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장로교단인 예장통합 교단 산하의 대전신학대학교가 학내갈등과 뒤이은 교육부 감사로 내홍을 겪는 가운데, 이 학교 이사회가 후임 총장을 선임하면서 새로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학교는 지난 2월 이사회의 김아무개 총장 연임 결정에 교수협의회 등 학내 구성원이 반발하면서 내홍에 휩싸였다. 이 와중에 교수 특혜채용 및 입시 비리 의혹이 잇달아 불거졌다.
결국 교수협은 지난 1일 교육부에 ▲ 교수 신규임용 불법성 ▲ 대학원 입시부정 ▲ 이사회와 총장 및 교무위원들의 교수에 대한 부당징계 등 총 33개항의 감사요청 항목을 정리해 교육부에 전달했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감사를 실시한데 이어, 15일과 16일 추가 감사를 실시했다.
이런 가운데 이 학교 이사회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A 목사를 새 총장으로 선임했다. A 목사는 이 학교 이사 및 서울 영등포 ㅇ교회 담임목사로 재임하다 최근 이사와 담임목사직에서 물러났다. 이번 이사회 결정에 따라 A 목사는 다음 달 1일부터 총장 임기를 시작한다.
그러나 교수협은 재차 반발하고 나섰다. 교수협의 반대 이유는 ▲ A 목사가 6년 동안 이사로 재직하면서 전임 김아무개 총장의 학교 사유화에 주도적 역할을 했고 ▲ 교수 채용 비리에 개입했으며 ▲ 이사 재임 시 사립학교법을 어기고 외래 교수로 강의하며 급여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사립학교법은 제23조(임원의 겸직금지) ②항에 "이사는 감사 또는 당해 학교법인이 설치 경영하는 사립학교의 교원 기타 직원을 겸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정비리 의혹으로 사임한 목사가 신학교 총장?
교수협은 A 목사는 담임목사로 있던 ㅇ 교회에서 재정비리 의혹으로 사임한 전력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확인 결과 ㅇ 교회는 지난 8월 26일부터 9월 9일까지 3주 연속 임시제직회를 열어 A 목사의 재정의혹 관련 사실확인 보고를 진행했고, A 목사는 담임목사직에서 물러났다.
교수협은 A 목사의 자질을 거론하며 이사회를 겨냥해 "기득권력을 공고히 하려는 일념으로 회전문 인사방식으로 자신들 안에서 총장을 바꿔치기하려는 이사회의 비이성적인 행태를 묵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이사회는 총장 선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학교 B 이사는 23일 오후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교수협의 문제제기에 대해 "어느 인사를 불러와도 흠집 내기를 할 것이다. 또 당초 교수협은 A 목사를 총장으로 원했다"고 주장했다. 또 A 목사의 재정비리 의혹에 대해선 "문제를 일으킨 건 ㅇ교회 건축을 담당했던 장로였고, A 목사는 당회장으로서 함께 책임을 진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교수협은 불과 4~5명 교수로 구성된 조직이어서 학교 구성원 전체의 뜻을 대변한다고 볼 수 없다"며 교수협의 대표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학교의 한 교수는 "일단 B 이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교수협 구성원 어느 누구도 현 학내 갈등의 원인제공자 중 하나를 총장으로 세워달라는 의견을 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사회에서 현 상황에 책임 있는 인사를 총장으로 선임한 건 사태를 해결하고 학교를 정상화시킬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