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니 이것 저것 생각할 것들이 참 많아집니다. 교회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내년에는 어떤 목적과 목표를 사역을 해야 할지, 생각이 많아집니다. 그래서 목양실에 앉아서 이것저것을 생각하고 메모지에 적어보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하고, 기도도 한번 해보고, 성경도 읽어보고, 여러 가지 일들을 많이 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고 하나님께서 교회에게 맡겨주신 성도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양육해야 하는지, 그 일이 목회자에게 맡겨진 가장 큰 사명이라고 한다면, 그 사명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방법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방법을 생각하는 가운데, 나의 욕심과 욕망을 가지고 그것을 교회 운영의 원칙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그 욕심과 욕망을 목회철학이라는 이름으로, 성경의 구절을 자기 해석대로 붙여 한 해의 계획과 목표라고 말을 합니다.
교회가 학교를 인수하고, 교회가 기도원을 산에 건축하고, 이제는 하다 하다 안 되니 묏자리까지 준비를 해서, '요람에서 무덤까지' 교회에서 다 책임지려 하는 것들을 보게 됩니다. 물론 반대할 생각은 없습니다. 교회에서 그렇게 하면 좋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목표를 하나님 말씀으로 포장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것들이 다 자기를 과시하고 드러내고자 하는 욕심에서 나온 것 아닙니까? 목회자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욕망과 목표를 성도들에게 설득해서 그것을 이루려는 사람이 아닙니다. 설교 시간에 이런 것들이 하나님께서 목회자인 자신에게 주신 꿈이고 비전이라고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목회자는 자신이 선포한 하나님 말씀을 자신의 삶 속에 먼저 적용하고, 선포한 말씀이 삶으로 아름답게 드러날 때, 그것을 통해 성도들과 함께 교회를 이루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것은 다 무시한 채, 자신의 말과 정치력을 가지고 성도들을 기만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목회자에게 하나님이 주신 소명은 이런 일을 하라고 주시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묵묵히 자기가 있는 그 자리에서 하나님을 생각하고, 묵상하며, 어떻게 해야 하나님의 깊고 오묘한 말씀을 성도들에게 바르게 전달해서, 그들의 삶 속에 하나님을 드러내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협력하는 자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목회자가 아닐까요? 그런 삶 속에서 목회자를 향한 존경이 나올 것이며, 하나님의 말씀은 보다 권위가 있게 선포될 것입니다. 자신의 생각과 철학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만 선포되는 복된 주일의 강단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 이 글은 서상진 목사(미래로교회 담임/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본보는 앞서 필자의 동의를 얻어 신앙성찰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글을 게재키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