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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뒤끝] ‘노동지옥’ 대한민국, 종교계가 구원하라

개신교 등 종교계, 노동현안 대응 위한 상설기구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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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대법원이 지난 달 29일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수납노동자들에 대해 파견근로관계를 최종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음에도 갈등은 여전하다. 민주노총은 대법 판결 직후인 지난 달 31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청와대에 수납노동자 직접고용을 촉구했다. 수납노동자 300여 명은 김천 도로공사 앞에서 9일부터 점거 농성 중이다.

노동자들의 아우성이 방방곡곡에 가득하다.

아산(염치)우체국에선 정년을 불과 2년 남긴 집배원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택배물량을 배달하고 우체국으로 돌아오다가 사고로 숨졌다. 집배노동자의 죽음은 올해 들어 벌써 열 두 번째다.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9일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김천 도로공사 본사에서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추석연휴에도 아랑곳없이 농성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서울 강남역 사거리 CCTV 철탑에서 고공 농성 중인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도 농성장에서 추석을 맞았다.

한편 현대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했던 김수억 기아차비정규직지회장은 단식 47일째이자 추석 당일인 13일, 호흡곤란으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노동계는 새 정부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문재인 정부는 노동존중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고, 문 대통령은 취임 첫 일정으로 인천공항을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약속했다.

그러나 새 정부가 들어서고 3년이 지나는 동안에도 노동자들은 거리에서 노숙 하거나, 곡기를 끊거나, 하늘로 올라가 세상을 향해 외치고 있다.

한편으로 다행인 건, 노동자의 외침에 종교계가 반응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10일 공동성명을 내고 문재인 정부에 보다 전향적인 노동정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 문제해결을 촉구하고자 개신교대책위원회(아래 김용희대책위)도 공식 발족했다.

김용희대책위는 성명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김용희님의 명예회복과 복직, 이재용의 사과, 노조탄압 중단의 그 날까지 우리의 외침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김용희님이 온전히 땅에 내려오는 날까지 이 땅의 모든 김용희와 연대하며 싸울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이미 개신교계를 비롯한 종교계는 KTX 해고노동자·파인텍 노동자 굴뚝농성 등에 적극 나서 문제해결을 이끌어낸 바 있다. 박승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소장은 파인텍 문제 해결을 위해 단식농성도 참여했었다.

따라서 이번 종교계의 움직임은 반갑기만 하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이 왜 파업을 하고, 곡기를 끊고, 높은 철탑위로 올라가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개신교계라고 예외는 아니다. 노동자들이 붉은 색 띠를 머리에 두르고 하늘을 향해 팔뚝을 치켜 올리는 광경을 불온시 여기는 목회자는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는 노동자였고, 힘없는 이들의 친구를 자처했다. 노동자들이 거리에 내몰리는 상황을 모른 체 하는 건 신앙의 본질을 저버리는 행위다.

최근 노동현안에 대한 종교계의 반응을 환영한다. 다만, 이 같은 일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아예 상설기구화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노동자가 처한 현실은 가혹한데, 정부 역량과 의지는 역부족이다. 종교계가 계속해서 경종을 울려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무엇보다 노동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에 개신교계가 앞장서주기 바란다.

이활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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