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2일 오후 보수 성향 연합체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과 진보성향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차례로 찾았다.
무엇보다 황 대표의 NCCK 방문은 주목을 끈다. 황 대표는 박근혜 전 정권에서 총리로 있던 시절, 그리고 한국당 대표에 갓 취임한 시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등 보수 성향 연합체만 찾았을 뿐 NCCK는 찾지 않았다.
이번 황 대표의 방문은 종로 출마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황 대표는 '정치 1번지' 종로에서 이낙연 전 총리와 맞붙게 됐다.
이번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황 대표는 대표직은 물론 정치인으로서 입지도 위태로워진다. 더구나 한기총 전광훈 대표회장은 한국당과 결별을 선언한 상태다. 따라서 황 대표의 NCCK 방문은 개신교 지지세력 확보를 위한 행보로 보인다.
그러나 황 대표는 이홍정 총무를 만난 자리에서 엉뚱한 말을 늘어 놓았다. 황 대표는 "목회자가 통합을 이끌어 가는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 교회의 역할이기도 하다"고 운을 뗐다.
이 총무는 "교계의 특정 세력이 전체집단화 하는 과정에서 한국교회의 정치참여가 도마에 올라와 있다. 개신교의 사회적 신뢰도가 추락하는 상황이 염려스럽다"고 맞받았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진영이 나뉘는 건 바람직 하지 않다. 국민중심, 하나님 중심으로 가자"고 답했다.
그럼에도 이 총무는 작심한 듯 발언을 이어 나갔다. 이 총무의 말이다.
"정치인들이 저희 사무실을 찾아올 때마다 공히 말씀 드린 내용이 있다. 먼저 세월호를 통해 우리가 반추해온 생명안전이 정책의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두 번째 우리가 촛불시위를 통해 사회적 변혁을 경험하는 과정 속에 있다. 촛불시위에서 끌어올린 주권재민 가치가 민주사회 이끄는 주된 가치가 되어야 한다. 세 번째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로 남과 북이 자주적으로 공조해서 평화를 이뤄나가는 길을 모색해 나갔으면 한다."
이 총무의 말을 들은 황 대표는 "교회가 균형을 잘 찾아서 우리사회에서 리더로서의 모습을 찾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며 회동을 끝냈다. 이 말은 결국 이 총무의 발언이 편향돼 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총무와의 회동에서 불편함을 느꼈는지, 황 대표의 표정은 다소 굳어 있었다.
황 대표가 NCCK에서 보인 행보는 그의 신앙관이 진보 성향의 개신교와 일치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황 대표는 첫 현장행보에선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80년 무슨 사태'라고 했다가 역사인식이 부족하다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