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현장] 반정부 선동·역사왜곡으로 얼룩진 8.15미스바 기도성회

15일 대한문 광장에서 열려....1만 예상 무색하게 참여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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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15일 서울 중구 대한문 광장에서는 미스바 기도성회가 열렸다. 이 기도성회는 반정부, 역사왜곡으로 얼룩졌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광복 73주년을 맞는 15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문 광장에서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부꼈다. 대한문 광장에 모인 이들은 성조기와 태극기, 그리고 온갖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기도회를 열었다. 손팻말에 적힌 구호는 이랬다.

"거짓의 영 종북세력 떠나가라"
"어른 세대가 지킨 나라 자녀 세대가 지킨다"
"김정은 우상정권 무녀져라"
"문재인 OUT"

이날 대한문 광장에서 한국교회 미스바대각성 구국금식기도성회 준비위원회와 대한민국사랑운동본부가 주관해 열린 '자유통일! 미군철수 반대 ! 8.15한국교회 미스바대각성 구국금식기도성회'(아래 기도성회) 풍경이다. 기도성회는 개신교 예배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극우집회를 방불케 했다. 특히 현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그리고 지난 5일 발표한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을 집중 성토했다. 준비위원회 측은 이번 기도성회가 반정부 집회 성격임을 숨기지 않았다.

준비위원장을 맡은 김한식 목사(한사랑선교회 대표)는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반드시 이 정권은 무너져야 한다. 악한 정권이다. 반헌법적이고 반국가적이고 반성경적인 정부"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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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15일 서울 중구 대한문 광장에서는 미스바 기도성회가 열렸다. 이 기도성회는 반정부, 역사왜곡으로 얼룩졌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기도성회에서 나온 호소문은 이 같은 기조가 그대로 반영돼 있다. 아래는 호소문 중 일부다.

"문재인 정부가 가장 중요한 안보는 NLL을 공동 평화 수역으로 만들겠다고 하고, 대북 방어벽을 허물며 DMZ의 GP철수, 종전협정을 하고자 한다. 그러면 UN사(령부)가 해체죄도 나아가 평화협정체결을 하면 한미동맹이 무너지고 주한미군은 떠나게 될 것이다. 이와 동시에 외국자본이 빠져 나가면서 우리 경제는 무너지고 문 대통령이 18대 대선 후보 때 공약한 낮은 단계 연방제로 갈 것이다. 그러면 나라는 적화되고 말 것이다."

호소문은 또 한국교회가 "인본주의, 세속주의, 성공주의, 물질주의, 거짓, 세계교회협의회(WCC),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등과 연합함으로 배도한 죄와 공산주의자들에게 속아 거짓 평화를 옹호한 죄"등을 회개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기도성회에서는 역사 왜곡 논란을 불러올 주장까지 서슴 없이 나왔다. 예장합동 총회장을 지낸 바 있는 김동권 목사는 대한민국 현대사를 알려 주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상해임시정부를 수립하고 독립을 주장한 분들은 이승만·김구 등 우익진영이다. 좌파인 여운형·박헌영 등은 임시정부 해체를 주장했다. 이승만은 임시정부 승인을 얻기 위해 노력을 다했다. 다만 영토·국민·주권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국가로 인정 받지 못했다. 좌익들은 이 모든 걸 다 결사반대하며 임시정부를 무시했다."

김 목사의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일단 여운형은 스스로를 진보적 민족주의자라고 했으나, 해방 후 좌우합작운동을 벌인 정치인이었다. 냉전 시대를 거치면서 좌익으로 규정됐을 뿐이다. 또 한때 임시정부에서 활동했다가 거리를 두기는 했으나 임시정부 자체를 무시한 건 아니었다.

그럼에도 김 목사는 자신만의 역사관을 설파하면서 곧장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김일성 사상으로 무장한 자들이 정권을 갖고 대한민국 기강을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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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15일 서울 중구 대한문 광장에서는 미스바 기도성회가 열렸다. 이 기도성회는 반정부, 역사왜곡으로 얼룩졌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성소수자 혐오 메시지 역시 빠지지 않았다. 수동연세병원 염안섭 원장은 단상에 올라 "동성애는 선천적이지 않다. 하나님은 절대 인간에게 동성애 유전자를 주지 않았다"고 선언했다. 이어 국가인권기본계획(NAP)을 겨냥, "NAP를 명분으로 동성애를 확산시키는 일이 옳은 일인가?"라고 외쳤다.

이들의 메시지가 얼마만큼 사회적 반향을 일으킬지는 미지수다. 일단 기도성회 준비위원회 측은 1만 명 이상 참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오전 11시 기준으로 기도회 참가자수는 100여 명 수준에 그쳤다. 기도성회의 한 관계자는 "아직 오전이라 참가자가 오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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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15일 서울 중구 대한문 광장에서는 미스바 기도성회가 열렸다. 이 기도성회는 반정부, 역사왜곡으로 얼룩졌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또 주최측 예상과 달리 참가자 수도 저조했다.

그러나 현장에 모인 참가자들의 수자는 1만 명 예상치를 무색케 했다. 또 당초 기도성회를 주최하기로 했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엄기호 대표회장)은 기도성회에 참석했으나, 반정부 구호엔 부담스워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미 엄기호 대표회장은 13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여기에서 기자회견으로 생각한 것이지 여기에서 퇴진운동을 말하면 엄청난 파장이 일어날 것이고 목사님하고는 상의된 바도 없었다"며 선을 그었었다. 엄 회장은 그럼에도 기도성회에 참석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설교를 전했다.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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