 살아있는 간증들을 말하고 알림으로, 민중교회의 통전적 선교가 탄력 받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