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건망증과 치매, 한국 종교

오강남·리자이나 대학 종교학 명예교수

kangnam
(Photo : ⓒ오강남 교수 페이스북)
▲오강남 교수

건망증과 치매의 차이는 무엇인가? 의학적으로 맞는 말인지 그냥 우스갯소리인지 모르지만, 숟가락을 어디 두었는지 모르면 건망증이고 숟가락의 용도 자체를 알지 못하면 치매라고 한다.

만약 이 말이 맞는다면, 한국 종교는 어느 면에서 지금 치매 상태인지도 모른다. 현재 상당수 한국 종교인들은 종교 본연의 용도를 모르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기껏 종교의 용도가 복을 빌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잘 살아보기 위한 수단쯤이라 여기는 것이 일반적이 아닌가?

심한 경우 개인이나 집단의 권력이나 특권을 쟁취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것도 불사한다. 사회의 소수자나 자기들과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을 향한 혐오와 배타를 부추기는 데 이용하기도 한다. 특히 일부 기독교의 경우 반공이나 동성애 반대, 이슬람교 반대, 최근에는 조국 반대가 기독교의 존재 이유 쯤으로 여기는 듯하다.

보통 하는 말로 이제 종교가 사회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치매 증상을 나타내는 종교를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국 종교 정말 치매가 아니라면 새로이 눈을 떠서 이웃과 사회를 위해 사랑과 자비, 화해와 평화를 진작시키는 것이 종교 본연의 용도임을 새삼 인지하고 그 활용을 위해 힘써야 되지 않을까?

※ 이 글은 오강남 리자이나 대학 종교학 명예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본보는 앞서 필자의 동의를 얻어 신앙성찰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글을 게재키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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