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목사가 "나라고 다르지 않았다"면서 폐암 발병 사실을 공개했다. 김동호 목사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프니까, 조금 두렵고 떨리니까 성경이 잘 보인다"며 "우리에게 주신 보편적인 말씀으로서가 아니라, 나에게 주신 특별하신 말씀으로 아주 쏙쏙 잘 들어온다"고 고백했다.
또 "아프니까, 조금 두렵고 떨리니까 남의 아픔도 내 아픔처럼 느껴진다. 나보다 더 아픈 사람을 보면 아프다는 소리도 못한다. 두렵다는 말, 떨린다는 말, 감히 못하게 된다. 미안해서"라며 "그리고 마음 실린 진정의 기도가 나온다. 전에도 진정이었는데 그 진정과 이 진정은 그 깊이와 농도가 다르다"고 했다.
김 목사는 "그래서 시편 기자가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인하여 내가 주의 율례를 깨닫게 되었나이다(시 119:71)'라고 한 것"이라며 "내가 아프니 나보다 아이들이 더 난리다. 여기 알아보고 저기 알아보고, 이거 챙겨주고 저거 챙겨주고"라며 "전에는 내가 저들의 보호자였는데, 오늘 보니 아이들이 어느새 내 보호자가 되어 있다. 대견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아내가 미국 여행 중이다. 고등학교 동기들하고. 본래 7일 귀국이었는데, 아이들 있으니까 괜찮다고 그랬는데 아내가 오늘 오후 돌아온단다"라며 "싼 비행기표 찾아 찾아 간거라 아마 변경 쉽지 않았을텐데, 어쩌면 포기하고 비싼 비행기표 또 끊어 오는건지도 모르는데... 오늘은 아내가 엄마같이 느껴진다. 좋다"고 덧붙였다.
김동호 목사는 전날에도 '감사함으로 그 문(수술실 문)에 들어가야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 목사는 "처음엔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스스로 찾은 답은 간단했다. '너에겐 그런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있어? 너라고 뭐 특별한 건 없잖아, 똑같은 사람인데'"라며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그게 생각처럼 대수롭지 않은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부터, 그리고 인터넷과 유튜부 등으로 서치(search)를 하면서부터 좀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아 이게 그렇게 만만한 건 아니구나'"라고 했다.
김 목사는 "정신력으로, 의지로, 용기로 극복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남들도 대개 그렇게 하니까, 나라고 못할 것도 없을 것 같다. 그 면에서는 나도 뭐 그렇게 약한 사람은 아니니까"라며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김동호 목사는 "내 힘으로가 아니라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힘으로, 전적으로 그 힘을 의지하는 믿음으로 이겨내고 극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것을 하나님께 구했다"며 "'주가 주시는 평안', 그리고 '부족함이 없게 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오후 입원이 결정되었다. 불평과 원망 없이, 두려움과 떨림 없이, 오히려 감사함으로 병원에 가려고 준비 중이다. 생각해 보니 감사할 일이 훨씬 더 많다"고도 했다.
이어 "나는 하나님을 믿는다. 그는 천지를 창조하신 전능하신 하나님이시고, 나를 나보다 더 사랑하시는 하나님이시다. 나를 살리시겠다고, 구원하시겠다고, 십자가에 달리시는 것도 마다하지 않으시는 분"이라며 "내 삶의 일거수 일투족은 다 그 분의 손에 달려 있음을 믿는다"고 고백했다.
마지막으로 김 목사는 "이 세상에서의 삶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나의 남은 날들을 늘 계수하며, 세월을 아끼며, 하루를 살아도 천 년을 사는 것처럼, 코람데오, 하나님 앞에서 예쁘고 바르게 살다가 곱게 하나님께 갈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하고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얼마 전 폐에 3cm 종양을 발견해 항암치료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