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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들 "인슐린펌프, 우월한 당뇨병 치료법" 주장

쇼닥터금지법으로 자격정지 10일 받은 A교수 고등법원에 항소

40년 전 당뇨병을 치료하기 위한 휴대용 인슐린펌프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전 세계에 보급 중인 A교수가 보건복지부로부터 쇼닥터금지법을 근거로 '의사면허정지자격정지 10일'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A교수는 보건복지부의 처분에 불복, 행정소송을 냈으나 서울행정법원 제5부(재판장 박양준)는 지난해 12월5일 '2018구합85679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취소' 사건에 있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A교수는 한 방송에서 인슐린펌프 치료법의 우월성을 주장하며 '완치' 등의 표현을 사용한 바 있다. 이에 재판부는 "원고가 방송에서 약제나 별다른 치료 없이도 정상혈당을 유지하는 상태를 '관해'가 아닌 '완치'로 표현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과장된 건강의학정보에 해당하여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켰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른 당뇨병 치료법의 단점과 인슐린펌프 치료법의 장점만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마치 인슐린펌프 치료법만으로 대부분의 당뇨병을 완전히 낫게 할 수 있는 것처럼 일부의 사례를 일반화하는 등 부풀려진 내용을 제공함으로써 일반인들에게 인슐린펌프 치료법만이 효과적이라는 오인이나 혼동을 불러일으킬 염려가 있는 건강의학정보를 제공하였다 할 것"이라며 "원고가 인슐린펌프에 대한 건강의학정보를 과장하여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완치' 표현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 인슐린펌프의 우월성을 주장한 것에 방점을 찍고 "과장해 정보를 제공했다"고 인정한 것. 앞서 보건복지부는 A교수에게 '의사면허자격정지 10일' 처분을 내린 사유는 '완치'라는 표현 때문이었고 하여 이에 대한 소송을 제기한 것인데 법원은 애초의 처분 사유가 아니라 다른 발언에 문제가 있다며 청구를 기각한 것이다.

이에 A교수측은 보건복지부가 문제 삼은 '완치' 발언에 대한 부분만 재판에서 대응했을 뿐 다른 발언에 대해서는 충분히 소명하지 못해 방어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다며 즉각 항소를 진행했고, 조만간 2심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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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공동취재단)
▲A교수의 인슐린펌프 치료법으로 당뇨병에서 해방된 많은 환자들이 인슐린펌프의 탁월한 치료효과를 자필로 기록해 보내기도 했다.

한편 인슐린펌프 치료로 당뇨병의 공포에서 벗어나 일상의 행복을 누리고 있다는 환자들은 지난 2일 입장을 밝히고 인슐린펌프가 실제로 먹는 약보다 월등한 치료법이라고 스스로 증인이 되어 주장하고 나섰다. A교수의 인슐린펌프 치료법으로 당뇨병에서 해방된 많은 환자들이 인슐린펌프의 탁월한 치료효과를 자필로 기록해 보내기도 했다.

특히 두 명의 친오빠를 당뇨로 잃고 암과 에이즈보다 당뇨를 더욱 두려워하며 살았다는 B씨는 결국 자신도 당뇨 진단을 받고 말았다고 했다. 날마다 콩과 현미만 먹으면서 열심히 운동했지만 체중이 35kg까지 줄어들어 죽을 것 같은 지경에 처했었다고.

1999년부터 2017년까지 20년 가까이 당뇨병 약을 처방받아 먹어왔다는 B씨는 "지인이 선물해 준 A교수의 책을 읽게 됐고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심정으로 입원했다. 병원에서는 돼지고기볶음과 쌀밥을 해주며 다 먹으라고 했다. 살 것 같았다. 인슐린펌프 착용 후 사계절 입고 살았던 내복도 벗었고, 환절기에 가끔 감기 걸리는 것 말고는 병원에 가는 일 없이 건강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마음대로 먹어도 혈당은 정상이고 현재 체중은 50.6kg으로 회복됐다. 초기엔 인슐린 수치가 9단위였는데 지금은 2단위다. 0단위로 내려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기적같은 현실 앞에 감사밖에 없다"면서 "처음에 다니던 병원 선생님에게 인슐린펌프를 달려고 한다고 말했더니 펄쩍 뛰면서 안 된다고 했다. 그렇게 망설이며 5년이란 시간을 더 흘려보냈다. 그 시간이 너무 아깝다"고 했다.

B씨는 "A교수가 보건복지부로부터 '의사면허 자격정지 10일'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을 듣고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면서 "꼭 이 말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또 다른 환자 C씨는 "법원이 완치된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월등한 치료방법이라고 했다는 것이 과장했다고 유죄라는 건데 이게 말이 되는 표현인가"라며 "나는 당뇨병이 발병하자마자 인슐린펌프를 찼고, 10년 정도 지나도록 합병증 없이 잘 살고 있다. 완치는 아직 모르겠지만 월등한 치료라는 것은 내가 증명할 수 있다. 이건 당뇨에 걸려서 인슐린펌프를 차봐야 안다. 가능하다면 법원에 가서 인슐린펌프가 월등한 치료방법이라고 자신있게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A교수측은 국제 논문과 연구결과들을 근거로 인슐린펌프가 다른 치료방법에 비해 월등한 치료효과를 보인다는 점을 들어 해당 발언이 문제없다는 입장인 반면, 법원은 대한당뇨병학회의 의견만을 받아들여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상황에, 실제로 인슐린펌프를 착용하고 있는 환자들이 월등한 치료방법이 맞다고 외치는 대치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기존의 치료법을 고수하고자 하는 의료계의 일종의 카르텔이 작동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와 당뇨병 환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지수 newspaper@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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