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명성교회 앞에서 '낫'을 들고 세습반대 시위대를 위협한 남성이 이 교회 김충환 장로로 확인됐다.
사건 발생 당시 피해자 측과 명성교회 일부 성도들은 가해자를 김 장로로 지목했다. 경찰도 조서에서 가해 남성이 김 장로임을 적시했다.
이날 평신도 행동연대(행동연대)는 명성교회 세습 반대 집회를 하고 있었고, 김 장로는 낫을 들고 시위대를 향해 달려와 시위대가 게시하려던 현수막과 밧줄을 잘랐다. 마침 현장에 있던 경찰이 제지했고, 김 장로는 현행범으로 체포돼 조사를 받았다.
이에 대해 김 장로는 한 교계 매체를 통해 시위 참가자를 위협할 의도가 없었고, 용역으로 오해했으며 교회를 지키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하지만 피해자 측 입장은 다르다. 피해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행동연대 소속 A 씨는 "(김 장로가) 급히 도로를 횡단하여 플래카드와 밧줄의 연결부위를 단번에 절단했고, 이는 사전에 시위방해의 의도를 가지고 준비하고 실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장로가) 경찰의 제지에도 낫을 빼앗기지 않고 '죽어, 죽어'라고 외쳤으며, 이는 시위 참가자에게 살해위협으로 느껴졌다"고 주장했다.
행동연대 B 씨도 "지금까지 여러차례 시위를 했지만 용역으로 오해받은 적도 없고 명성교회 측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며 김 장로의 해명을 반박했다.
김 장로는 강동구청장을 세 차례 지낸 데 이어 17, 18대 국회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지냈다. 2010년 4월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내 경선에 출마했을 땐, 김삼환 현 원로목사가 사무실 개소 예배를 집례하는 등 김 장로는 명성교회와 유착이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