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신학자협의회 등 340개 단체가 공동주최한 '고 장자연씨 사건 및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폭력 사건에 대한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철저한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7일 오전 10시 30분 대검찰청 앞에서 열렸다.
이들 단체 회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고 장자연씨 사건은 진상 조사 과정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일명 '장자연 리스트'의 실체가 이제야 제대로 규명되는 것인가라는 기대를 갖게 하지만 지금까지 진상조사단이 보여준 더딘 행보를 볼 때 25일이라는 남은 조사 기간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이 시간을 핑계로 또 다시 얼버무릴 수 있을 가능성에 우려를 제기한 것.
장자연 사건은 지난 2009년 3월 7일 신인 여배우였던 고 장자연씨가 당시 서른 살의 나이에 "저는 나약하고 힘없는 배우입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나면서 술접대와 성상납 강요를 받았던 리스트를 공개해 파문이 일었던 사건이다. 일명 '장자연 리스트'로 알려진 사건은 그러나 당시 권력과 사법 시스템의 침묵의 카르텔 앞에 묻히고 말았다는 게 중론이다.
이들은 또 2013년 세상에 드러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폭력 사건의 진상 규명도 촉구했다. 이들은 "(성폭력)피해자는 지난 11월 9일, 직접 기자회견에 나와 조사팀을 교체하여 제대로 조사할 것을 호소하였고 결국 조사팀은 변경되었다"면서 "지난 7개월간 제대로 된 조사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이 사건은 이제 조사팀이 바뀌어 새롭게 조사를 시작했지만, 확보된 조사 기간은 두 달도 채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이들은 고 장자연씨 사건의 증인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의 피해자의 증언을 인용하며 과거사위원회의 진상규명에 대한 강력한 책임의식과 의지를 확인하는 데 있어서 진정성을 의심하기도 했다.
고 장자연씨 사건의 증인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피해자는 각각 "장자연 씨의 죽음 이후 저는 경찰과 검찰에 나가 열 세 번이나 진술을 했습니다. 저는 그 고통스러운 시간을 한 번도 거부한 적이 없습니다. 그게 장자연 씨를 위해 제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제가 아니면 진실을 증언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사명감이 있었습니다" "억울함이 풀리지 않는 한 살아가는 것이 두렵고 아기에게 엄마 이름을 알려줄 수 없는 부끄러운 엄마로 힘겹게 살아갈 것입니다. 그들의 죄를 밝혀 처벌해주세요"라고 호소한 바 있다.
이들은 그러면서 "국가는 여성폭력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야 할 책무가 있다. 진실을 밝혀줄 것을 호소하는 용기 있는 여성들의 목소리에 이제라도 귀 기울이고 분명히 대답해야 한다"면서 "활동 기한에 묶여 과거 검찰의 검찰권 남용과 인권 침해 사안에 대해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다면 이는 국가가 여성폭력문제 해결에 대한 책무를 방기하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