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 민주원씨가 카톡 내용 등 문자공개를 통해 김지은씨의 미투 주장에 공개 반박하고 나선 가운데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 측도 "2차 가해"라며 물러서지 않는 입장이다.
민주원 문자공개에 대해 공대위는 21일 "피해자가 종사했던 곳은 일반 정치집단도 아니고 대권 그룹"이라며 "서로의 충성 상태를 독려하고 체크하며 힘드냐고 누가 물을 때 힘들다고 정직하게 답할 수 없는 첨예한 인적망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대위는 "대권 그룹 충성언어를 이용한 피해자 죽이기"라며 민주원 문자공개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민주원씨는 전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 명예를 걸고 한 증언이 피고인의 아내라는 이유로 배척당했다"며 "안희정씨와 김지은씨에 의해 뭉개져 버린 여성이자 아내로서의 제 인격이 항소심에서 다시 짓밟혔다. 김지은씨의 거짓말이 법정에서 사실로 인정되는 것만은 절대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민씨는 김지은씨가 세번째 성폭력을 당했자고 주장한 날 안 전 지사와 김씨가 주고받은 문자를 공개했다. 텔레그램 문자 메시지를 공개한 민씨는 "스위스에서 새벽 1시즘 안희정씨가 '..'이라고 문자를 보내자 즉시 기다렸다는 듯이 동시에(27분) '넹'하고 답장을 했다. 안희정씨가 담배 핑계를 대자 당시 김지은씨는 바로 슬립만 입고 맨발로 안희정씨의 객실로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문자를 처음 봤을 때 치가 떨렸다. 두 사람은 연애를 하고 있었다"며 분노했다.
민씨는 또 "김지은씨를 처음 본 날부터 김씨가 안희정씨를 무척 좋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김씨가 술에 취해 방을 잘못 들어왔다고 한 이후 김씨의 행동이 눈에 거슬리기 시작했다"며 "재판부는 왜 주장만 받아들이고 정황증거는 무시한 것인지 알 수 없다. 피해자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그 주장이 모두 사실인 것은 아니다. 사실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공대위는 "위력 성폭력이 이뤄지는 업계에 통용되는 언어가 있고 새로 진입한 사람은 그 어법을 배우고 구사해야 한다"며 "그 어법을 거스르고 정색한 표정으로 피해자 티를 내고 살아야 했다고 사후적으로 요구한다면 어떤 직장 내 피해자, 학교 내 가족 내 성폭력 피해자도 구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지현 검사 미투와 함께 김지은씨 미투 사건은 각각 법조계와 정치계 미투 운동으로 대사회적으로 반향을 일으키는 상징적인 미투 운동으로 여겨져 왔다. 김지은씨는 최근 안희정 전 지사와의 법적 공방에서 자신의 피해 사실의 상당 부분을 인정 받기도 했다. 안 전 지사는 실형을 선고 받았다.
특히 서지현 검사의 경우 지난해 검찰의 권력과 위계에 의한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해 사회 각계의 미투 운동을 촉발시켰던 공로를 인정 받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가 주는 인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당시 교회협 인권센터 소장인 박승렬 목사는 서 검사를 수상자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인권보호에 앞장서는 건 현직 검사의 기본 덕목이라는 반론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서 검사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검사가 아닌, 여성 서지현에게 상을 줬다. 서 검사는 수 많은 여성들에게 힘과 용기를 부어줬고, 우리 사회가 나갈 지표를 제시했을뿐만 아니라, 그가 겪은 아픔을 위로하고 격려하고자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