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과 예술의 하모니 - 말씀을 풍요롭게 하는 음악과 미술의 이중주』는 성경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와 연관된 360여개의 그림과 1,000여곡의 음악을 소개하고 있다. 중세 기독교 문화는 르네상스 시대의 다양한 문화를 탄생시키는 밑거름이 되었고 그 이후에도 종교 음악과 미술은 서양예술에 중심 위치를 유지하며 지금까지도 서양문화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 이 책은 그 위치와 영향을 느낄 수 있는 실제 작품들을 모두 모아 놓았다.
이 책은 종교적인 미술 및 음악 작품들을 대부분의 책처럼 연대기적으로 설명하고 있지 않다. 성경의 순서를 따라가며 25개의 주제를 설정하여 그 주제와 연관된 예술작품들을 소개한다. 구약에서는 "창조"로부터 시작하며 "아브라함, 이삭, 야곱," "모세와 여호수아," "이사야, 예레미야" 등을 거쳐 "7성사, 3성례, 7가지 자비, 7가지 죄"란 주제로 작품을 소개하고 있고, 신약에서는 "수태고지, 그리스도의 탄생"으로 시작하여 "그리스도의 수난"을 지나 "최후의 심판"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다루고 있는 작품들의 범위를 보면, 미술에서는 비잔틴 미술의 모자이크부터, 중세시대의 죠토 그림, 15세기 랭브르 형제와 만테냐의 그림들과 뒤러의 판화들, 이후 르네상스 시대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17-18세기의 루벤스, 렘브란트, 엘 그레코를 거쳐 20세기의 피카소와 샤갈의 현대 종교화까지를 다루고 있다. 음악에서는 비발디의 종교음악을 시작으로 바흐와 헨델의 칸타타와 오라토리오, 이후 리스트, 멘델스존, 드보르작과 스트라빈스키에 이르기까지의 종교 음악의 거의 모든 작품들을 포함하고 있다.
『성경과 예술의 하모니』는 단순히 작품의 소개와 해설에만 그치지 않고 예술작품을 더 깊이 이해하는데 필요한 정보와 지식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그림을 그리는데 필요한 회화기법이나, 상징에 대한 설명, 성당 건축과 음악의 관계, 각 음이 상징하는 종교적 의미, 음악 형식, 문학작품에 나타난 지옥의 모습들 등에 대한 설명도 곁들이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표면적인 세계와 다른 세계가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사람들이 서로 파편화되고, 사랑보다는 증오의 감정이 만연하고, 감각적인 문화가 일회용품처럼 생산되는 현대사회에서 성스러움이란 감정이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지만, 종교 예술은 우리가 살면서 잊어버린 성스러움과 선함, 평안과 안정을 다시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과거의 예술을 감상함으로써 우리는 현재 우리의 생각과 감정의 뿌리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