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가 MBC <스트레이트>에 이어 조계종을 향해 날을 세웠다.
발단은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가 22일 불교 예식을 거부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면서부터였다.
종교평화위는 "스스로 법요식에 참석한 것은 자연인 황교안이나 기독교인 황교안이기 때문이 아니라 거대 정당의 대표로서, 지도자로서 참석한 것이 분명함에도 개인의 생각과 입장만을 고집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 "남을 존중하고 이해하고 포용하기보다 오로지 나만의 신앙을 가장 우선으로 삼고자 한다면, 공당의 대표직을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가 독실한 신앙인으로서 개인의 삶을 펼쳐 나가는 것이 오히려 황교안 대표 개인을 위한 행복의 길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기총은 이에 대해 23일 "조계종에서 개인 신앙을 문제 삼아 황교안 사퇴를 주장하는 것에 대하여 한국교회는 우려를 금하지 아니할 수 없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한기총은 "황교안 대표의 종교단체 방문에 있어서도 분명히 지난 통계청의 발표에 따라 기독교가 967만으로 민족의 주력종교임에도 불구하고 방문순서를 불교 조계종을 먼저 방문했으며, 한기총을 방문했을 시에도 그 어떠한 교회에 대한 우호적인 언급을 한 바가 없었다. 앞으로 조계종은 이와 같은 종교로 인한 한국사회에 분열을 조성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바"라며 날을 세웠다.
한기총은 조계종을 비판하면서 역차별을 주장했다. "역대 우리나라 기독교에는 장로 대통령 세 분이 있었으나, 이승만 대통령 시절에는 국가의 살림을 일본으로부터 빼앗아서 일방적으로 불교에 주었고, 김영삼 대통령 시절에는 군목을 절반으로 줄였으며,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는 공무원과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했던 성경공부와 신앙적 모임을 금지했었다. 또한 황교안 총리의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에도 오히려 교회가 상대적으로 불교에 대하여 역차별 받아 온 것이 사실"이라는 게 한기총의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황교안의 개인 신앙을 가지고 사퇴운운 하는 것은 그 뒤에 불교의 지휘부가 좌파의 세상으로 가려하는 의도를 의심하지 아니할 수 없다"며 색깔론까지 들먹였다.
조계종과 한기총의 날선 공방은 자칫 종교간 갈등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은 "일단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은 황 대표다. 불교의 시각에서 예식을 거부한 점은 매우 유감스럽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유감 표명은 조계종 산하 종교평화위가 한 것인데, 한기총이 불교계 전체를 향해 날을 세우는 건 부적절해 보인다. 황 대표가 나서서 자제를 시키고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는 판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