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한국교회가 세상의 썩은 물이 될까 염려스럽다

강호숙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대학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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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CBS)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한기총을 찾았다. 전광훈 대표회장은 황 대표를 맞이하면서 수위 높은 정치 발언을 쏟아냈다.


20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광훈 목사를 만난 일을 두고 여론의 질타가 거세다. 강호숙 박사는 바로 그날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두 사람의 만남을 질타하는 글을 올렸다. 강 박사는 이 글에서 황 대표가 보수 성향의 교회와 연합체를 찾아 표를 얻으려는 시도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강 박사의 양해를 얻어 전문을 싣는다. 편집자 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한기총 전광훈씨에게 "천만성도의 뜻을 모아달라"는 말을 듣자니 기가찬다.

요즘처럼 기독교인이 된 게 미안하고 수치스러운 때가 없다.

한국교회에서 대형교회 목사나 장을 맡은 사람들치고 정직하고 겸손하며 책임지는 사람은 눈씻고 찾아보기 어렵다.

하나 같이 권위의식과 허세와 위선에 찌들어서 가짜 학위, 성희롱적 발언, 성추행, 교회재정 횡령, 세습, 교묘한 거짓말, 분수에 지나친 신학적 검증 등등.

황교안 대표! 천사와 악한 자를 구분하면서 자신을 천사라고 말하는 자를 성경은 '광명한 천사'로 가장한다고 한 말씀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내가 믿기에는 하나님 앞에서 섬기는 천사는 당신처럼 "우리 편이 아니면 모두 악하다"고 하면서 분열과 다툼, 거짓과 술수를 쓰는 사람을 제일 미워하실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천사는 정의와 평화를 도모하는 자 편에 계시는 분이지, 당신처럼 무책임과 분열, 비방과 혼란을 꾀하여 어떤 식으로든 정권잡기 위해 온갖 술수를 쓰는 자 편에 절대 서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기총이나 대형교회 목사 찾아다니면서 세력을 모으고 표를 얻으려는 얄팍함이 너무 티가 난다.

박근혜 정권 때 호가호위하며 국정을 어지럽게 만드는 데 동조, 방조한 사람이 일말의 부끄러움도 하나 없이 뻔뻔한 얼굴로 이념프레임으로 마구 쏟아내는 언행에서 음습하고 어두움의 그림자를 감지하게 된다.

당신들이 기독인이라고 힘주며 떠들고 다닐수록, 한국교회가 세상의 어두움과 썩은 물이 될까 심히 염려스럽다!

 

이활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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