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뉴스 뒤끝] 차기 총리에 종교인과세 유예 앞장선 김진표 의원?

정치권 안팎에서 낙점 기정사실화....종교계 시민단체 즉각 반발

pro

(Photo : ⓒ 출처 = 오마이뉴스 )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의 차기 총리 내정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잇다르고 있다.

최근 정치권의 핫이슈 중 하나는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의 입각설이다.

언론 보도를 살펴보면 김 의원의 입각은 기정사실인 듯 하다. <연합뉴스>는 지난 달 29일 "청와대는 내주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이낙연 총리의 교체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후임으로는 김 의원이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여권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지난 달 25일 MBC는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차기 총리 후보자로 민주당 김진표 의원에 대한 인사검증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청와대가 김 의원을 이낙연 총리 후임으로 거론하는 이유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일단 경제전문가로 알려진 김 의원을 중용해 '경제 챙기기'에 국정의 무게중심을 두려는 의도가 하나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질 시비로 국회 인사청문회 문턱이 높아진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역대 인사청문회에서 현직 의원이 비교적 무난히 통과됐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김 의원 기용은 청와대로선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그러나 일반 국민이 느끼는 정서는 사뭇 다르다. 문재인 정부 지지층조차 김 의원의 총리 기용에 반대 입장을 내놓았고, 이중 몇몇은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의사마저 밝히고 나섰다.

무엇보다 종교계의 반발이 거세다. 김 의원은 종교인과세 유예에 앞장서 온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뿐만 아니라 동성결혼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로 인해 종교 시민단체들은 김 의원을 정치권에서 개신교 모임을 이끌며 일부 보수 개신교계의 이해에 화답해온 대표적인 정치인으로 지목해 왔다.

이와 관련, MBC는 "기독교 장로 출신으로 지난 2017년 '종교인 과세 유예' 법안을 대표 발의한 점, 또 동성애와 동성혼에 비판적 입장으로, 차별금지법을 반대한 점 등은 논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지적하기도 했다.

이미 종교투명성센터는 지난 달 27일 논평을 내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종교투명성센터는 김 의원이 "지금의 종교인과세법을 누더기로 만든 장본인이고 그 공으로 개신교계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표창장까지 받은 바 있다"며 "종교인과세법을 무력화시킨 공적 1호임이 자명한바, 차기 국무총리지명에 대한 기대감을 표할 상황이 아니라, 다음 총선에서 낙선대상에 될 것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와 여론, 심한 온도차

국정의 중심인 청와대와 여론 사이 온도차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청와대가 독주해서도 안 되지만, 여론에 끌려 다니는 모습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분명한 건, 여론의 반대는 그만큼의 이유가 존재하고 이에 국정 책임자는 한날한시라도 여론에 귀기울이는 임무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김진표 의원의 총리기용 문제에 대해 말하자면, 총리 임명은 어디까지나 대통령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영역이다. 대통령이 숙고해서 임명여부를 판가름하리라 생각한다.

단, 김 의원을 기용한다고 해서 의도했던 '경제 챙기기' 효과 등을 거둘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걸 분명히 지적하고자 한다.

일각에서 김 의원이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사회부총리를 거치면서 오히려 반개혁 정책으로 지지층을 떠나가게 했다는 비판이 거세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현 정부 지지층이 김 의원에 반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구나 수원중앙침례교회 장로인 김 의원을 기용한다 해서 보수 개신교계가 문 정부에 우호적으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니 혹시 보수 개신교계를 끌어안을 수도 있겠다는 얄팍한 계산도 접어둘 것을 당부하는 바이다.

이활 luke.wycliff@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AI의 가장 큰 위험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죄"

옥스퍼드대 수학자이자 기독교 사상가인 존 레녹스(John Lennox) 박사가 최근 기독교 변증가 션 맥도웰(Sean McDowell)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신간「God, AI, and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여성들, 막달라 마리아 제자도 계승해야"

이병학 전 한신대 교수가 「한국여성신학」 2025 여름호(제101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서 서방교회와는 다르게 동방교회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극단적 수구 진영에 대한 엄격한 심판 있어야"

창간 68년을 맞은 「기독교사상」(이하 기상)이 지난달 지령 800호를 맞은 가운데 다양한 특집글이 실렸습니다. 특히 이번 호에는 1945년 해방 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경재 교수는 '사이-너머'의 신학자였다"

장공기념사업회가 최근 고 숨밭 김경재 선생을 기리며 '장공과 숨밭'이란 제목으로 2025 콜로키움을 갖고 유튜브를 통해 녹화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경직된 반공 담론, 이분법적 인식 통해 기득권 유지 기여"

2017년부터 2024년까지의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 기독교 연합단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반공 관련 담론을 여성신학적으로 비판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인간 이성 중심 신학에서 영성신학으로

신학의 형성 과정에서 영성적 차원이 있음을 탐구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인수 교수(감신대, 교부신학/조직신학)는 「신학과 실천」 최신호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안병무 신학, 세계 신학의 미래 여는 잠재력 지녀"

안병무 탄생 100주년을 맞아 미하엘 벨커 박사(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명예교수, 조직신학)의 특집논문 '안병무 신학의 미래와 예수 그리스도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위험이 있는 곳에 구원도 자라난다"

한국신학아카데미(원장 김균진)가 발행하는 「신학포럼」(2025년) 최신호에 생전 고 몰트만 박사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전한 강연문을 정리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 위기는 전통의 사수와 반복에만 매진한 결과"

교회의 위기는 시대성의 변화가 아니라 옛 신조와 전통을 사수하고 반복하는 일에만 매진해 세상과 분리하려는, 이른바 '분리주의' 경향 때문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