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현 교수(연세대학교 종교철학)가 제주시가 주최하는 '2018 제주시 목요인문학' 프로그램에 강사로 초대되어 "죽음이 가르쳐주는 삶의 뜻"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서로 얽힌 관계인 죽음과 삶의 문제를 논했다.
정 교수는 4일 저녁 제주시 평생학습관 강당에 모인 약 백여 명의 시민들에게 "우리는 죽음과 함께 살고 있으므로, 우리 삶을 제대로 보기위해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자"고 화두를 던졌다. 인간의 죽음 경험은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을 통해 간접적으로밖에 가능하지 않으나, 정 교수에 따르면 삶에 따라 죽음이 달라지는 것처럼 죽음에 대한 시선에 따라 삶도 달라지므로 죽음은 삶을 사는 자들이 피할 수 없는 주제이다.
정 교수는 삶을 지속하는 인간의 있음을 한편으론 "불쌍하고 가련한 있음이기도 하다"고 했다. 삶을 사는 사람은 물론 지금은 존재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없었고 미래에도 없을 것이기에, 이 현재하는 사람의 있음은 시간적으로 보면 없음으로 둘러싸인 있음일 뿐이고 삶 역시도 유한한 것일 뿐이다. 하지만 "이러한 있음의 현재(삶)"는 매우 소중하다고 정 교수는 강조했다. 이 현재는 순간 지나가버릴 찰나일뿐만 아니라, "기억을 통해 과거가 자리잡고 있는 현재이고 기대를 통해 미래가 자리잡고 있는 현재이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들의 현재는 유한할지언정 역사를 붙들고 있고 미래를 소망하고 있다.
이에 정 교수는 "그러니 이토록 소중한 현재를 사랑하자"면서 "삶은 선물이므로 이 삶에 감사하자. 우리 자신의 현재를 사랑하자"고 메시지를 전했다.
제주시 평생학습관은 올해 봄부터 '일상을 인문학처럼, 인문학을 일상처럼'을 모토로 한 목요인문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제1기 프로그램은 3-7월에 진행되었고, 제2기 프로그램은 8월에 시작해 12월까지 진행된다.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제주시 평생학습관 강당에서 진행되며, 홈페이지의 안내에 따라 미리 수강신청을 한 시민에 한하여 청강이 가능하다. 다음주 목요 강좌에서는 채현경 교수(이화여대)가 "음악, 그대 있음에"를 주제로 강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