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열리는 국제학술회의에서 3.1운동을 '혁명'으로 봐야한다는 시각이 제시됐다.
25일 오전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3.1운동 100주년 기념 국제컨퍼런스 - 3.1운동의 의미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한반도 미래구상'(아래 컨퍼런스)에서 주제강연을 맡은 윤경로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이사장은 이 같은 시각을 제시했다.
윤 이사장은 '3.1혁명의 역사성과 3.1정신의 현재성'이란 제하의 주제 강연에서 ‘3.1운동은 운동성 보다 혁명성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윤 이사장의 발제문 일부를 아래 인용한다.
"엄혹하고 치열했던 우리나라 근대사에서 '3.1운동'이 지닌 역사성은 '운동' 차원을 훨씬 넘은 '혁명성'이 보다 높다고 생각한다. 민족내부의 기존체제를 전복한 혁명은 아니지만 누천년 내려오던 봉건왕조의 '제국'에서 백성이 주인인 '주권재민의 대한민국'을 세운 역사적 단초를 제공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3.1혁명'이라 지칭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싶다."
윤 이사장은 1911년 중국에서 일어난 신해혁명을 3.1운동을 혁명으로 볼 수 있는 참고사례로 제시했다. 윤 이사장의 설명은 이렇다.
"중국의 경우 1911년 신해년에 쑨원을 중심으로 중화민국이 탄생했다. 즉, 여러 천 년 간의 봉건왕조를 마감하고 1911년 민국을 탄생시킨 것이다. 따라서 이를 '신해혁명'으로 역사화했다. (중략) 이 점에 주목할 때 중국의 신해혁명과 우리의 '3.1혁명'이 무슨 차이가 있는가. 중국은 혁명이라 하는데 우리는 왜 '운동'이라 하는가."
윤 이장은 "역사의 주제를 정치권력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하지 말라. 3.1운동을 혁명으로 볼 것인지가 정치의 영역으로 들어가면 건국절과 비슷한 소모적 논란이 인다"며 역사의 정치화를 경계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에 학계에 자유로운 토론이 이뤄질 수 있는 분위기를 보장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이사장은 개신교계에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윤 이사장은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16인이 기독교계 인사였고, 많은 희생을 치렀지만 종합적으로 바라보면 가장 큰 역할을 한 종단은 천도교"라면서 "과거 보다 지금 한국교회가 역사, 민족 통일 문제에 적절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자기반성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번 3.1운동 100주년 기념컨퍼런스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YWCA연합회,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평통연대, 여의도순복음교회 국제신학연구원 공동 주최로 열리는 행사로, 오는 27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