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특별기고] “아버지의 뜻을 따라야” 예수의 참된 가족이다

하나님·예수 관계 빗대 교회 세습 두둔한 설교, 성경적이지 않다

"그래 왜, 우리 세습이야. 뭐 어쩌라고"라면서 명성교회 세습을 두둔한 고세진 목사(전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총장)의 설교는 큰 파장을 몰고 왔다. 고 목사는 특히 하나님과 예수의 관계까지 들먹이며 세습의 정당성을 강변했다. 그의 설교에 대해 명성교회와 같은 교단인 예장통합 은퇴목사인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중대한 신앙과 신학의 문제임을 지적했다. 이어 "하나님 아버지와 아들 예수의 관계를 기독교의 삼위일체 신학의 테두리를 넘어서 인간의 육체적 부자 관계로 해석하는 것은 해석학적 아전인수적 왜곡이며 오류"라고 일갈했다.

서 명예교수의 기고 전문을 아래 싣는다. 편집자주]

서광선
(Photo : Ⓒ 지유석 기자)
▲서광선 <베리타스> 회장 (이화여대 명예교수)

최근 대한예수교 장로회(통합측) 총회가 명성교회 담임목사 "세습"에 대한 판결에 교회 안팍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판결에 따라 예측할 수 없는 혼란과 법적 윤리적 대결과 논쟁 등,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한 보수 신학대학의 총장직을 역임했다는 고세진 목사가 문제의 명성교회에서 한 설교가 화제가 되고 있다.(<베리타스> 7월 31일 보도).

고 목사는 설교를 통해서 "아버지 하나님도 독생자 예수에게 세습했다. 그런데 하나님 아버지의 교회에서 목사 세습이 무엇이 문제인가"하는 요지로 총회 법을 유린한 명성교회 담임목사의 부자 세습을 옹호했다는 것이다.

신약 성서를 통해서 고 목사의 논지가 성경적인가? 고 목사는 성경을 제대로 읽고 있는가? 정말 그의 말대로 신약 성서에서 하나님은 자기 사역을 예수에게 "세습"한 것일까? 예수 그리스도가 하늘 보좌를 버리고 이 땅에 인간의 몸으로 성육신 하신 것이, 삼위일체 "하나님 가족"의 부자 세습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옳은가?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리고 이 문제는 확실하게 하고 세습을 반대하든 옹호하든 집고 넘어 가야 할 중대한 신앙과 신학의 문제이다.

선교의 부자 세습이나, 인간 예수의 육체의 부모 형제에 대한 태도를 살펴보면, 육체적 가족 관계에 대해서 그렇게 집착하지 않았다. 신약성경 마태복음 (12:46~50), 마가복음 (3:31~35), 그리고 누가복음 (8: 19~21), 등 공관복음에 기록된 것을 보면, 예수를 찾아 온 예수의 어머니와 동생들에 대해서 말씀하시기를 "‘누가 내 어머니이며 내 동생들이냐' 하시고 손을 내밀어 제자들을 가리켜 이르시되 ‘나의 어머니와 나의 동생들을 보라. 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뜻대로 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니라' 하시더라. (마태 12:48~50) 예수의 가족관은 육체적 혈통적 가족관이 아니었다.

예수, 육체적 가족 관계 집착하지 않았다

예수의 참된 가족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뜻대로 하는 자들"이라는 것이다. 명성교회의 부자(父子) 목사들은 아버지 하나님의 뜻에 따르는 하늘 아버지 하나님의 부자이며 믿음의 가족인가 질문하게 된다.

예수의 하나님의 선교활동의 최후의 날, 아들 예수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피땀을 흘리며 아버지 하나님과 대결한다. 십자가의 고난의 잔, 아버지 하나님의 버림을 받아야 하는 쓰리고 아픈 고난의 잔을 "지나가게" 해 달라는 독생자 아들 예수의 간구와 간청에 대답이 없었다. (마태 26:39, 마가 4: 32~42, 누가 22:39~46) 하나님 아버지와 아들 예수는 십자가의 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하나님 아버지는 아들 예수를 버렸다.

하나님의 사랑하는 독생자 아들 예수는 십자가 위에서 피를 흘리며 절규한다. "엘리 엘리 라마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왜 나를 버리시나이까?" (마태 27:46, 마가 15: 34). 육신의 아버지의 뜻과 하나님 아버지의 뜻은 확실히 달랐다. 목회에 성공한 육신의 목사 아버지의 뜻과 독생자 아들 예수를 로마의 십자가 처형에 버리는 하나님 아버지의 뜻은 확실히 다르다. 육신의 아버지의 뜻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고난의 십자가를, 사랑하는 아들에게 지게 하는 하나님 아버지의 뜻을 따라야 하겠는가?

문제의 명성교회에서 목사 세습을 아버지 하나님과 아들 예수의 관계로 옹호한 것은 성경적이었나, 하고 심각하게 질문해야 할 신앙과 신학의 문제임이 틀림없다. 하나님 아버지와 아들 예수의 관계를 기독교의 삼위일체 신학의 테두리를 넘어서 인간의 육체적 부자 관계로 해석하는 것은 해석학적 아전인수적 왜곡이며 오류이다.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가 쇠퇴하고 신학생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하다"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의 신학 여정을 다룬 '한신인터뷰'가 15일 공개됐습니다. 한신인터뷰 플러스(Hanshin-In-Terview +)는 한신과 기장 각 분야에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진과 선에 쏠려 있는 개신교 전통에서 미(美)는 간과돼"

「기독교사상」 최신호의 '이달의 추천글'에 신사빈 박사(이화여대)의 글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와 리쾨르를 거쳐 찾아가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