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로 고발 당했다가 고통의 나날을 보내왔던 한 신학대 전 교수가 마음을 다잡고 다시금 학문 활동을 통해 교회와 신학을 위해 봉사하는 일에 헌신하고 있다. 감신대학교(총장 이후정 박사) 전 조직신학 교수 심광섭 박사는 2020년 전반기 매월 가나안교회에서 성화로 읽는 예수님의 삶이란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고, 성화를 통해 신학적 주제들에 대해 교인들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심 전 교수는 "6개월간 매달 성화를 함께 살피며 기독교 신학의 아름다움에 관해 살피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며, "성서의 각각의 사건들을 주제로 한 여러 성화들을 보면 기독교 신앙의 정수를 볼 수 있다. 우리는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의 생애를 성화를 통해 추적하고 예수의 삶이 보여주는 기독교신앙에 대해 함께 살피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에 진행되는 강의는 1월_오늘, 기독교신앙의 미·진·선 2월_수태고지, 방문, 탄생, 경배, 이집트 피신, 유련시절 3월_시험, 세례, 가르침, 자연과 치유기적 4월_예수님의 비유와 예루살렘 입성, 최후의 만찬 5월_수난, 십자가와 부활, 승천 6월_피에타, 마돈나, 2000년의 예수상이란 주제로 열린다.
심 전 교수는 감신대 교직생활 중에도 줄곧 예술신학을 강의해왔고, 이성중심의 형이상학적 신학을 넘어 정서를 기반으로 한 '공감의 신학', '예술신학'을 연구해왔다. 특히 감정의 신학을 구축한 쉴라이어마흐를 연구해 2015년 '공감과 대화의 신학'이란 저서를 출간하기도 했다.
하지만 심 전 교수는 지난 2016년 감신대학생으로부터 성폭력 혐의로 고소돼 검찰로부터 기소되고, 2018년 고등법원의 무죄판결을 받기까지 검찰조사와 민·형사 재판을 치러왔다. 현재 무죄 최종 판결로 끝난 사건이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심 교수는 여전히 여성단체들을 중심으로 한 일부 세력들의 모진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심 전 교수는 최근 자신의 SNS에서 법원의 판결과는 별도로 사과를 고하고, 또 지난달 29일에는 동 사건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날에 대해 고백하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그는 "두려움과 떨림으로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2016년 6월 7일 그날의 한없이 부끄럽고, 죽고 싶었던 날의 일지를 열어보았다. 하늘에서 하나님의 불이 떨어진(욥기 1장 16절) 날, 원자폭탄이 마른하늘에 터진 날이었다"며, "마침내 이들이 언론에 제보하고 터뜨리다. 지옥보다 더 지옥인 현실, 이렇게 혹독하고 가혹하게, 처절하고 잔인하게 내 육체와 몸, 삶이 수만 수십만 조각으로 산산조각이 안다. 칠성판 위에 내 육체의 사지가 묶여 대명천지에 생체실험을 당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러한 심 전 교수의 사과와 고백, 성찰에 관해 많은 상당수 지지자들이 응원을 보내고 있다. 심 전 교수의 한 지인은 SNS 상에서 "삶의 신학의 자리가 고통임을 놀랍도록 경험하게 하는 글 감사합니다"라고 전했고, 한 심 전 교수 제자는 "선생님 늘 죄송하고 감사합니다"라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한편 심 전 교수는 최근에도 꾸준히 예술신학에 관한 연구와 글쓰기를 하며 강좌개설도 하고 있다. 이번 가나안교회 강연만 아니라 일부 심 전 교수 반대세력들의 항의로 취소되기는 했지만 기독인문학연구원(대표 고재백 교수)에서 강연을 개설하기도 했다.
심 전 교수는 개설되는 강연마다 반대세력들이 댓글을 통해 강의개설을 막고 있는 상황에 대해 따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는 않았다. 다만 심 전 교수는 학자로서 그저 연구를 하고 강연을 하는 일을 할 뿐임을 강조했고, 스스로 고통 속에서의 성찰과 특히 제자들을 향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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