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나호텔 방용훈 사장의 부인 고 이미란이 사망 전 남긴 유서와 음성메시지가 공개됐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PD 수첩'은 방용훈 사장의 부인 이미란 씨의 사망사건을 추적했다.
방용훈 사장 부인 고 이미란 씨는 사망 당일 무거운 표정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을 나선 뒤 한강으로 향했다. 고인은 사망 전 친정오빠인 이승철 씨에게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애썼는데 조선일보 방용훈을 어떻게 이기겠어요. 겁은 나는데 억울함을 알리는 방법이 이것밖에 없어요"라는 음성메시지를 남겼다.
고 이미란씨는 유서를 쓴 뒤 곧바로 사진으로 찍어서 여러 사람에게 파일로 전송했다. 유서에서 고인은 "제 시도가 실패해 살아남을 경우 방용훈이란 남편이 어떤 가혹행위를 뒤에서 할지 죽기로 결심한 두려움보다 그게 더 무섭습니다"라고 적었다. 방송에서는 이 밖에도 방용훈 사장 부인의 멍투성이 사진도 공개됐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동생이자 조선일보 대주주이기도 한 방 사장은 지난해 '장자연 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고 장자연 동료배우 윤지오는 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통해 처음으로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며 '장자연 리스트'를 언급하면서 "한 언론사와 같은 성을 가진 세 명의 이름이 거론돼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방용훈 사장도 검찰 조사를 받을 수밖에 없었던 장자연 리스트의 위조 운운에 대해 과거 기독교 여성단체인 기독여민회(당시 회장 김주연, 이하 기여민)는 이를 강하게 반발하는 성명을 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기여민은 당시 발표한 성명에서 "위조 운운하며 또 다시 묻어버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고 장자연씨에게 성적 착취를 강요하며 인권을 유린한 가해자들을 엄중히 처벌하라"고 밝혔다.
기여민은 "2년 전 소위 장자연 사건이 우리 사회를 강타했을 때, 풍문으로만 들리던 여성 연예인에 대한 성적 착취 구조가 윤곽을 드러냈다"며 "하지만 결국은 피라미 몇 사람 구속하는 것으로 싱겁게 끝났다"고 말했다.
또 '장자연 친필 편지'라며 공개된 문건에 대해 "그의 피맺힌 절규에 그리스도가 화답이라도 한 듯 230쪽에 달하는 그의 친필 편지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고 말았다. 어떤 이들이 가담을 했고, 그들의 성적 착취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생생한 필체로 다시 살아나고야 말았다"고 말했다.
기여민은 "편지에서 드러나듯, 그의 삶은 그 자체로 '지옥'이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하고, "이 땅의 여성들은 지금 이 순간도 가정폭력과 성폭력, 성매매와 성적착취로 고통 받고 심지어 죽어가기까지 한다. 이것은 기독 여성 또한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그의 아픔이 너무 생생하다"고 밝혔다.
또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가부장적 위계질서와 권위주의, 비민주성"에서 비롯된 성적 착취가 장자연의 죽음을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기여민은 "예수님은 과부와 성매매여성의 친구였다"며 "사회적 약자와 함께 하신 에수님을 따라 우리 기독여성들은 장자연 사건과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