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개척교회 컨퍼런스를 다녀와서

김관성 목사(행신침례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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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DB)
▲한 교회 예배당에서 성찬 집례를 하는 모습. 본 사진은 해당 기사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개척교회 세미나를 하고 나면 어떤 목사님들은 오히려 기가 더 죽어버립니다. "결국, 저렇게 다들 한방이 있어서 자립하고 교회를 세우셨구나" 이런 마음 때문이지요. 그러나 잘 살펴보세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로 교회가 성장하고 세워진 이유는 그 자리에서 보통 언급을 안 합니다. 왜냐하면 가오가 빠지니까요.

알고 보면, 남다른 지원을 받고 시작한 경우, 유명세를 가지고 시작한 경우, 든든한 지원자가 있는 경우, 예상치 못한 재수 좋은 일이 생긴 경우, 장소가 대박이 터진 경우, 시절을 잘 만난 경우 등이 사실은 결정적인 원인이에요. 진짜 배경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은 번듯한 교회를 세우기가 쉽지 않죠. 이런저런 자랑질은 거의 후까씨에요. 나무가 서있는 조건이 전부 다르잖아요. 나무 자체의 성격은 똑같아도 어디에 심겼는가? 언제 그 자리에 놓였는가? 그것으로 나무의 크기와 질이 달라지는 경우가 얼마나 많아요. 이 일도 비슷한 거 같아요.

강사들에게 진지하게 물어보세요? 자기들도 어쩌다가 이런 현실을 만났는지 아무도 몰라요. 그 이유를 안다고 설명하는 자들은 보통은 장사꾼이거나 경영의 차원에서 교회를 바라보는 사장님들입니다. 진실한 목사들은 그 누구도 왜 그 자리로 부름 받았는지 설명을 못합니다. 자기 안의 그 무엇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지요. 무시무시한 세월을 비몽사몽간에 통과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누군가 일하셨음을 확인하고 자각한 것 뿐입니다.

무엇보다 개척하고 긴 시간을 지난 다음의 여정을 소개하니 이제 막 시작하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박탈감을 느끼지요. 그러나 쫄지 마세요. 목회는 우리 자신을 증명하는 수단이 아니잖아요. 해도 해도 안 되는 경험을 통과하신 분들의 심장과 입에 더 예리하고 통찰이 넘치는 말씀이 새겨지더라고요. 빨리 안정되고 뭇사람들이 알아주는 교회를 세운 것, 어떤 의미에서는 그것은 벌이고 독일 수 있답니다. 사람 모이는 재미에 스텝이 꼬이고 사람 망가지는 거 많이 보셨잖아요.

앞에 서서 개척교회란 블라블라 하신 분들의 수고와 사역을 폄하해서도 안 되겠지만, 그것 보고 기죽을 필요는 없습니다. 기가 죽는다는 것은 이 사역의 시작의 동기가 야망일 가능성이 많아요. 물론, 그 야망까지 도구로 삼아 당신의 교회를 세우시는 하나님 이시지만 그 맘이 건강한 상태는 아니잖아요. 교회를 개척하는 일에 무슨 공식과 방법이 있어요? 십자가 지신, 교회의 주인이신, 예수님에게 충성하다 가면 됩니다. 그걸로 족하지요.

한 인간으로 태어나 하나님 자녀로 부름 받고, 더 나아가 피로 값 주고 사신 교회를 위해 고생하고 눈물 흘린 것, 그것보다 더 영광스럽고 명예로운 길이 어디에 또 있겠습니까? 사는 동안 사례비 좀 적게 받고, 가족들에게 몹쓸 인간 되고, 우울증에 시달리고, 인간 구실 제대로 못하고 산 그 비애와 고통, 어딘가에 숨어서 흘린 눈물로 인해 너무 비장해 지지 마세요. 성도들도 대부분 다 그렇게 살잖아요. 그들도 생의 가혹함으로 숨이 넘어가기 일보직전에요. 우리는 그저 지극히 보통 사람의 길을 가고 있을 뿐이에요. 기왕 가는 길, 지랄 그만 떨고 노래하면서 우아가게 걸어갑시다.선창할테니 따라 불러보세요. " 주 안에 있는 나에게 딴 근심 있으랴,,,,,," 아, 씨 겁나 눈물나네,,,

※ 이 글은 김관성 목사(행신침례교회 담임)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본보는 앞서 필자의 동의를 얻어 신앙성찰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글을 게재키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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