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신학의 권위자 유동식 박사, 김경재 교수 등이 활동하고 있는 한국문화신학회의 회장 김광식 박사가, ‘선교’를 배제한 문화신학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한국문화신학회 정기 학술지 ‘문화와 신학’ 4호(6월 초 발간)에 기고한 ‘토착화신학의 연속성과 일관성’이라는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논문에서 그는 문화신학을 ‘토착화신학’이라는 말로 일컬었다. 토착화신학자들이 ‘토착화’라는 말에 거부감을 느끼는 많은 사람들을 의식해 ‘문화신학’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 내용은 여전히 토착화신학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토착화신학에서 말하는 토착화란, “인간적 시도와 노력의 산물이 아니며, 성령의 역사로서 일어나는 구원의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토착화신학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는 ‘상황성’의 과잉을 지적한 것이다.
토착화가 성령의 역사인 까닭에 대해서는 첫째 ‘예수를 믿고 섬기는 것은 사람의 자기의(自己義)가 아니라 성령의 도우심으로 하나님의 의가 우리에게 주어지는 사건이기 때문’이고, 둘째 ‘토착화는 인간적 종교적 천재에 의거하여 창출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무의식적 성령체험에서 일어나는 구원사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흔히 이해하듯 토착화는 기독교의 ‘한국화’가 아니라, 한국에서 ‘기독교의 본색화(本色化)’를 의미한다는 주장이다.
김 박사는 또 토착화는 ‘선교’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진다고 말했다. “선교 없는 토착화는 맹목적이고, 토착화 없는 선교는 공허하다”며 선교와 토착화의 ‘일치’를 주장했다. 일치되지 않을 경우 선교는 선교대로 토착화는 토착화대로 빗나가게 된다며 “그것은 구원의 사건이 아니라 파멸적 상황이다”고 단정했다.
또 바로 이러한 ‘파멸적 상황’에서 ‘이단’이 싹트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윤성범 박사, 유동식 박사의 토착화신학과 자신의 토착화신학을 비교하기도 했다. 윤 박사의 ‘성(誠) 의 신학’은 “한국인과 한국문화의 천재성을 강조함으로 그 결과 하나님의 선제적 행위와 복음의 능력은 상대적으로 경시되었다”고, 유 박사의 ‘풍류(風流) 신학’은 ‘기독교의 복음도 풍류도의 바탕에서 토착화되었다는 것”이라고 평하며, 이에 비해 자신의 토착화론은 “교회 공동체와 한국교인들의 신앙에서부터 출발한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