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에서 익사한 난민이 그리스도다." 독일교회 에큐메니칼 예배에서 한 가톨릭 추기경이 한 말입니다. 지난 5년간 2만여 명의 난민이 지중해에서 배를 타고 오다가 익사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서 어떤 물음을 받게 될까요? 분명한 것은 우리가 직업을 통해 얼마나 성공적이었는가, 돈을 얼마나 많이 벌었는가, 사람들에게 내가 어떻게 존재했는가가 아니란 말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제기하는 물음은 이런 류의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가 굶주린 이들과 목마른 이들, 헐벗은 이들, 병든 이 그리고 옥에 갇힌 이들과 난민들을 어떻게 대했는가에 관련된 물음이라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화해의 일이 일어나는 곳에서 활동하십니다. 폭력이 극복되는 곳. 사람들이 함께 만나는 곳에. 인간의 존엄함이 보호되는 곳. 생명이 구조되는 곳에서 일하십니다.
마태복음 25장 최후심판 비유에서 세상심판관은 말합니다: 내가 난민이었을 때에 너희는 나를 맞이해 주었다"(마태25,35). 여기에서 나에게 항상 민감하게 부딪히는 것은 듣는 이의 대답입니다. 그들은 묻습니다: 우리가 난민으로서 당신을 언제 보았고 받아들였습니까?" 그들은 전혀 몰랐고 어떠한 것도 특별하게 신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한 적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사랑으로 안타깝게 다가간 것입니다. 그들은 그러한 속에서 그리스도를 만나고 영광을 돌렸던 것입니다. 그들은 자매와 형제중 가장 작은이를 도왔을 뿐입니다. 때로는 위대한 말씀이나 수려한 신앙고백이 필요 없습니다.
평화는 아무런 장애가 없는 꽃길이 아니라 죽음의 능선을 지나는 길목에서 진정한 사랑과 화해의 사건을 통해 조금씩 천천히 도래하는 것입니다. 바다건너온 난민이 한국에 3만여명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 중 대부분의 난민이 유령처럼 살아가고 있습니다. 손을 건네주는 단순한 사랑의 행동이 절실합니다.
※ 이 글은 홍주민 박사(디아코니아연구소 소장)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본보는 앞서 필자의 동의를 얻어 신앙성찰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글을 게재키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