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이하 NCCK)가 2018년 성탄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NCCK는 "인간의 탐욕과 반생명적 기술문명의 발전과 신자유주의 시장경제의 세계화가 야기하는 양극화와 절대빈곤, 지속가능한 상생 관계의 단절, 전쟁과 폭력, 기후변화와 생명 망 파괴를 일상의 삶 가운데 경험하면서, 우리는 "싸움이 일어날 때가 있으면 평화를 누릴 때가 있다."는 전도서의 말씀을 기억한다"면서 "이제 우리의 삶을 둘러싼 죽음의 어두움을 평화의 빛으로 밝히고, 생명을 위해 예수님의 좁은 길을 선택해야 하는 하나님의 시간이 이르렀다"고 밝혔다. 아래는 NCCK 성탄절 메시지 전문.
"어둠 속을 헤매는 백성이 큰 빛을 볼 것입니다. 캄캄한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빛이 비쳐올 것입니다." (이사야 9:1)
그 날, 빛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의 탄생을 맞이한 동방의 박사들처럼, 말구유 같이 낮고 어두운 세상을 밝히며 우리의 삶에 평화의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마음에 모십니다.
2018년은 분단과 냉전, 혐오와 차별의 어둠을 밝히는 평화의 빛에 대한 갈망이 그 어느 때보다 깊은 해였습니다. 다사다망(多事多忙), 고목사회(枯木死灰), 노이무공(勞而無功), 각자도생(各自圖生)은 열심히 살아온 대한민국이 뽑은 2018년의 사자성어들입니다. 평화의 빛과 상관없어 보이는 이 어둡고 허무한 시대의 묘사들 앞에서, 우리는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과 눈물을 먼저 만납니다. 인간의 탐욕과 반생명적 기술문명의 발전과 신자유주의 시장경제의 세계화가 야기하는 양극화와 절대빈곤, 지속가능한 상생 관계의 단절, 전쟁과 폭력, 기후변화와 생명 망 파괴를 일상의 삶 가운데 경험하면서, 우리는 "싸움이 일어날 때가 있으면 평화를 누릴 때가 있다."는 전도서의 말씀을 기억합니다. 이제 우리의 삶을 둘러싼 죽음의 어두움을 평화의 빛으로 밝히고, 생명을 위해 예수님의 좁은 길을 선택해야 하는 하나님의 시간이 이르렀습니다.
우리는 시대의 어둠을 밝히는 평화의 빛의 도래가, 이 땅의 사회적 약자들의 삶 가운데 현존하시는 예수님의 사랑의 사건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바라봅니다. 적대적 공생관계를 이어온 한반도 70년 역사의 어둠을 밝힌 평화의 빛은, 분단과 냉전을 화해와 상생으로 전환하는 평화공존의 길을 비추고 있습니다. 죽음의 고비를 넘어 새로운 삶의 기회를 찾아 이 땅에 온 예멘 난민들을 통해 비추이는 평화의 빛은, 우리에게 혐오와 차별의 장벽을 허물고 초국적 사회적 연대에 이르는 평화의 길을 보이고 있습니다. 평등의 가치를 상실한 노동의 현장에서 들려오는 절규는, 독점과 사유화의 어둠을 밝히는 평화의 빛이 되어 우리의 양심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내일의 희망을 오늘의 생존 현실에 볼모로 맡긴 채 살아가는 청년들의 자포자기의 눈물에 굴절된 평화의 빛은, 우리에게 무지개처럼 빛나는 미래의 일곱 세대를 책임지는 '오래된 미래'의 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화 없는 어두운 역사의 시간을 뚫고 평화의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마음에 모시는 그리스도의 교회는, 예수님을 따라 우리의 시간의 한계를 넘어 주님의 평화를 노래해야 합니다. "정의가 꽃피는 그의 날에 저 달이 다 닳도록 평화 넘치리라."라는 시편 기자의 노래처럼, 주님의 정의로운 평화를 노래해야 합니다. '어둠 속을 헤매거나 캄캄한 땅에 사는 사람에게 빛'은 기적이며 생명입니다. 예수님의 탄생은 이 땅에 평화를 시작할 기적의 사건이며 생명의 근원입니다. 사랑과 평화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빛이, 한반도와 고통당하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비추이므로, "평화스런 보금자리에서, 고요한 분위기에서 마음 놓고"(사 32:18) 함께 사는 행복한 새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기 바랍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